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릴라 화석이 발견됐다.
일본 도쿄대 박물관의 스와 겐 박사팀은 최근 에티오피아에서 발견한 치아 화석이 1000만~1100만년 전에 살았던 고릴라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 ‘네이처’ 8월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이 고릴라에게 ‘코로라피테쿠스 아비시니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과학자들이 현존하는 영장류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고릴라가 침팬지나 인류와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걷게 된 시기는 600만~800만년 전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시기를 전후한 화석을 찾기 힘들어 이같은 견해는 ‘유력한 가설’로 남아있었다.
이번 발견으로 고릴라의 등장 시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빨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겐 박사는 “코로라피테쿠스가 살았던 시기로 보아 고릴라가 하나의 종으로 분화된 시기는 가설보다 수백만년 빠르다”며 “고릴라뿐 아니라 오랑우탄 같은 다른 영장류가 분화된 시기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는 “고릴라의 유전자는 아직 해독이 덜 됐고 유전자 조사와 화석 연대측정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화석 연대측정이 정확하다면 고릴라가 분화된 시기는 앞당겨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