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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얻는 비법?

과학동아가 선정한 이달의 책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다. 방법이 있을까. 사람 마음을 읽는 데 선수라고 부르면 심리학자들은 대개 화를 내지만, 몇몇 연구 결과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자신을 상대에게 자주 노출시켜라.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단순한 노출의 반복은 상대에게 편안함을 주며 호감을 불러온다. 매력도 증가시킨다.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현직 정치인은 그렇지 않은 정치인보다 매력도가 높다.

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한다고 믿어보라. 그러면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사실을 정당화시킬 수 있도록 매력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그 사람이 정말로 당신을 좋아하게 할 수 있다(적어도 확률이 높아진다).

상대에게 어필하기 어렵다면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남성들에게 매력도가 천차만별인 여성 사진을 하나씩 보여줬다. 그리고 그 대상과 통화를 시켰다. 하지만 실제 전화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었다. 결과가 어땠을까. 매력도가 높은 여성의 사진을 본 남성은 반대의 경우에 비해 훨씬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성적으로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 당연하다고? 놀라운 것은 다음이다. 무작위로 배치된 (실제 사진과 관련 없는) 상대 여성 역시 그에 맞춰 매력적인 태도를 보였다. 남성은 자신이 사진에서 본 매력적인 여성을 만든 셈이다! 심리학은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한 평가도 바꿀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의 강과 국민의 마음을 헤집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뒤늦게 감사원이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하고 나섰고,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이상하다. 공사가 한창이던 때에도 비판은 거셌는데 사업은 계속됐다. “이미 몇 조원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멈추면 손해다”라는, 이른바 ‘매몰비용’ 논리 때문이다.

영화를 생각해보자.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가 있어서 3만 원을 주고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맙소사. 절반을 봤는데 세상에 이보다 지루하고 유치하며 어색한 영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은 한 시간이라도 다른 일에 가치 있게 쓰려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겠지만, 쉽지 않다. 돈을 도박판에 갖다 바치고 있는 도박사와 같은 상황이다. ‘본전’ 생각이 아른아른해 ‘끝까지 가보자’고 마음먹는다. 결과는? 두 배로 지루해진 기분과 판돈도 못건진 패가망신, 무너져 내리는 4대강 유역의 모습이다.

문제는 재미없고 비싼 시사회 관객이 싼 값으로 영화를 본 다른 관객보다 영화 평점을 높이 매긴다는 사실이다. 보상 받지 못할 자신의 노고를 스스로 다독이려는 심리 때문이다. 매몰비용 논리를 들먹이는 4대강 사업도 혹시 이런 효과를 노리는 건 아닐까. 이렇게, 우리를 착각에 빠뜨리는 심리학의 ‘함정’은 도처에 있다. 함정의 위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단, 장담하건대 읽고 알아도 똑같은 경우를 만나면 당신은 또 당할 것이다. 알아도 피할 수 없는 것, 그것도 사람 심리니까.

경고 한 마디 더. 맨 위에 나온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하는 비법’에는 파우스트의 비루먹은 개가 한 제안처럼 치명적인 단서가 달려 있다. 심리적 호불호는 좋은 쪽으로만 강화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 몰랐지만 만약 상대가 처음부터 당신을 싫어했다면(지못미…) 당신의 반복 노출은 매력이 아니라 혐오감만 증가시킬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냐고? 아까 말했다. 심리학자는 마음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고. 답을 줄 수는 없다고.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 혹시 매몰비용 논리에 낚인 것은 아닐까?

201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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