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강하게 모으는 반도체 장치. 광통신 분야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송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재미 한인 과학자가 이끈 국제 연구팀이 빛을 아주 작은 점에 집중시켜 태양 표면보다 100만 배나 높은 밀도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광통신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혁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와 엘리 야블로노비치 UC버클리대 엘리 야블로노비치 교수 공동 연구팀은 빛을 강하게 집속시키는 장치를 개발해 반도체 칩 위에 구현했다고 지난해 12월 10일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발표했다.
보통 볼록렌즈를 이용해 빛을 꽤 작은 크기의 점으로 집중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빛의 파장보다 작다면 빛이 돌아가는 회절현상 때문에 한 점에 모으기 쉽지 않다. 광학현미경으로 20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보다 작은 물체를 구분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최신 반도체 제작 기술을 이용해 빛을 머리카락 단면적의 1억분의 1에 불과한 100 제곱나노미터의 작은 점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집속 효율도 약 74%에 달해 지금까지 반도체 칩에 빛을 모은 실험 중 가장 효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한다면 광학현미경의 해상도를 분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서, 기초과학이나 영상의학 분야에 새로운 도구로 쓰일 수 있다.
통신에서의 활용도도 기대된다. 현재 태평양과 대서양 바닥에 깔려있는 광케이블은 구리선보다 효율이 높은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전송에 많이 쓰이는데, 한 번에 더 많은 빛을 보낼 수 있다면 속도와 전송량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다.
주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적은 공간에 더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광통신 분야에 활용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