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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연구방법론은 주제와 소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음과 같은 과정을 따른다.

과학의 연구방법론은 자연계 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소재다. 전체적인 방법론을 묻기도 하지만 연구방법 중에서 일부를 묻는 논제들도 자주 출제되고 있다. 특히 ‘탐구의 설계 및 수행’ 과정은 실제 과학사에 존재했던 업적과 관련해 출제되고 있다. 실험 관측결과를 이용한 ‘자료해석/결과분석’ 과정도 수험생의 과학적 소양을 측정하기 좋은 소재이기 때문에 다수 출제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자료해석/결과분석’에서 필요한 능력인 그래프 분석법을 다룬다. 수치적 관계를 도출해내는 귀납적 연구방법은 과학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래프 분석 : 운석 구덩이의 분포
(가) 달의 표면에는 약 1만 개의 분화구가 있다. 대부분이 ‘달의 고지’ 지형에 풍화되지 않은 채 남아있지만 ‘달의 바다’에도 지름 1km가 넘는 큰 분화구가 1000개 쯤 있다. 이곳에 있는 분화구들은 화산활동 때 흘러내린 용암으로 덮여 메워져 있다.

여기서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만약 달 표면에 있는 1만 개의 분화구가 모두 생기는데 10억 년이 걸렸다면 분화구 한 개가 생기는데 평균 몇 년이 걸릴까. 정답은 10억을 1만으로 나눈 10만 년이다. 그러니까 한 개의 분화구가 형성된 뒤 다음 분화구가 생기기까지 10만 년이라는 간격이 있는 셈이다. 수십억 년 전에 비하면 현재 우주에 있는 혜성과 소행성의 수는 훨씬 적으므로 오늘날 우리가 달에 분화구가 생기는 것을 지켜보려면 10만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표면적이 달보다 넓은 지구라도 지름이 1km 이상 되는 분화구가 생기는데 최소한 1만년쯤 걸릴 것이다.

한편, 달은 고속으로 달려온 소행성에 부딪치면 얼마간 진동한다. 이 진동을 조사하기 위해 레이저 광선 반사법이라는 기술이 동원되는데 여기에는 아폴로 우주선의 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설치한 레이저 반사기라는 특별한 거울이 이용된다. 지상에서 발사한 레이저 광선은 이 거울에 부딪쳐 반사되면서 지구로 돌아온다. 광선이 달까지 왕복하는 시간을 통해 지구로부터 달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

이러한 측정을 여러 해에 걸쳐 거듭한 결과 달이 진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을 칭동(libration)이라고 부르는데 그 주기는 약 3년, 진폭은 3m임이 밝혀졌다.
<칼세이건, 코스모스>

(나) 다음 그래프는 지구와 달의 운석 구덩이의 크기와 구덩이의 그 크기 이상인 구덩이의 누적 개수와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왼쪽은 지구의 경우고, 오른쪽은 달의 경우다.


[접근법] 교과서에서 이상적인 그래프만 보던 학생들은 실제 관측에서도 직선이나 이차함수 또는 지수함수와 같은 명확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 실험에서 얻은 실제 자료는 경향성을 한 눈에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프 1>에 독립변수 x와 종속변수 y의 값을 표시했다. 실제 측정값에서는 오차가 존재하지만, 그래프에는 오차범위 내의 평균값을 표현했다.

x와 y가 대략적으로 어떤 관계처럼 보이는가? 이차곡선(이차함수 또는 포물선)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수곡선(지수함수) 같기도 하다. 삼차곡선이나 사차곡선의 일부일 수도 있다. 눈금이 있으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차의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이 역시 쉽게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그래프 2>는 <그래프 1>에 이차함수(①)와 지수함수(②)를 개략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언뜻 봐서는 두 그래프 모두 자료를 잘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두 가능성을 구분하기 위해 ‘직선’을 이용해보자(기울기와 y절편의 차이는 고려하지 말자). 직선의 모양은 한가지라서 종류가 다양한 곡선과 달리 자료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그래프 3>은 <그래프1>에서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직선으로 표현한 것이다. 변수의 관계는 y=ax+b(a, b는 상수)로 나타낼 수 있다.

만약 직선의 관계식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y축 대신 log y축을 도입해 보자. 이때의 결과는 log y=ax+b이고, 이는 y=10ax+b로 표현될 수 있다. 만일 y축 대신 log y축을 도입했을 때 두 변수들의 관계가 직선 (그래프 4)을 나타낸다면 x와 y는 지수관계(로그관계)가 되는 것이다.

여전히 관측결과가 직선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x축도 log x로 바꾸어 표현해보자(그래프 5). 이때의 결과가 직선으로 표현된다면 x와 y의 관계는 log y=a log x+b라고 할 수 있고 이는 곧 y=kxa가 된다. 즉 y와 x는 차수가 다른 비례관계가 되는 것이다. 이런 그래프를 로그-로그 그래프라 한다. 케플러의 ‘조화의 법칙’인 T2=kr3(T=주기, r=공전반경, k=비례상수)도 로그-로그 그래프로 표현되는 한 예다.

[논제 1] 구덩이의 크기가 운석의 크기와 비례관계라고 가정할 때 제시문 (나)의 그래프에서 운석의 크기에 따른 운석 개수에 대해서 논하시오.

전문가 클리닉
자료에서 수리적 관계를 이끌어내는 쉽지 않은 문제지만 앞으로 출제 가능성이 높은 유형이므로 차분히 풀어보고 익숙해지도록 합시다.

예시답안
제시문 (나)에서 오른쪽 그래프가 (0, 3.4), (2, -0.2)를 지나므로(눈대중이라서 오차가 존재한다) y축과 x축 사이의 관계식은 y=-1.8x+3.4이다.
그런데 단위면적(105km2) 당 누적개수를 Y, 운석 구덩이의 직경(km)을 X라 하면, y=log Y, x=log X 이므로 Y=kX-1.8라고 가정할 수 있다. 수치분석의 오차를 고려하면, 운석구덩이의 누적 개수 Y와 직경 X 사이의 관계는 대략적으로 Y∼1/X2이다.

문제에서 운석의 크기와 운석 구덩이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했으므로 운석크기에 따른 운석 구덩이의 누적개수는 다음과 같다.

즉, 누적 개수가 아닌 개수는 대략적으로 X3에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은 태양계(특히, 지구 근처)에 존재하는 운석의 크기에 따른 분포 비율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논제 2] 지구에서 운석 구덩이의 누적 개수와 크기와의 관계가 달과 다른 이유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전문가 클리닉
지구도 달처럼 운석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크기도 크고, 중력도 강해 운석과 충돌할 확률이 달보다 더 높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석이 달에 더 잘 충돌하는 이유는 지구와 달이 갖는 천체적 특성 차이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인지해 정리하는 접근방법이 필요합니다.

예시답안
지구에서의 운석 구덩이의 크기와 누적개수 사이의 관계 그래프를 보면, 운석 구덩이의 크기가 작을 때는 누적개수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프에 나타난 자료는 실제 지구에 충돌한 운석의 수가 아닌 관측 자료라는 사실을 주목해야한다. 달과 지구에 대한 운석 충돌의 기본적인 환경(누적개수가 운석 크기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요인, 즉 지구의 환경과 달의 환경을 결정짓는 요인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운석의 충돌 자국이 점점 지워지고 있는 지구와 달리, 달에는 대기와 물이 없으므로 충돌한 자국이 오랫동안 보존된다. 이는 작은 운석에 의한 충돌 흔적의 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맞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관련 심화 문항] 다음은 서울대 모의 논술에 출제된 그래프 분석 문제다.

(가) 사람의 감각기관은 대부분 외부 자극에 대해 로그함수적으로 반응한다. 예를 들어 밝기가 F1과 F2인 두 물체가 있다면, 사람의 눈은 그 밝기의 차이를 log(F2/F1)의 비례로 지각한다. 이런 눈의 특성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사례가 별의 등급체계다. 별의 등급은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히파르코스가 고안했는데, 별의 밝기가 100배 차이가 나면 등급으로는 5등급의 차이가 나도록 정의했다. 즉, 별의 등급은 밝기의 로그함수로서, 1등급의 차이가 밝기로는 100 1/5=2.512배의 차이라는 것이다. 등급이 클수록 별은 어두우며, 맨 눈으로는 약 6등급의 별까지 볼 수 있다. 대형 망원경을 이용할 경우에는 20등급인 어두운 별도 관측할 수 있다.

(나) 아래 그림은 밤하늘의 일정한 영역을 대형 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결과로 등급이 m인 별보다 밝은 별의 개수 N(<m)이 m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별과 별 사이의 물질로 인해 밝기가 감소되는 것을 무시한다면, 별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별까지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m이 커지며, 아래의 관측 결과는 우주 공간에서 별들의 분포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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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1] 만약 밝기가 일정한 별들이 우주 공간에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다면, 이 어떻게 주어지는가를 생각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위의 그림에서 관측된 결과에 대해 설명하시오.

[논제 2] 만약 사람의 눈이 지금보다 밝기에 민감해 1등급과 6등급 별의 밝기의 차이가 100배가 아닌 10배였다면, (나)의 관측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논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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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종두 파인만 논술연구소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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