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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잎에 이슬 맺히지 않는 진짜 이유



연꽃잎에는 이슬이 맺히지 않고‘데구루루’구르는 이유가 뭘까.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단지 연꽃잎의 표면이 독특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연꽃잎이 진동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꽃잎은 겉보기엔 매끄러워 보이지만 확대해 보면 갈라진 틈이 많고 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 크기의 수많은 돌기들로 덮여 있다. 그래서 연꽃잎 표면에는 물방울이 붙기 힘들고 붙어 있더라도 금세 미끄러진다. 과학자들은 이런 연꽃잎을 모방해 방수성이 뛰어난 물질을 개발해왔다.

그런데 일부 방수성 물질 표면에서 물방울이 오히려 응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작은 돌기 사이에 물방울이 고이면서 물 분자 사이의 접착력이 더 커진 탓이다. 심지어 일부 연꽃잎에서도 이런 현상이 관측됐다.

그 이유를 고민하던 미국 듀크대 기계공학과 촨화 첸 교수는 어렸을 적 연꽃잎이 산들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첸 교수팀은 물방울이 응축된 연꽃잎 아래에 스피커를 설치해 연꽃잎을 초당 100번 진동(100Hz)시켰다. 그 뒤 고속카메라로 촬영하자 물방울이 연꽃잎에 닿자마자 튕겨 떨어져 나감을 알 수 있었다. 첸 교수는 “연꽃잎은 가늘고 긴 줄기 끝에 달려 있어 잎 표면에 진동이 생기기 쉬운 구조”라며 “진동이 물방울과 잎 표면 사이의 부착력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진동 효과는 방수 물질과 코팅제를 개발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첸 박사는 “발전소에서 열을 전달하는 파이프 표면을 연꽃잎과 같은 원리로 만든 뒤 적절한 진동을 주면 파이프의 방수성과 열전달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학술지‘피지컬 리뷰 레터스’ 10월 26일자에 발표됐다.

200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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