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과학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우리가 속한 우주의 원리를 밝히고자 끊임없이 애쓰는 과학자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진리에 가깝게 다가가는 과정에서 느꼈을 놀라움을 표현한 말이리라. 하지만 과학의 언어를 모르고 진실을 향한 여정에 함께하지 못했던 일반 대중들에겐,이 말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여기, 미국의 실험 사진작가가 과학의 경이로움을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이미지로 펼쳐 놓았다. 칼렙 찰랜드는 중학교 수준의 간단한 과학실험을 하면서 그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원리는 쉽지만, 이를 소화해 낸 사진에서 느껴지는 영상미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의 사진을 통해 지구와 그 너머 우주가 예술가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경험해 보자. 작가의 홈페이지(calebcharland.com)에서 더 많은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빛으로 돌아간 과일

작년 7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웨스트필드 쇼핑센터 앞에는 높이 2.5m, 폭 6m에 이르는 거대한 무선 충전기가 등장했다. 안에는 감자와 사과 800개가 들어있었다. 칼렙 찰랜드의 ‘빛으로 돌아가다(Back to Light)’ 시리즈의 일환으로, 다양한 과일을 전선으로 잇고 양쪽에 아연판과 구리판을 꽂아서 전기를 흐르게 만든 작품이다. 원리는 이렇다. 아연판이 과일 안에 든 산성 성분(구연산 등)과 만나면, 아연판이 부식하면서 전자를 잃게 된다. 이 전자가 구리판으로 들어가면서 전류가 흐른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전기 현상의 완벽한 단순함이 나에겐 정말 매력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에 이 실험을 해본 경험이 있다. 그들은 그 때 분명 웃고 있었을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나는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우리들의 공통적인 호기심, 그리고 미래의 지구 에너지원에 대한 전세계적인 걱정을 말하고 싶었다.” 과일에서 뽑아낸 전기는 그리 강하지 않아서, 이 시리즈 대부분은 장노출 촬영을 했다.



보이지 않는 힘을 그리다

칼렙 찰랜드는 2006~2010년에 만든 이 작품들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활동 초기였던 당시부터 이미 작가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시리즈의 제목조차 ‘Demonstration(설명, 입증, 실증)’이다. 모든 작품의 제목은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고 직관적이며, 투박하다(훗날 이어진 시리즈에도 이런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진다). 절제된 이미지 속에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경외심이 느껴진다.





가장 아름다운 경험, ‘신비’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이다. 신비는 예술과 과학의 진정한 근원이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 확실한 길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는 결코 우주를 맑은 눈으로 바라볼 수 없다.”

아인슈타인의 말에 영감을 받은 작가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 우리의 편협한 감각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길로 곧장 집 뒤뜰의 지하실로 들어가 손으로 세계를 탐험하는 그만의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본격적으로 우주와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탐구한 결과물이다. 우주를 움직이는 거대한 에너지를 형상화한 듯한 이미지들은 언뜻 흔한 포토샵 사진 같지만, 놀랍게도 오로지 조명과 카메라, 그리고 암실 작업만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 사진 Caleb Charland

🎓️ 진로 추천

  • 물리학
  • 화학·화학공학
  • 미술·디자인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