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사회기반시설물 파괴, 둘의 일치점은?
지난 11월 2일, 정상섬 교수님을 찾아 뵀다. ‘기후변화! 토목환경공학의 역할은?’ 이란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교수님은 ‘적응기술’과 ‘산사태’의 피해에 따른 예측 연구에 대해서 재차 강조하셨다. “기후변화는 더욱 빈번해지고 악화될 것입니다. CO2 저감 방안, 신재생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의 대응 기술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을 증대할 수 있는 적응 기술을 도입해야죠.” (…중략…) 폭우, 태풍 등으로 인한 도로와 교량 같은 사회기반시설물의 손상도 심각하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09년도 ‘기후변화에 의한 시설물의 재산피해’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의 재산피해가 2조 2천억 원에서 9조 9천억 원까지 늘었다. 소방방재청의 통계에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농경지와 선박의 피해가 각각 6%와 0.3%인데 비해 공공시설 및 건물의 피해는 84%를 차지한다(2008년 기준).(…중략…)
산사태를 예측하고 예방하다
실제로 국내 자연재해 사망자의 23%가 산사태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지리산 등의 폭우로 인해 매년 1000ha(헥타르)의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중략…) 공학적인 센서를 통해 산이 어떻게 되어있고 나무는 어떤 종류인지, 경사는 어떤지, 비는 얼마나 많이 오고 땅은 어떻게 구성됐나를 3차원적으로 연구한다. 특히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산의 전체적인 지형과 각 부분까지 매우 세세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인공위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강우와 수도를 판단하고, 흙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등의 섬세한 연구작업에 들어간다. (…중략…) 주로 비가 많이 오거나 산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지역은 빨간 선으로 표시된다. 이 정보는 산림청 등을 통해 산사태 위험지역의 인근 주택가의 사람들에게 대피하라는 실시간 통보를 내릴 수 있다.
(…중략…)또 다른 재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비가 오고 있다고 합시다. 비를 가둬야 하는데 아파트를 짓고 도로포장 등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비를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겠지요. 그러면 그 비가 갑작스럽게 흘러내립니다. 한강과 여러 지천들의 물이 불고, 말라있던 하천이 갑작스럽게 넘치게 되죠. 또 다른 녹지가 부족해지고, 온도는 계속 증가합니다.” 정상섬 교수님께서는 도심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재해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셨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세계 각국은 도시에 숲이나 공원 조성 등 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대의 공학자가 할 일
정상섬 교수님께서는 공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조언 한 마디를 하셨다. “앞으로의 공학이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에 대해서 사후약방문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예고를 해주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정확한 지식과 판단에 의해서 예고를 하고, 그것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시대의 공학자가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