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화성에 물이 흐르고 생명체가 살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 리처드 모리스 박사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스티븐 러프 교수 연구팀은 화성 탐사 로봇‘스피릿’이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일부 지역에서 탄산염을 발견했다고‘사이언스’ 6월 4일자에 발표했다.
산성도(pH)가 중성인 탄산염은 과거 그 지역에 물이 흘렀으며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있었다는 증거로 사용된다. 모리스 박사는 “화성의 구세프 크레이터(운석 충돌 구덩이) 근처의 노출된 부분(노두)에서 탄산염을 비롯해 철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발견됐다”며 “오래 전에 마그마가 흐르고 물이 흘렀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과학자들은 이미 10만 년 전 화성 대기가 현재보다 이산화탄소의 양이 풍부했다는 점을 알아냈다.
현재 화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95%가 이산화탄소지만, 현재의 대기는 과거에 비해 매우 희박하다. 이산화탄소가 광물 형태(탄산염)로 바뀌면서 대기 중 농도가 감소했다고 추정되고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물증은 찾지 못해왔다.
NASA가 2003년 화성을 탐사하기 위해 발사한 로봇탐사선 두 대 중 하나인 스피릿에는 화성 암석과 토양 성분을 분석하는 미니 열발산 분광계가 달려 있다.
이 장치로 화성의 토양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구세프 크레이터의 노두는 탄산염을 16~34%나 포함하고 있다. 암석마다 자기 무게의 4분의 1만큼 탄산염을 포함한다는 뜻이며 지금까지 발견된 탄산염의 양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연구팀 관계자는 “탄산염은 중성이지만 마그마의 영향으로 이곳의 물은 극산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극산성 환경이더라도 물이 흘렀다면 환경에 적응한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은 높다”고 추측했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간헐온천만 해도 극산성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해온 미생물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