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아프리카 얼굴이 더 잘생겼다, 하하하.”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뒤 눈, 코, 입과 귀, 턱의 위치를 지정하면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의 얼굴로 재현하는 ‘페이스메이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이 기계를 둘러싸고 떠날 줄을 모른다. 이 프로그램은 인종과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의 특징을 흥미롭게 체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다. 기자도 한번 체험해봤다. 기자의 얼굴도 놀랍게 바뀌었다. 버튼을 마우스로 클릭해 이동하면 얼굴이 점차 변한다. 아프리카인으로 바뀔 때는 피부색이 검어질 뿐 아니라 광대가 넓어지고 코와 입술이 두툼해졌고, 유럽인으로 바뀔 때는 점점 하얘지면서 코가 오뚝해지고 턱이 갸름해졌다.
지난 5월 14일에 재개관한 ‘LG사이언스홀’은 7개월 동안 전체 아이템의 90%를 새롭게 도입해 놀이를 통한 생활 속 과학원리 체험의 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손바닥을 스캔해 피부 세포부터 DNA까지 관찰할 수 있는 ‘핸드스캐너’, 제자리에서 뛰면서 화면 속 백혈구를 죽이는 게임 ‘통통스테이지’처럼 우리 몸을 이해하는 프로그램과 무선리모컨으로 청소기를 조종하는 게임 ‘로봇청소기 월드컵’, 가상으로 전자제품에 X선을 쬐는 ‘전자제품 스캐너’처럼 집 안의 과학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탄소 발자국 계산기’ 같은 지구과학 프로그램, 자동차에 타고 화면을 보면서 운전하는 ‘부릉부릉 전기자동차’ 같은 도시를 빛내는 과학도 배울 수 있다. 특히 이 전기자동차는 일반 운전게임과 달리 화면 구성이 입체적이고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장애물에 부딪칠 때마다 의자가 움직이거나 들썩거려 실제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으며 에너지가 떨어지면 차 바깥에 전기 플러그를 꽂고 충전해야 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 외에도 네모난 방의 삼면을 둘러싼 화면에서 ‘재해석한 걸리버 여행기’를 감상할 수 있는 ‘원더큐브’, 재미있는 과학 연극을 관람하는 ‘사이언스 드라마’, 입체 안경을 쓰고 가상 이야기를 마치 내가 겪고 있는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3차원 영화관’처럼 관람 위주의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 석계초 3학년인 정주영 군은 “통통 뛰면서 백혈구를 죽이는 게임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친구인 정원석 군은 “가만히 앉아서 관람하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며 “자동차 핸들을 움직여 스릴도 느끼고, 전기에너지로 자동차를 충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LG사이언스홀은 다양한 아이템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건축재와 눈이 덜 피로한 LED 조명을 사용해 청소년이 즐겁고 편하게 과학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LG사이언스홀 측 관계자는 “ ‘모든 청소년에게 과학을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24년째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원활한 체험활동을 위해 홈페이지(www.lgscience.co.kr)에서 예약한 사람만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 시간은 총 125분으로 기존보다 20분이 길어졌고, 한 회당 25명만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