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2) 가상 연주장·청중 입력 실제와 꼭같은 음향테스트

건축설계이용

무궁 무진한 가상 현실의 응용분야 중에서 가상세계로 체험자가 몰입하는 가상현실연습(VR walkthrough)은 인간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가상현실이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것이 기존의 기술을 능가하는 '무엇'이 바탕이 되서라기보다는 그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게 더 클 것이다. VR 기술은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이 실용화된 것을 계기로 요소기술들을 엮어서 통합된 형태로 등장했다.

VR의 응용분야는 쉽게 설명해 가상의 세계로 체험자가 들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 공간 내에 존재하면서 안가고도 체험하는 것인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전자를 가상현실 연습(VR walkthrough)이라 하고 후자를 원격존재(tele-presence)라 부른다. 여기서는 가상현실 연습분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가상건물세우고 이상 점검

가상현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가상현실 연습이란 실세계에서 마치 우리가 걸어 다니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듯이 가상의 환경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이나 관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개발은 컴퓨터 사용자를 구경꾼 아닌 참여자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자와 책상과 여기저기 들리는 소음 등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특정 환경의 각종 신호에 무심하다 그러나 실제환경 속의 물체에 반사하는 빛과 물체들이 발생하는 소리 등의 신호는 우리의 눈과 귀 등 감각기관을 통해 감지되며 이로 인해 인간은 자신이 존재하는 환경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체에서 발생하거나 반사되는 빛 소리 등과 같은 신호를 어떤 장치로 생성해 인간에게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마치 그 환경에 존재하는 듯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몰입(immersion)의 개념이 가상현실로 이어진다.

아마도 가상현실의 응용중 가상현실 연습 분야는 건축가들에게 큰 경제적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설치된 가상건축의 내부를 살펴보자. 건물 구조의 청사진을 CAD 프로그램으로 그려 넣고 이를 컴퓨터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으로 보내 이미지에 입체감을 입혀 2차원 데이터를 3차원 이미지로 만든다. 이 이미지는 엔지니어나 건축가가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쓰고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학 연구진은 이와 함께 가상의 빌딩 공간을 자연스럽게 돌아다니기 위해 핸들이 달린 러닝머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상 환경에서 앞으로 움직이고자 하면 사용자는 러닝머신에서 앞으로 걸어 가기만 하면 된다. 코너를 돌거나 방을 보고 싶으면 걸으면서 원하는 방향에 있는 핸들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빌딩 주변을 걸을 때 걸음속도를 조절해 움직임의 비율을 제어할 수도 있다.

이것은 실세계와 매우 비슷하다. 걷고 있는 동안 머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도 있고, 주위를 둘러 보면 물체는 실세계에서와 같이 원근감을 갖고 보여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재미있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축설계에 있어서도 기존의 설계방식에 비해 실제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설계방식으로는 3차원적인 공간감을 2차원적인 모니터에서 표현하기란 쉽지가 않을뿐 아니라 3차원의 모델을 실제 크기로 만들어보지 않고는 디자인의 잘못된 점을 알 수가 없었다. 가상 현실 기술은 이러한 점들을 개선시켜 줄 것이다. 건축도면을 입력해 설계단계에서 컴퓨터 속에 미리 건축물을 만들어보고 그 안을 둘러본다면 도면상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예로 가상박물관을 들 수 있다. 현재 박물관들은 유적물을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복원하고 있다.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는 미륵사지탑 복원을 계기로 문화재 연구소와 계속적으로 이 작업을 진행중인데, 이는 원형고증 작업에 신속성과 정밀도를 향상시켜 문화재 보존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입체영상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박물관이 만들어지면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적지까지 가지 않고서도 인파에 방해받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마치 그곳에 들어가서 살펴보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체력 단련을 위한 운동에 가상현실 기법이 적용되면 고정된 공간에서도 변화무쌍한 풍경을 즐기며 실제와 같은 몰입이 가능하다.
 

인테리어 응용분야 인기

VR 연습이 실제 생활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인테리어 응용이다. 그 한 예로 작년 시스템공학연구소가 연구한 부엌 인테리어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이 장치는 미국의 VPL사가 개발한 데이터 글러브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컴퓨터로 부엌의 CAD모델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 다음 이미지의 실시간 랜더링을 위해 실리콘 그래픽스사의 워크테이션으로 다운로드시킨다. 머리에는 아이폰을 쓰고 손에는 데이터 글러브를 끼고 가상 부엌을 돌아 다닐 수 있다. 식탁의 의자도 옮겨보고 냉장고의 색깔을 바꾸어도 보고 전자레인지를 즉석에서 비치하는 등 사람이 원하는 것은 어느 것이나 변경,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은 어떤 시각에서나 투시도에서도 디자인을 자신이 직접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인간의 눈으로 보는 것과 동일한 3차원 입체 영상을 제작하고, 제작된 입체 영상을 실제와 동일한 느낌을 갖도록 질감을 표현하며, 실제와 동일하게 제작된 물체를 3차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시킨다는데 있다.

이 시스템은 주방가구를 대상으로 개발되었으나, 실제로는 전시장에 전시를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에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커서 배치가 용이하지 않고, 표준품의 종류와 숫자는 많지만 전시될 물품의 수가 제한되는 제품이라면 더욱 유리하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CAD는 디자이너가 제품을 디자인할 때부터 사용자를 함께 참여시켜 디자인할 수 있다. 즉 디자인 생태의 물품을 가상의 세계에서 사용자에게 이용토록 함으로써 사용상에 문제점은 없는지를 체크해가면서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 이로써 제품 개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디자인 경비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 부품은 각자에 맞는 개별 디자인이 가능해진다.

음향설계 분야에서 콘서트홀이나 집을 디자인할 때 건축가는 청각적인 문제에 시달려왔다. 건축되기 전에 건축물의 청각을 결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콘서트 홀에 청중이 가득 찼을 때 음향의 반향 등 예견되는 많은 경우를 모두 생각해서 건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상현실을 이용해 가상의 건축물에 가상의 청중을 앉도록 하고, 연주되는 음향을 가상의 청중을 통해 느끼도록 하면 이러한 문제는 모두 해결될 것이다.

비행 시뮬레이터 이용한 교육
 

(그림) 가상전시장 시스템 구성도
 

교육은 가상현실 연습이 적용될 수 있는 관심 분야의 하나다.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을 이루고 있는 응용분야로 꼽히는 비행기 조종사의 시뮬레이터는 바로 어떤 방식으로 VR이 교육에 접합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신형기의 시험 비행은 위험이 따르는 게 보통이다. 개발된 비행기가 안전한지의 여부는 그 비행기의 동적 요소를 조합해 제작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로 모의 비행을 실시함으로써 미리 알아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 음주나 약물 복용 후의 운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제 운전자에게 술과 약을 먹이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를 대신하는 장치가 바로 운전 시뮬레이터다.

또한 체험이나 오락용 시뮬레이터의 한 종류인 '스페이스 월드'는 체험형 레저시설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에서는 미리 프로그램된 과정을 시뮬레이터로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의 의지에 따라 대상의 운동이나 상황이 변하도록 하는 피드백 장치가 시도되고 있다.

이는 마치 컴퓨터가 이해되는데 컴퓨터 오락이 큰 역할을 한 것과 같이 VR이 보통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도 오락과 레저 분야에서의 VR의 구체화 하기 위해 적지 않은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VR 오락이 흡인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그동안 등장했던 첨단의 오락기들이나 레저용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진 일반인들이 이제 막 초보적인 단계에 들어선 VR 게임의 어설픈 화면에 쉽게 설득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연습의 또 다른 적용분야로 과학적 가시화(scientific visualization)를 들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숫자의 계산 결과를 자동으로 해독하는 기술로, 예를 들면 강에 다리를 설계하면서 다리의 안정성을 높히기 위해 여러 조건에 따라 구조물이 변형되는 정도를 수치화시키고 이를 각 상황에 맞게 컴퓨터 화면에 3차원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비행기 시뮬레이터 내부. 비행 시뮬레이션은 실제 비행시간과 같이 인정받는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시스템공학연구소 가상현실 연구팀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건축학·건축공학
  • 게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