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한국우주연구원 소개 부탁합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상률입니다. 항공공학 공부를 했고 연구소에는 26년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인공위성이 아닌 발사체 분야에서 일하다가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프랑스로 파견됐고 (…중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89년에 설립돼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인공위성과 발사체 개발을 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나로호 발사는 실패 했지만 항상 항공우주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인공위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한마디로 하자면 사람(인공)이 만든 달(위성)이라고 생각 하면 됩니다. 저궤도 인공위성은 약 100분에 지구 한바퀴를 돌만큼 빠른 속도로 지구 전체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적도상공의 인공위성이 도는 속도와 지구의 자전 속도가 같게 되면 지구에서 볼 때 마치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을 정지궤도 위성이라고 해요.
Q. 앞으로의 인공위성 개발 사업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향후에도 아리랑위성이나 천리안 후속위성의 개발이 지속될 예정이고, 차세대 소형위성도 개발될 것입니다. 한국형 발사체가 개발되면 2020년 이후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 탐사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Q. 인공위성들이 충돌하지 않기 위한 시스템이 있나요? 충돌한 사고는 없었나요?
지금까지 6000여개의 인공위성이 발사됐어요. 정지궤도 자리는 한정돼있기 때문에 규제가 있어요. 정지궤도 통신방송위성이 임무를 다했다면 자리를 비켜줘야죠. 다른 궤도에 대한 규제는 아직 없어요. 2009년에 인공위성끼리 충돌한 사고가 딱 한번 있었죠.
Q. 각 나라에서 쏘아 올린 인공위성들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거래하기도 하나요?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금 운영 중인 아리랑2호 위성에서 내려오는 영상은 원칙적으로 판매를 해요. 엄청난 돈을 들여서 인공위성을 쏴 올렸는데 공짜로 다 제공할 수는 없죠. 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도도 구글이 인공위성 정보를 산겁니다. 하지만 구글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보시면 일반적으로 몇 개월~몇 년의 시차가 있어요. 그러나 인공위성이 자신의 통제 하에 있으면 자신이 보고 싶을 때 언제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이밖에도 올림픽이나 스포츠 TV중계도 시청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지만 방송사가 돈을 다 지불하고 중계를 하는 겁니다.
Q. 일을 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모든 일들이 실수도 있을 수 있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히 이 분야의 일은 한번 실수를 하면 회복하기 힘든 경우가 많죠. 나로호도 10분짜리 임무를 위해 10년 넘게 준비한 것이거든요. 이만큼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사람들이 보는 성공과 실패는 아주 짧은 시간에 나뉩니
다. 특히 우리나라는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잖습니까(웃음). 그런 것 때문에 힘들긴 하죠.
Q. 학차창시절 항공우주산업(항공우주공학자)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이공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사실은 개인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자신이 없어서 이공계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다르게 사람 상대하는 일이 많아지더군요. 항공공학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비행기 쪽을 생각했지 위성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당시에는 위성분야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인생이라는 것이 자기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습니까. 넓은 의미에서 과거에 하고 싶었던 항공우주 분야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해요.
Q. 항공우주공학자의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합니다.
항공우주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얼마나 깊이 꿈꾸고 고민하고 오래 간직하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항공우주가 생각하는 것만큼 화려한 분야는 아닙니다. 항공우주분야가 나에게 맞는지 깊이 생각해보고, 진정으로 하고 싶다면 시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