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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 사는 오티에노에게


케냐에 사는 오티에노에게

안녕? 나는 한국의 청소년기후대사 정현규라고 해. 기후변화로 그토록 큰 고통을 받고 있다니 얼마나 힘드니?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지구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뭔가 거대한 공포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곤 해.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도 기후가 변하고 있어. 4계절이 뚜렷하다고 하는 우리나라도 온난화 앞에서 ‘4’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봄과 가을이 짧아졌어. 여름과 겨울 두 계절만 있다는 느낌이야.

바닷물이 따뜻해지자 여름 해수욕장에는 독을 쏘는 해파리가 늘었어. 그래서 어렸을 적 헤엄치며 놀았던 앞바다에서 맘 놓고 수영하기도 어려워졌지. 무엇보다 날이 갈수록 태풍의 위력도 세지는 것 같아 걱정이야.

너와 내가 겪고 있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정말 지구가 날로 더워지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요즘 나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어.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어서 빨리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럼 북극에서 만나자~.

올해 13세의 케냐 소년 오티에노 군의 가족은 얼마 전 정든 고향 시엘을 등지고 나이로비로 이사를 했다. 고향 마을이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황폐해졌기 때문이다. 매일 3km 떨어진 강으로 물을 뜨러 가야 했고 식량도 부족했다. 때 아닌 홍수로 아버지마저 잃었다.

정현규(제주 서귀포중 2년) 군은 요즘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오티에노 군과 북극에서 만나 지구온난화에 대해 토론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 군과 오티에노 군은 28일부터 8월 5일까지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서 열리는 ‘1.5도 다운 그린캠프’에 참여할 세계 청소년 기후대사로 뽑혔다.

지구 ‘열병’ 고칠 ‘특효약’ 구해올 터


1.5도 다운 그린캠프 발대식에 앞서 생태주의 퍼포먼스 그룹‘노리단’이 재활용품으로 만든 악기로 연주하고 있다.


2007년 7월 7일 청소년기후대사의 북극 출발을 알리는 1.5도 다운 그린캠프 발대식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발대식은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이 주최하는 ‘지구를 살리자, STOP CO2 1.5도 다운’ 캠페인 행사와 함께 진행돼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한국을 대표할 청소년 기후대사는 정 군 외에 강임석(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1년) 배준규(부산 부산진중 3년) 이동근(대구 능인중 2년) 군, 곽민지(경기 청심국제중 1년) 김지선(경기 의정부서초 6년) 양으로 모두 6명이다.

이들은 캠프에서 세계 8개국(한국, 방글라데시, 브라질, 케냐, 프랑스, 일본, 호주, 이탈리아)에서 온 청소년 대사들과 북극의 유빙과 생태를 조사하며 지구온난화의 실태를 직접 경험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캠프 마지막 날 영국 런던에서 지구온난화를 막는 10가지 실천사항을 담은 ‘1.5도 다운 프로토콜’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알릴 예정이다.

이 날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직접 위촉장을 주며 이들을 격려했다. 이 장관은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라는 노랫말이 ‘파인애플을 심어보자’로 바뀔 날이 올지도 모른다”면서 청소년기후대사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온실가스 저감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소년기후대사 중 가장 맏형인 강 군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실태를 알리는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열병’ 앓는 지구를 구할 ‘특효약’을 구해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치범 환경부장관(뒷줄 가운데)을 비롯한 1.5도 다운 그린캠프 관련 인사들과 함께한 청소년기후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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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안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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