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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ech]음주단속 걸렸다면 채혈, 호흡 뭐가 유리할까

알코올 분해 능력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다. 19도 소주 1병을 마신 70kg 남성이 정상 상태로 운전하기 위해서는 4시간 6분이 필요했다.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은 같은 몸무게일 때 5시간이 넘게 걸렸다.

“내가 채혈과 호흡 측정을 각각 해봤는데 채혈이 훨씬 높게 나왔다.”

“말이 안 된다. 단속에 걸린 뒤 채혈까지 30분에서 몇 시간 가량 차이가 있다. 그동안 당연히 술이 깨지 않겠는가?”

인터넷에서 두 주장이 팽팽히 부딪혔다. 음주단속에 걸려 채혈 측정을 해본 이들은 채혈이 더 불리하다며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실제 경험담인만큼 설득력이 높은 것 같지만 반대 주장도 만만찮다.



박세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연구관은 “두 가지 측정 결과를 비교했을 때 특별한 경향을 찾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박 연구관은 채혈 측정이 호흡 측정보다 높게 나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한 일을 더 오래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호흡 측정기가 날숨 속 알코올 농도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2100배 법칙’이다. 2100배 법칙은 날숨 2100ml 속에 든 알코올과 혈액 1ml 속 알코올 양이 같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2100이라는 숫자가 사람에 따라 달라지며, 같은 사람도 조건에 따라 1300~3100 사이를 오간다는 것이다. 즉 가장 정확한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다. 호흡 측정을 하면 운 좋게 단속에 걸리지 않을 수도 거꾸로 단속에 걸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0.100%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이 만일 1500배로 추정하면 0.070%로 수치가 떨어져 면허 정지에 그친다.

ㄴ높게 나올 수도, 낮게 나올 수도, 비슷하게 나올 수도 있다.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만큼 경찰과 법의학자가 만만하지 않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단속 당시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한 시간에 0.008~0.030% 감소한다. 위드마크 공식은 평균값인 0.015%를 이용해 단속 당시 알코올 농도를 추정한다. 만약 채혈 측정값이 0.075%이고 채혈 측정에 2시간이 걸렸다면 단속 당시 알코올 농도는 0.105%(0.075 + 0.015×(2시간))가 된다.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한 뒤 국과수로 가는 도중에 알코올이 기화돼 농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적 있다면 기대를 접자. 경찰과 국과수는 부패, 변성, 기화를 막기 위해 특수용기에 혈액을 담고 있다. 이 용기는 특수 밀봉돼 국과수 도착 전에는 개봉조차 불가능하다. 박 연구관은 “너무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혈액 속 알코올 농도가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잔이라도 술을 마셨다면 무조건 운전대를 놓자.

ㄴ이동시간도 고려해 알코올 농도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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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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