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은 태양열 온수기에 흔히 쓰이는 ‘선택적 흡수체’ 필름을 이용했다. 이 필름은 초내열성 재료를 구리에 코팅한 물질로, 햇빛과 열을 흡수해 가두는 성질이 있다. 연구팀은 열을 잘 전달하기 위해 필름에 구리를 한 번 더 얇게 코팅한 뒤, 스펀지 원기둥 위에 뚜껑처럼 붙였다. 그리고 물이 빨려 올라오도록 구조물 전체에 가느다란 수직 채널 여러 개를 뚫었다. 대류현상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하우스처럼 맨 위에는 버블랩을 덮었다. 연구팀이 이 장치를 수조 안에 넣고 햇볕에 두자, 서늘한 날씨에도 뜨거운 수증기가 생겼다. 연구팀은 “버블랩에 열이 한 번 갇히면 구리필름이 스펀지의 각 채널로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며 “모세관현상으로 채널로 빨려 올라온 물은 100℃까지 가열돼 수증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계산 결과, 이 장치에 비친 태양에너지의 약 20%가 물을 수증기로 바꾸는 데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태양열로 물을 끓이려면 빛을 한 데로 모을 거울이나 렌즈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제작비가 저렴한데다, 한 번 설치하면 1~2년 동안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