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류 계통도를 다시 그리게 됐다. 어류는 대부분의 현존 어류가 속하는, 뼈가 단단한 ‘경골어류’와 상어나 가오리처럼 유연한 ‘연골어류’로 나뉜다. 두 그룹은 지금으로부터 약 4억2000만 년 전에 갈라졌는데, 마지막 공통조상은 지금껏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샘 자일스 교수팀은 경골어류로 여겨왔던 물고기 화석이 사실은 연골어류와 경골어류의 공통조상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 ‘네이처’ 1월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약 4억1500년 전 데본기 초기 물고기 화석을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었다. 1992년 당시 경골어류인 디알리피나와 비늘과 두개골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디알리피나 속(屬)으로 분류됐던 화석이다. 그런데 CT 촬영 결과, 연골어류와 경골어류의 특징이 뒤섞여 나타났다. 두개골은 현존 경골어류처럼 커다란 골판(bony plate)으로 돼 있는 반면, 뇌 주변 신경과 혈관은 연골어류와 비슷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두 얼굴을 가진 고대 로마 신 야누스의 이름을 따 물고기의 학명을 ‘야누시스쿠스 스컬자이(Janusiscus schultzei)’라고 붙였다. 자일스 교수는 “두 그룹의 물고기들은 공통조상에서 갈라진 후 각각 다른 형질로 진화했다”며 “‘연골어류가 경골어류보다 원시적’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