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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소드 맥구! 급급!’ ‘○○이가 맥구! 레벨 제한 없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그냥 인터넷에 떠 있는 말입니다. 대충 보니 게임 이야기인 것은 알겠는데 알쏭달쏭한 말이 있습니다. ‘맥구’라는 말인데요, 이 말은 ‘인맥을 구한다’는 말을 줄인 것입니다. 일종의 신조어인 셈이지요. 오픈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인맥은 우리 사회에서 참 중요한 덕목입니다. 부정과 비리로 줄이어 언론에 거론되는 높으신 분들도 인맥에 얽혀 있습니다. 인맥에 따라 출세하기도 하고 감옥에 가기도 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온라인 인맥도 중요해졌다고들 합니다. 심지어 이렇게 온라인게임에서도 인맥을 구하려고 인터넷 게시판에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맥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지난 2007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비만에 인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서로 사회적인 관계가 있는 1만 2000명의 체질량 지수 등을 30년 동안 조사하고 친구들의 리스트와 함께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A라는 사람이 비만이면 이 사람의 친구의 친구까지는 비만이라는 결과도 놀라웠습니다.
특히 연구 기간 동안 자신의 친구 중 비만인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 역시 비만이 될 확률이 57%나 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서로 떨어져 산다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인간적으로 가깝거나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이라면 서로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비만에 대한 의학적 치료법이 모두 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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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인맥이 이제 한물 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 시중에 나온 책 ‘매력자본’에서는 ‘인맥’을 뛰어넘는 매력이 중요한 세상이 됐다고 역설합니다. 이 책은 런던 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인 캐서린 하킴 박사가 2010년 옥스퍼드대 저널 ‘유럽사회연구’에 발표한 논문을 엮은 책입니다. 중요한 가치가 돈이나 지식, 경험, 인맥에서 매력으로 넘어갔다는 것이지요.
물론 인맥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만들어진 인맥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만 최근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연애상담소까지 생겼다는 소식은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연애상담소에서는 시간당 10~20만 원의 돈을 내가며 이른바 ‘러브카운셀러’로부터 연애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의 한 정신과 교수는 20~30대는 모든 것을 학원에 다니며 배운 세대라 몸으로 경험해 얻으려 하기보다 쉽고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선호한다고 꼬집습니다. 연애도, 인맥도 학원수강을 통해 배우려는 수요가 이런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맥구’는 어찌 보면 협동을 강조해 온 인류 초창기 때부터 중요한 활동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요즘 세태를 보면 어떤 사람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인맥보다 주변 사람을 먼저 되돌아보는 여유를 한 번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