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여성 패션의 유행은 노랑, 초록의 화려한 원색의 물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의 남성 취향도 유행이 있을까. 최근 새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는 그럴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생태학·진화생물학과 브루스 라이언 교수팀은 들판에 사는 멧새류인 ‘라크 번팅’(lark bunting)의 암컷이 짝짓기 상대로 수컷을 고를 때 선호도가 매년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해 ‘사이언스’ 1월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수컷 깃털의 특징 5가지와 크기의 특징 3가지가 짝짓기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마다 짝짓기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 바뀌는 현상을 발견했다.
1999년에는 수컷의 부리가 클수록 선택될 확률이 높았지만 2000년에는 몸의 깃털이 검을수록 선호됐다. 2002년엔 몸집이 작을수록 암컷이 좋아했지만 이듬해에는 덩치가 큰 녀석들이 ‘부름’을 받았다. 연구자들은 “5년간의 선호도를 평균한 결과 몸의 깃털 색깔과 부리의 크기에 대한 선호도만이 어느 정도 일관성을 유지했다”며 “암컷의 취향이 변덕스러운 이유는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