통합과학의 두 번째 단원은 시스템과 상호작용이다. 시스템이란 각 구성 요소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집합을 말한다. 시스템과 상호작용이라는 하나의 대단원 속에 역학적 시스템, 지구 시스템, 생명 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각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이 서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하는지 다양한 예와 함께 서술하고 있다. 첫 번째 시스템인 역학적 시스템은 많은 학생들이 막연하게 어려워 하는 물리 영역이다. 역학적 시스템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선 몇 가지 정의와 법칙부터 정리해보자.
힘의 3요소와 운동의 법칙
역학적 시스템이란 무엇일까. 역학적 시스템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힘이 작용하고 힘에 따라 물체의 운동 상태나 모양이 변하는 체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학적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힘에 대한 정의와 구성 요소 그리고 운동의 3법칙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이란 물체의 모양이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는 물리량을 말한다. 힘이 작용하면 물체의 모양이나 운동 상태가 변한다. 고무줄을 양손으로 잡아당겨 늘이거나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모두 물체가 힘을 받아서 생기는 결과다. 힘은 3가지 요소로 나타낼 수 있다. 힘의 크기, 힘의 방향, 힘의 작용점이 바로 힘의 3요소이다. 힘의 3요소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질량이 1kg인 물체에 작용했을 때 가속도 1m/s2로 움직이게 하는 힘을 1뉴턴(N)으로 정의한다. 동시에 여러 힘이 작용할 때는 서로 다른 힘들의 합력을 구할 수 있는데, 이는 서로 다른 힘들의 작용점이 일치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렇게 다양한 힘들의 합을 합력 혹은 알짜힘이라고 한다.
1687년 영국의 과학자 뉴턴은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라는 책에서 물체의 운동에 대한 물리 법칙을 발표했다. 이를 뉴턴의 운동 법칙이라고 하며, 흔히 운동의 제3법칙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를 이용해 여러가지 물체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다.
물체에 작용하는 합력 혹은 알짜힘이 0일 때, 정지해 있던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운동하던 물체는 일정한 속도로 운동을 한다. 이를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이라고 하며, 관성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관성은 물체가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한다.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정지할 때 서 있던 승객들이 앞으로 넘어지는 현상이나, 정지해있던 버스가 갑자기 출발할 때 뒤로 넘어지는 현상은 관성 때문이다. 관성은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크다.
물체의 질량(m)이 같을 때는 힘(F)의 크기가 클수록 가속도(a)가 크고, 같은 크기의 힘이 작용할 때는 질량이 클수록 물체의 가속도는 작아진다. 따라서 운동하는 물체의 가속도는 작용하는 힘의 크기에 비례하고 질량에 반비례한다. 이렇게 물체의 질량과 물체에 작용하는 힘 그리고 물체의 가속도 사이의 관계를 정리한 것을 뉴턴의 운동 제2법칙 또는 가속도 법칙이라고 한다. 다음은 가속도의 법칙을 공식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A 물체에 B 물체의 힘이 작용하면, 동시에 B 물체에도 A 물체에 작용한 것과 같은 크기의 힘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를 뉴턴의 운동 제3법칙 또는 작용·반작용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힘은 붙어 있는 물체 사이에서도 작용하지만, 인공위성과 지구처럼 서로 떨어진 물체 사이에도 작용한다. 지구가 인공위성을 잡아당기는 힘(만유인력)과 인공위성이 지구를 잡아당기는 힘(만유인력)은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등속도 운동과 등가속도 운동
운동하는 물체에 아무런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그 물체는 일정한 속력과 방향으로 운동한다. 이를 등속도 운동 혹은 등속 직선 운동이라고 한다. 일정한 빠르기와 방향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물체의 이동거리는 비례해서 늘어난다. 이러한 등속도 운동, 등속 직선운동을 시간-속력 그래프와 시간-이동거리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만약, 운동하는 물체에 힘이 작용한다면 그 물체의 운동은 어떻게 변할까? 힘을 받은 물체의 속력 및 운동 방향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때, 힘을 받은 물체가 시간에 따라 속력이 변하는 운동을 가속도 운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정한 크기와 방향의 힘을 받아 일정한 가속도로 물체의 운동이 변하는 운동을 등가속도 운동이라고 한다. 이러한 등가속도 운동을 하는 물체가 가지는 다양한 요소들을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등가속도 운동을 하는 물체의 운동은 다양한 형태의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지금까지 역학적 시스템의 다양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힘의 정의와 힘의 3요소, 운동의 법칙, 등속도 운동과 등가속도 운동의 특징에 대해 봤다.
만유인력과 중력
본격적으로 중력과 역학적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먼저 만유인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만유인력은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서로 당기는 힘으로, 힘의 크기(F)는 두 물체의 질량(m1, m2)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r)의 제곱에 반비례 한다.
중력은 일반적으로 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는 천체가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을 의미한다. 중력은 질량을 갖는 모든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의 한 종류로, 지구가 지구상의 모든 물체를 지구 중심방향으로 잡아당기는 힘이다.
➊ 중력의 크기 (단위 N(뉴턴))
m(물체의 질량) × g(중력 가속도)의 크기
➋ 중력의 방향
지구의 위치에 상관없이 지구 중심 방향
이때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를 무게라고 하는데, 질량과 달리 측정 장소에 따라서 무게의 값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물체를 잡아당기는 천체의 질량과 크기에 따라서 중력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력만 받는 자유낙하운동
물체를 정지 상태에서 가만히 놓았을 때(단, 공기 저항은 무시한다) 중력만 받으며 아래로 떨어지는 운동을 자유낙하 운동이라고 한다. 이때 물체가 받는 중력 가속도의 크기는 약 9.8m/s2 이고, 이는 물체의 질량과 무관하다.
다음은 공기 중과 진공상태에서 구슬과 깃털을 같은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렸을 때, 시간에 따른 구슬과 깃털의 위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위 그림에서처럼 공기 중과 진공상태에서 구슬과 깃털을 같은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리면 공기 중에서는 구슬이 먼저 떨어진다. 하지만 진공상태에서는 구슬과 깃털이 동일하게 낙하한다. 그 까닭은 공기 중에서는 깃털과 구슬에 중력뿐만 아니라 공기 저항력이 운동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공상태에서처럼 중력만 작용하는 곳에서는 낙하하는 물체의 질량, 크기, 모양에 관계없이 동일한 속도 변화를 가지게 된다.
수평으로 던진 공의 운동
이번에는 수평으로 던진 공의 운동을 살펴보자. 수평으로 던진 공의 운동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얻을 수 있다.
전체적인 운동 모습은 포물선 운동이다. 하지만 이를 수평 방향과 연직 방향으로 나눠서 분석하면 수평 방향으로는 힘을 받지 않기에 속력이 일정한 등속 직선 운동을 하고, 연직 방향으로는 중력의 힘만을 받으면서 운동하므로 자유낙하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이만 같으면 수평 방향의 속력과 관계없이 자유낙하하는 물체와 수평으로 던진 물체는 지면에 도달하는 시간이 동일하다.
이번에는 오른쪽 그림과 같이 동일한 높이에 있는 두 개의 동전(A, B)이 있다고 하자. 한 손으로 플라스틱 자의 중간을 눌러 회전축으로 삼고 다른 손으로 플라스틱 자를 쳐서 회전을 시켜 동전을 낙하시키는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결과 A는 자유낙하 운동을 하고, B는 수평 방향으로 던진 물체의 운동을 할 것이다.
이 실험에서 A와 B가 바닥에 도달하는 시간은 같다. 또 플라스틱 자의 회전 속력을 크게 해서 실험을 반복해도 A와 B가 바닥에 도달하는 시간은 같다. 이는 플라스틱 자의 회전 속력에 관계없이 A와 B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가 일정해서 물체의 속력이 일정하게 증가하는 등가속도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플라스틱 자의 회전 속력이 클수록 B가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거리는 증가한다.
뉴턴의 사고 실험과 인공위성
그렇다면 B의 수평 방향의 초기속도가 더 커진다면 어떻게 될까. B는 책상으로부터 더욱 먼 곳에 떨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좀 더 넓은 상황에서 생각을 한 과학자가 있었다. 바로 뉴턴이다. 뉴턴은 사고 실험을 통해 물체를 충분히 세게 던지면 공기의 저항을 무시할 때 물체가 지면에 닿지 않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뉴턴의 사고 실험은 현재 인공위성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론적 배경이 됐다. 실제로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의 경우는 7.9km/s의 속력으로 날아갈 경우 지구에 떨어지지 않고 지구 주변을 안정적으로 돌 수 있다.
중력은 지구의 여러 자연 현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태양과 지구, 달과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밀물과 썰물을 만든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비 또는 눈의 형태로 지표에 떨어져 낮은 곳으로 흐르며 오랜 기간에 걸쳐 지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역시 중력이다. 사람의 귀에는 중력을 감지해 평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이 있다. 대부분의 동물은 다리로 몸을 지탱하며 식물의 뿌리는 중력을 감지해 땅속으로 자란다. 중력이 생물의 구조와 서식지, 생활 방식 등 다양한 부분을 결정하는 요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