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가을입니다. 하늘이 높고 맑은 날씨가 계속 되는 덕에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많습니다. 모 호수에는 거대한 오리가 나타나 사람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녀온 사람의 후기에 따르면 오리 앞에 사람이 모여있고, 이들이 제각각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서는 ‘여의도 광장’을 기억하는 분이 많지 않을 겁니다. 지금 여의도 공원이 있던 자리에 있던 거대한 광장입니다. 나무도, 벤치도 아무것도 없었고 오로지 콘크리트 바닥만 있었지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 좋았답니다. 하지만 트랙도, 방향을 지시하는 깃발이나 표시등도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 멋대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피해가고, 부딪혀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했지요. 근처 높은 빌딩에서 여의도 광장을 내려다보면 자전거 하나하나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마치 공기 분자가 제 멋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죠.
저와 함께 있던 한 선배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홀에 많은 과학자가 모여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아는 사람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홀 앞 쪽에서 발표를 시작하기 위해 사회자가 장내 정리를 위해 말한 문장이 압권이었습니다. 역시 과학자답달까요?
“장내에 계신 여러분, 브라운 운동을 멈춰 주십시오. 곧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보통 행사라면 나오지 않을 단어가 하나 보입니다. ‘브라운 운동’입니다. 브라운 운동은 1827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이 발견한 현상입니다.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도중,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돌아 다니는 현상을 알게 됩니다. 당시 브라운은 꽃가루가 가진 생명력 때문에 움직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872년에 분자운동론이 널리 알려지면서 꽃가루 역시 열에 의해 움직이는 물 분자에 부딪혀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이나 기체 분자는 끊임없이 다른 분자와 움직이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풍선에 열을 가하면 이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풍선 크기가 커지지요. 하지만 이 분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운동한다고 하더라도 얹힌 물체가 지나치게 크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큰 배일수록 파도에 흔들리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물체의 크기가 아주 작으면, 분자 만큼 작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풍랑을 만난 배처럼 주변 물이나 기체 분자의 움직임에 따라 사정없이 흔들리지요. 분자는 규칙성 없이 복잡하게 움직이는 만큼, 물체(입자) 또한 불규칙하게 움직입니다. 마치 통제 없이 모인 군중처럼 말이죠.
여러분도 복잡하게 움직이는 다수의 군중을 통제해야 할 때 브라운 운동을 멈추라고 이야기해 보세요. 적어도 브라운 운동이 무엇인지 궁금해서라도 멈추고 쳐다볼 것입니다. …아니면 할 수 없고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10/1957832054544dd1d3ea646.jpg)
독자 여러분 중에서는 ‘여의도 광장’을 기억하는 분이 많지 않을 겁니다. 지금 여의도 공원이 있던 자리에 있던 거대한 광장입니다. 나무도, 벤치도 아무것도 없었고 오로지 콘크리트 바닥만 있었지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 좋았답니다. 하지만 트랙도, 방향을 지시하는 깃발이나 표시등도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 멋대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피해가고, 부딪혀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했지요. 근처 높은 빌딩에서 여의도 광장을 내려다보면 자전거 하나하나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마치 공기 분자가 제 멋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죠.
저와 함께 있던 한 선배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홀에 많은 과학자가 모여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아는 사람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홀 앞 쪽에서 발표를 시작하기 위해 사회자가 장내 정리를 위해 말한 문장이 압권이었습니다. 역시 과학자답달까요?
“장내에 계신 여러분, 브라운 운동을 멈춰 주십시오. 곧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보통 행사라면 나오지 않을 단어가 하나 보입니다. ‘브라운 운동’입니다. 브라운 운동은 1827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이 발견한 현상입니다.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도중,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돌아 다니는 현상을 알게 됩니다. 당시 브라운은 꽃가루가 가진 생명력 때문에 움직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872년에 분자운동론이 널리 알려지면서 꽃가루 역시 열에 의해 움직이는 물 분자에 부딪혀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이나 기체 분자는 끊임없이 다른 분자와 움직이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풍선에 열을 가하면 이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풍선 크기가 커지지요. 하지만 이 분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운동한다고 하더라도 얹힌 물체가 지나치게 크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큰 배일수록 파도에 흔들리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물체의 크기가 아주 작으면, 분자 만큼 작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풍랑을 만난 배처럼 주변 물이나 기체 분자의 움직임에 따라 사정없이 흔들리지요. 분자는 규칙성 없이 복잡하게 움직이는 만큼, 물체(입자) 또한 불규칙하게 움직입니다. 마치 통제 없이 모인 군중처럼 말이죠.
여러분도 복잡하게 움직이는 다수의 군중을 통제해야 할 때 브라운 운동을 멈추라고 이야기해 보세요. 적어도 브라운 운동이 무엇인지 궁금해서라도 멈추고 쳐다볼 것입니다. …아니면 할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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