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2분도 길게만 느껴지는데, 무려 2000만 년이 넘는 세월을 몸에 새긴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해식절벽. 이 해식절벽 104km를 천천히 발로 느끼며 걷는 길이 있다. 바로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 워크(Great Ocean Walk)다. 재빠르게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서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하나까지 느낄 수 있는 그레이트 오션 워크. 이곳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자.
걷는 만큼 보인다, 걷는 만큼 만난다
◀ 해안선을 따라 산과 들판의 오솔길을 걷는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해가 질 무렵이면 바닷가로 내려와 해변을 걷기도 한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의 일부분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손꼽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보통 호주 빅토리아주의 수도 멜버른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토키(Torquay)에서 워넘불(Warrnambool)까지 243㎞의 도로를 말한다. 파도에 침식돼 굽이치는 해식절벽과 기묘한 12사도 바위가 있는 포트캠벨 국립공원과 야생동물이 뛰어노는 원시림이 가득한 오트웨이 국립공원을 끼고 해안을 달릴 수 있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그 일부분인 아폴로 베이(Apollo Bay)에서 글레넘플(Glenample)까지다. 물론 그레이트 오션 로드보다 해안선 가까이에 있는 오솔길을 걷는다.
오솔길을 한발씩 디딜 때 마다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호주는 다른 대륙과떨어져 있어 독특한 동식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코알라의 먹이로 유명한 유칼리 나무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솔트부시(Saltbush)를 볼 수 있다. 국화 잎 뒷면처럼 희면서도 푸른빛을 띤 잎의 독특한 모양새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솔트부시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카시아 나무(Acacia)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아카시나무(Robinia pseudoacacia)와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호주의 야생동물들도 만나게 된다. 호주의 대표 동물인 코알라나 캥거루도 있지만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왈라비(Wallaby)’. 길 곳곳에서 왈라비 똥을 밟을 수 있으니 조심!
Moomba! 호주 빅토리아주
뭄바(Moomba)는 호주 원주민 언어로 ‘함께 모여 놀자’라는 뜻이다. 19세기 말 발라랏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황금을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유럽, 지중해,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등 서로 다른 민족이 함께 어울려 독특한 생활양식과 문화를 만들어 냈다. 빅토리아주의 수도인 멜번은 수도를 캔버라로 옮기기 전까지 호주의 연방 수도이기도 했으며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멜버른 주변으로는 멋진 해식절벽이 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 호주의 자연을 한데 모은 그램피언스 국립공원, 100년 이상된 증기기관차가 숲을 달리는 단데농 마운틴,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의 퍼레이드를 볼 수 있는 필립섬 등 빼어난 자연 환경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를 걷는 동안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역시 해식절벽과 12사도 바위다.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기에 지각변동으로 생긴 석회암 바위지역이 긴 시간 동안 파도와 바람에 깎여 기기묘묘한 풍광을 보여 준다. 이 중 12사도 바위는 18세기경 최초로 이 지역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12개의 바위를 보고 예수의 12제자들을 떠올리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300년도 되지 않는 세월 동안 3개의 바위들이 침식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최근인 2009년 6월에는 아크웨이라는 바위까지 무너져 내려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풍광이지만, 남은 8개의 사도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는 에코투어
최근 제주도 올레길이 자연을 오롯이 즐기는 에코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도 호주의 올레길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한국에서 에코투어가 이제야 유행하는 것과는 달리 호주는 아주 오래전부터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며 관광하는 에코투어가 인기였다.20년 전인 1991년, 비영리단체인 호주 에코투어리즘협회(www.ecotourism.org.au)를 만들어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여행 산업에 활용하는 특화된 여행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초록색 도마뱀이 상징인 협회인증마크를 받지 않은 여행 업체들은 에코투어가 실시되는 지역에서 절대 영업을 할 수 없다. 에코투어의 필수요소는 전문 가이드 육성 시스템이다. 호주는 일찍부터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가이드의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 여행자들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유익하게 에코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호주답게 그레이트 오션 워크 외에도 에코투어의 지역과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호주의 배꼽이라 할 수 있는 울룰루와 카카두 국립공원 트래킹부터 캥거루섬의 자연과 바다를 체험하는 해양에코투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를 가졌다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투어 등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열심히 일해 온 심신을 달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면서도 그 바람에 급하게 많은 것을 지나쳐 오는 것은 아닌지…. 올 여름 휴가는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으며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레이트 오션 워크에 도전하기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104㎞를 7박 8일 동안 하루에 10~15㎞걷는 대장정의 코스다. 하지만 체력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일부 구간만 골라 도전할 수도 있다. 아무런 도움 없이 도전할 수도 있지만 이동 경로에 맞춰 픽업서비스는 물론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과 식사, 잠자리까지 해결해 주는 다양한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자세한 내용은 www.greatoceanwalk.com.au나 그레이트 오션 워크 트레일의 대표 업체인 www.bothfeet.com.au를 참고하면 된다.
걷는 만큼 보인다, 걷는 만큼 만난다
◀ 해안선을 따라 산과 들판의 오솔길을 걷는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해가 질 무렵이면 바닷가로 내려와 해변을 걷기도 한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의 일부분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손꼽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보통 호주 빅토리아주의 수도 멜버른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토키(Torquay)에서 워넘불(Warrnambool)까지 243㎞의 도로를 말한다. 파도에 침식돼 굽이치는 해식절벽과 기묘한 12사도 바위가 있는 포트캠벨 국립공원과 야생동물이 뛰어노는 원시림이 가득한 오트웨이 국립공원을 끼고 해안을 달릴 수 있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그 일부분인 아폴로 베이(Apollo Bay)에서 글레넘플(Glenample)까지다. 물론 그레이트 오션 로드보다 해안선 가까이에 있는 오솔길을 걷는다.
오솔길을 한발씩 디딜 때 마다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호주는 다른 대륙과떨어져 있어 독특한 동식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코알라의 먹이로 유명한 유칼리 나무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솔트부시(Saltbush)를 볼 수 있다. 국화 잎 뒷면처럼 희면서도 푸른빛을 띤 잎의 독특한 모양새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솔트부시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카시아 나무(Acacia)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아카시나무(Robinia pseudoacacia)와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호주의 야생동물들도 만나게 된다. 호주의 대표 동물인 코알라나 캥거루도 있지만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왈라비(Wallaby)’. 길 곳곳에서 왈라비 똥을 밟을 수 있으니 조심!
Moomba! 호주 빅토리아주
뭄바(Moomba)는 호주 원주민 언어로 ‘함께 모여 놀자’라는 뜻이다. 19세기 말 발라랏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황금을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유럽, 지중해,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등 서로 다른 민족이 함께 어울려 독특한 생활양식과 문화를 만들어 냈다. 빅토리아주의 수도인 멜번은 수도를 캔버라로 옮기기 전까지 호주의 연방 수도이기도 했으며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멜버른 주변으로는 멋진 해식절벽이 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 호주의 자연을 한데 모은 그램피언스 국립공원, 100년 이상된 증기기관차가 숲을 달리는 단데농 마운틴,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의 퍼레이드를 볼 수 있는 필립섬 등 빼어난 자연 환경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를 걷는 동안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역시 해식절벽과 12사도 바위다.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기에 지각변동으로 생긴 석회암 바위지역이 긴 시간 동안 파도와 바람에 깎여 기기묘묘한 풍광을 보여 준다. 이 중 12사도 바위는 18세기경 최초로 이 지역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12개의 바위를 보고 예수의 12제자들을 떠올리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300년도 되지 않는 세월 동안 3개의 바위들이 침식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최근인 2009년 6월에는 아크웨이라는 바위까지 무너져 내려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풍광이지만, 남은 8개의 사도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는 에코투어
최근 제주도 올레길이 자연을 오롯이 즐기는 에코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레이트 오션 워크도 호주의 올레길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한국에서 에코투어가 이제야 유행하는 것과는 달리 호주는 아주 오래전부터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며 관광하는 에코투어가 인기였다.20년 전인 1991년, 비영리단체인 호주 에코투어리즘협회(www.ecotourism.org.au)를 만들어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여행 산업에 활용하는 특화된 여행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초록색 도마뱀이 상징인 협회인증마크를 받지 않은 여행 업체들은 에코투어가 실시되는 지역에서 절대 영업을 할 수 없다. 에코투어의 필수요소는 전문 가이드 육성 시스템이다. 호주는 일찍부터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가이드의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 여행자들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유익하게 에코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호주답게 그레이트 오션 워크 외에도 에코투어의 지역과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호주의 배꼽이라 할 수 있는 울룰루와 카카두 국립공원 트래킹부터 캥거루섬의 자연과 바다를 체험하는 해양에코투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를 가졌다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투어 등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열심히 일해 온 심신을 달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면서도 그 바람에 급하게 많은 것을 지나쳐 오는 것은 아닌지…. 올 여름 휴가는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으며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레이트 오션 워크에 도전하기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104㎞를 7박 8일 동안 하루에 10~15㎞걷는 대장정의 코스다. 하지만 체력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일부 구간만 골라 도전할 수도 있다. 아무런 도움 없이 도전할 수도 있지만 이동 경로에 맞춰 픽업서비스는 물론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과 식사, 잠자리까지 해결해 주는 다양한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자세한 내용은 www.greatoceanwalk.com.au나 그레이트 오션 워크 트레일의 대표 업체인 www.bothfeet.com.au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