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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후회 투성이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만약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이불을 차는 순간들이 꼭 있다. SNS에서는 이런 행동을 이불을 찬다(킥)는 의미에서 ‘이불킥’이라고 부른다. 조용히 잠들어야 할 때 이불킥을 할 만큼 후회는 괴롭다.
실제로 반복되는 후회는 우울과 불안, 자기학대, 섭식장애 등을 유발한다. 때문에 우리는 다시는 후회하지 않겠노라며 다짐을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대처는 아니다. 감정이란 억누를수록 더 튀어나오는 풍선과 같다. 그리고 때로는 후회가 우리를 성장케 한다.
후회는 열정의 그림자
후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속수무책의 상황보다는 뭔가 할 수 있었을 때, 눈앞에서 목표를 놓쳤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보다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더 가까이에서 놓친 은메달리
스트의 후회가 더 크다. 꿈과 목표가 절실할수록 후회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예컨대 운동선수가 꿈이 아닌 사람은 스포츠 경기에서 지거나 나쁜 평가를 받아도 상대적으로 적게 좌절하는 반면, 운동선수 지망생은 크게 좌절한다. 다른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움받으면 슬픔과 후회가 더 크다.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어쩌면 후회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꿈과 열정을 가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후회는 우리의 목표와 큰 관련이 있다. 후회를 돌이켜보면 나에게 어떤 목표가 있었고 어떤 실패를 했는지, 지난 시간 동안 내 삶을 이끌어온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다. 때문에 미국 미주리대 심리학자 로라킹은 “후회야말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주장한다. 지나간 시간을 반추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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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지키는 낙법
결국 중요한 것은 후회 자체보다 그 이후의 대처다. 과거의 일에 머무르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철저한 현실 지각과 반성을 통해 기존의 목표와 전략을 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수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후회는 우리를 성장시킨다. 계속 후회만 하면서 끝없는 자기비관에만 빠질 경우 후회는 독이 된다. 실제로 지난 과거의 일에만 갇혀 지내면 현재에 대한 집중력과 능률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꿈이 있는 한 실패와 후회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덤덤히 받아들이고 계속 조금씩 나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꿈을 추구하는 과정은 대부분 일생에 걸친 장기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패와 후회를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깨닫고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심리학적으로 성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성숙한 사람은 실패하
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쓰라린 부분들도 받아들일 줄 알고 이를 통해 배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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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좌절에 강하다는 연구도 있다. 좌절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좌절할 일이 생겼을 때에도 이들은 예상했다는 듯 덤덤히 받아들인다.
꿈이 있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한 실패와 후회는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야 말로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고 한층 더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넘어져도 낙법을 알면 크게 다치지 않듯이, 이러한 태도가 좌절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는 마음의 낙법이 되어줄 것이다. 잘 넘어진 뒤에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면 전보다 조금 덜 넘어지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