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면역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학연구실 최인표 박사는 “체내 면역체계에서 핵심기능을 하는 자연살해(NK)세포가 골수의 줄기세포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월 22일 밝혔다. 자연살해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에 발표됐다.
최 박사팀은 ‘VDUP1’이란 유전자를 발견한 후 동물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가 줄기세포에서 NK세포가 생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유전자를 갖지 않은 생쥐는 정상 생쥐에 비해 NK세포의 수가 70% 이상 적고 그 기능이 떨어져 있으며 암세포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암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NK세포의 수가 매우 적고 기능이 떨어져 있다.
최 박사는 “이 성과를 이용하면 암 환자의 골수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성숙한 NK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하는 면역세포 치료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요법 등 기존 방법으로 치료하지 못한 말기 암 환자들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