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를 덮고 있는 지각판이 지구 속으로 파고드는 과정이 밝혀졌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대 사스키아 고스 박사는 판이 하부 맨틀 깊숙이 들어가는 과정을 알아냈다고 과학저널‘네이처’2월 21일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순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지구 내부는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나뉜다. 지각은 커다란 판들로 이뤄져 있으며 이 판들이 부딪쳐 산맥, 골짜기가 만들어지고 지진과 화산활동이 일어난다. 지각을 이루는 여러 개의 판들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의 물건처럼 맨틀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지표의 판이 두께가 2900km에 이르는 맨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지각판의 단단함, 탄성 등을 변화시키면서 판이 지구 내부로 들어갈 때 온도와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컴퓨터로 모델링했다. 그 결과 오래되고 무거운 판은 상부와 하부 맨틀 경계까지 파고드는 데 그쳤지만, 젊고 가벼운 판은 하부 맨틀까지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6000만 년이 안 된 젊고 말랑한 판은 하부 맨틀의 경계에서 휘거나 구부러지면서 오랫동안 쌓여 엄청난 덩어리를 형성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덩어리와 연결된 판의 일부가 지표에 남아 있으면 지표의 판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내부로 끌려 들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