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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그것도 도시 구석구석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2호는 2006년 7월 28일 러시아에서 발사된 뒤 지금까지 지구를 돌며 사진을 찍고 있다. 가로세로 1m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다. 위성사진은 국토관리, 자원탐사, 농업, 해양 감시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된다. 하지만 잠시 과학 임무는 접어두고 위성이 보내온 아름다운 사진들을 감상해 보자. 그 속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우주에서 바라본 도시들

아프리카 남쪽 끝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지도에는 안 보이지만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가 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돌아간 희망봉이 가까이 있다. 유럽과 아시아인들에게 각각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대항해시대를 연 기념비 같은 곳이다.
인간은 도시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정글을 헤치는 것도 신나지만 낯선 이국의 거리를 걸으며 커피 한 잔의 사치를 누리고 싶다. 더구나 오래된 도시에는 조상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로마, 케이프타운, 칠레의 산티아고, 터키의 앙카라…,

버킷 리스트에 넣고 싶은 도시들이다. 우주에서 이 도시들을 바라보며 내 영혼을 잠시 맡기고 싶다.


우주보다 큰 꿈을 꾸다

인류의 위대한 문명도 위성 앞에서는 마치 미니어처 같다. 인천 영종도 공항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비행기들은 마치 장난감 비행기 같다. 그래도 우리는 저 비행기들을 타고 5대양 6대주를 누빈다. 중동 바레인에서 두 번째로 큰 인공섬인 두랏 알 바레인은 면적이 2000만m2에 달하며 모두 1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6개의 환초를 포함해 5개의 물고기 섬, 2개의 초승달 섬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보니 마치 아기 욕조에 떠 있는 작은 모형 같다. 위성이 보면 한 뼘도 되지 않는 그곳에서 인간은 우주보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꿈을 꾼다. 오늘도 우리는 아리랑2호를 타고 지구를 돌고 있다.





[왼쪽은 몰디브의 수도 말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몰디브가 위험해지고 있지만 이 섬은 최근 간척사업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그 옆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를 보며 겸손을 배우다

위성에서 바라봤을 때 바다는 마치 파란 캔버스 같다. 짙은 파랑 바탕에 때로는 자연이 섬과 산호초를 그리고, 때로는 인간이 온갖 색으로 장식을 한다. 어느 예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그림이 바다를 찍은 위성 사진이다.

9년전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중학교 동창과 컵라면을 먹은 적이 있다. 그 먼 곳에서 죽마고우를 만나 겨우 라면인가 싶지만 세상 어느 음식보다도 따듯한 맛이었다. 그때 온몸을 흠뻑 적셨던 나이아가라 폭포도 우주에서 보면 작은 시내를 흐르다 돌에 걸려 떨어지는 작은 물줄기 같다. 웅장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옷깃을 여미게 되지만 위성에서 바라보면 자연마저도 겸손해진다.


[서호주 킴벌리에 있는 브룸 지역. 진주조개 서식지가 있는 관광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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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연 기자|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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