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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이 보약’, 잠잘 때 뇌 속 독성물질 ‘대청소’

신경과학|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 치료 가능성 열어


매일 밤 우리는 잠을 잔다. 사나운 맹수의 눈을 끊임없이 피하고 쉴 틈 없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녀야 했던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랬다. 일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며 보내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그럴듯하게 정립된 이론은 아직까지 없었다. 생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잠을 자는 동안 뇌가 기억을 정리하거나 우리 몸의 면역 활동이 정비되는 등, 깨어 있을 때와는 다른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잠을 자는 핵심 목적이 독성이 있는 대사 부산물을 청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미국 로체스터대 의학센터 신경외과 마이켄 네더가드 교수팀은 쥐의 뇌를 관찰해 잠을 자는 동안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뇌 활동이 확대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ʼ 10월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가 깨어 있을 때와 잘 때 노폐물을 제거하는 뇌 척수액의 흐름이 달라지는지 관찰했다. 먼저 쥐의 뇌파를 측정해 잠든 것을 확인한 뒤, 뇌 척수액에 녹색 염료를 주입했다. 30분이 흐른 뒤, 다시 쥐를 깨워서 빨간 염료를 주입했다. 두 염료의 흐름을 각각 레이저 현미경으로 촬영해 비교한 결과, 쥐가 자고 있을 때 뇌 척수액이 흐르는 조직 사이사이의 공간이 깨어 있을 때에 비해 60% 확대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쥐가 자고 있을 때와 깨어 있을 때 각각 베타 아밀로이드를 주입하고 같은 방법으로 뇌 척수액의 흐름을 관찰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신경병을 유발하는 독성이 있는 단백질로, 우리 몸의 대사 부산물에 들어 있다. 관찰 결과, 쥐가 자고 있을 때 이를 제거하려는 뇌 척수액의 흐름이 깨어 있을 때에 비해 두 배 가량 빨라졌다.

네더가드 교수는 "뇌의 신경학적 질병은 수면장애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시사점을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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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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