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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능력,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라

① 과학 - 캠프 실험 평가





과학이
현대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이론 체계로 올라올 수 있었던 데는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인식 체계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과학적 방법은 이론을 제시하고 실험으로 이를 검증하면서 기존 지식 중에서 실험 결과와 맞지 않는 것은 버리고 새로운 설명을 찾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종종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결과도 얻었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랐다. 따라서 과학을 잘 한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을 잘 진행한다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 까닭인지 영재학교나 과학고 입시의 마지막 단계인 캠프에서는 실험과 연관된 평가가 항상 따라오곤 했다.

입시 마지막 관문, 캠프의 실험관련 문항

실험 관련 문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형태는 실제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과 함께 보고서 작성 능력까지 알아보는 ‘실험 수행형 문항’이다. 실험 도구의 선택이나 사용 방법과 같은 기초적인 부분까지 평가에 들어간다. 가설에 기반을 둔 실험 설계에서 수행 과정, 실험을 반복해서 수행하는지 등 다양한 부분을 모두 평가한다. 평가 내용은 대체로 중학교 교과서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실험 과정 중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세부 문항이 등장하기도 한다.

다른 한 가지 형태는 실제로 실험을 수행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실험을 설계, 수행하고 결과를 예상하도록 하는 ‘사고 실험형 문항’이다. 사고 실험형 문항은 실험실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실험 수행형 문항보다 창의적이고 복잡한 상황을 다루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형태를 혼합해 기본적인 실험 수행 능력을 확인한 다음, 사고 실험을 통해서 이론적인 접근이나 과학 원리에 대한 감수성 등을 살펴보는 새로운 형태의 문항이 등장하고 있다. 직접 하는 실험 수행 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동시에 키우는 준비가 필요하다. 실제 기출문제를 통해 실험과제 유형과 대비법을 알아보자.



형준쌤의 분석

위 문항은 2011년 여름에 있었던 경기과학고 캠프에서 제시된 실험 관련 문항이다. 기본적으로 물리 분야인 빛의 성질을 이용하는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로 보인다. 하지만 이어지는 문항들을 살펴보면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 화학 부분의 지식과 연결된 사고를 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캠프에서 진행되는 실험 문항은 단편적으로 지식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복합적인 사고 능력을 확인하려고 한다는 특징이 있다.

1. 첫 번째 과제는 굴절률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정의하고 이를 측정하는 실험 장치를 구성한 다음, 실험을 통해서 그 값을 찾는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실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막상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할 수 있다. 또한 정교하고 반복적인 측정이 가능한 실험 설계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는 오히려 실험 결과보다 실험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기와 물에서 빛의 이동 경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공기와 물에 레이저를 그냥 비추면 레이저가 직접 반사돼 빛이 이동하는 경로는 볼 수 없고, 산란되는 면에서만 빛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빛이 이동하는 경로를 보기 위해서는 빛을 산란시킬 수 있는 입자들이 필요하다. 콜로이드(크기가 매우 작은 미립자가 기체나 액체 속에 분산된 상태)로 불리는 크기의 입자들을 활용하면 틴들현상을 볼 수 있다. 틴들현상은 빛이 미립자에 의해 산란돼 빛의 이동경로가 밝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위해 물에 우유를 탈 수도 있고 고운 재를 섞을 수도 있다. 공기 중에는 향 연기를 피우는 방법이나 분무기로 작은 물방울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각도를 읽는 방법을 고안하는 과정도 도전이 될 수 있다. 각도기를 수면에 맞춰서 붙일 수도 있고, 빛의 시작 경로와 굴절점, 도착점을 이은 직선을 그려서 각도를 잴 수도 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실험하기 쉽고 측정의 정확성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상황에 맞게 고안해 내야 한다.




2. 첫 번째 과제는 두 번째 과제로 가기 위한 밑거름이다. 눈의 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두 번째 과제들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이론적인 지식을 연결해서 답을 제시해야 한다. 물리적인 원리가 우리 몸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 눈은 마치 카메라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볼록 렌즈 형태인 수정체 두께를 조절해서 망막에 상을 맺는다. 시각 세포가 빛에 의해 자극되면 시각 세포를 통해서 영상정보가 뇌로 전달되고 디지털카메라가 화소를 모아서 화상을 보여주는 것처럼 상의 형태를 구성한다.
2-1)번 문제는 실험 모형을 이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첫 번째 과제와 이어진다. 공기에서 물로, 물에서 공기로 갈 때 빛의 굴절률은 공기 중의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과 물 속의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2-2)번 문제를 살펴보자. 공기에서 수정체로 빛이 진행할 때에 비해서 물에서 수정체로 빛이 진행할 때 굴절이 더 작게 일어날 것이다. 이는 앞의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물이 공기보다 훨씬 더 밀한 물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초점거리가 길어질 것이기에 물 속에서 눈을 뜨고 본다면 원시에 가까운 상을 볼 것이다. 실제로 물 속에서 눈을 뜨고 물체를 본 경험이 남아 있다면 이를 연결시켜서 설명할 수도 있겠다.

이어지는 2-3)번 문제나 2-4)번 문제는 농도에 대한 이해와 함께 더 밀한 매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포인트다. 분자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으면 더 좋다. 빛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입자를 만나게 된다면 더 밀한 매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험 문항을 대비하는 학습법

실험과 연관된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실험을 많이 해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가장 좋다. 단순히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서 실험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왜 이런 실험을 하게 됐을까? 어떤 가설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실험일까? 실험에서 얻어진 결과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이를 바탕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논리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실험을 기반으로 과학 지식이 만들어진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다.

단순히 실험을 잘 수행하는 것은 요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진짜 요리사가 단순한 재료에서 최상의 맛을 끌어내는 것처럼 진짜 과학도라면 단순한 실험을 통해서 과학 원리를 찾아내고 설명하고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각 실험이 어떤 이론과 연결되는지, 이론과 실험의 선후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어떤 가설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는지, 현재의 과학적인 설명과 실험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를 정리해 보자. 교과서에 나오는 추가 질문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 보고 한 가지 실험이 다른 실험과는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 등의 과목 연관성을 확대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다.

물론 이와 더불어서 실험을 실제로 수행해 보고, 다양한 실험 도구와 기자재를 정확한 용도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왜 이 도구를 사용하는가, 어떻게 사용해야 보다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을까, 특정한 물리량을 재기 위해서는 어떤 도구가 필요한가 등을 생각해보고 정확한 순서와 사용법에 맞춰서 실험 도구를 다루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항상 기본기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처음 습관이 잘못 들게 되면 계속 반복해서 실수를 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과학은 학문을 구성하는 방법에 의해서 정의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실험을 통한 증거 제시, 반론, 확증 등의 절차이다. 통합적인 학습과 실제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되는 문항을 꼼꼼히 분석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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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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