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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잡음없이 깨끗한 중력파를 발견하라!

연구팀이 남극까지 간 이유는

Part 3. 잡음없이 깨끗한 중력파를 발견하라!

과학자들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최초의 빛, 즉 빅뱅 38만 년 이후의 첫 우주배경복사에서 그 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까. 그것이 바로 급팽창 과정에서 나온 중력파였다. 우주배경복사에는 중력파의 흔적인 B-모드가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슬슬 어려워진다. 이것들을 이해하려면 먼저 중력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시공간이 흔들리면 중력파 물결이 나온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장의 개념을 만들면서 같이 등장했다. 물질이 움직이거나 충돌하면 시공간이 진동하고 이때 중력파가 나온다는 것이다.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 같다.

이론적으로 급팽창 기간 중에 우주 거대구조를 만들어 낸 ‘중력의 씨앗’이 요동친다. 이때 중력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흔적이 우주배경복사에 남아 있다면? 급팽창 이론에 의하면 초기 중력파는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와야 한다. 만일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중력파를 관측했다면 급팽창이론이 맞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주배경복사에서 초기우주의 중력파를 관측할 수 있을까? 중력파를 지구의 지진파에 비유해서 생각해 보자. 횡파인 지진파가 땅속에서 전달될 때, 진행방향에 수직인 땅은 수축과 팽창을 겪는다. 마찬가지로 중력파는 시공간을 수축 팽창시킨다. 이런 공간에 빛을 놓게 되면, 빛에 편광현상이 일어난다. 편광 현상은 E-모드와 B-모드 두 가지가 생기는데 오직 B-모드만이 중력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오른쪽 그림 참조).

바이셉2 망원경의 센서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드디어 우주배경복사에서 B-모드 편광성분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남극에서 바이셉2라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하늘 전체의 약 1∼5˚(보름달 지름의 2∼10배 정도 되는 범위)에 이르는 부분을 관측했다. 초전도현상을 이용하는 극정밀 탐지기 512개를 동원해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탐지기가 작동하는 온도가 0.25K일정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이들이 남극까지 간 것이다. 남극은 온도와 습도가 낮고 대기가 가장 안정적이라서 주변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가 연구를 주도하고 스탠퍼드대와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센터(SLAC),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칼텍(캘리포니아공대), 미네소타대 등이 참여했다.

혹시 이번에 발견한 B-모드의 원인이 중력파가 아니거나 급팽창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온 것은 아닐까. 우주배경복사가 B-모드가 되려면 굉장히 강력한 중력파가 필요하다. 이렇게 강한 중력파는 우주가 급팽창할 때나 나온다. 즉 중력파에게 ‘맞은’ 우주배경복사만이 B-모드가 될 수 있으며 다른 방법은 전혀 없다. 따라서 이번에 관측한 우주배경복사의 B-모드가 중력파와 급팽창이론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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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우주 급팽창이론 첫 증거 찾았다
Part 1. 왜 이렇게 떠들썩하나
Part 2. 은하와 생명의 진정한 기원 드러나
Part 3. 잡음없이 깨끗한 중력파를 발견하라!
Part 4. “정확도 99.999999636%”


 

201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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