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 수업에 여념이 없는 모험이와 슬기.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슬기가 현관문을 열더니 모험이를 급히 부르며 허겁지겁 집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슬기 : 모험이 오빠~! 오빠~! 어딨어?
모험이 : 내 방에 있어. 무슨 일이야?
슬기 : 오빠, 큰일 났어. 내 손 좀 봐.
모험이가 슬기의 손을 살펴보자 슬기의 두번째 손가락에 뱀처럼 생긴 노끈이 끼워져 있다. 모험이가 손가락을 빼내려고 노끈을 잡아당겼지만 빠지지 않는다.
모험이 : 이게 뭐야? 얼른 빼내.
슬기 : 학교에서 내 짝이 손가락을 펴보라고 하길래 폈더니 이걸 끼우잖아. 근데 끼울 때는 굉장히 쉽게 들어갔는데 빠지지가 않아.
모험이 : 혹시 네 짝이 무슨 말 하지 않았어?
슬기 : 글쎄…. 참!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무슨 힘의 비밀을 알아내야 손가락을 뺄 수 있데.
모험이 : 또 다른 얘긴 없었어?
슬기 : 아! 그리고 잡아당기는 방향을 잘 생각해보랬어. 모험이 오빠, 반지가 안 빠질 때 비누로 씻거나 기름을 칠하잖아. 이것도 그렇게 하면 빠지지 않을까?
모험이 : 글쎄…. 보이지 않는 힘이고 잡아당기는 방향이 문제란 말이지?
슬기 : 오빠, 어떻게 해. 나 계속 이렇게 노끈을 손가락에 끼고 다녀야 되는 거야?
모험이 : 맞다! 바로 그 힘이야! 그럼 반대로 그 힘을 없애주면 되겠네.
슬기야 걱정마. 지금 빼줄게.
슬기 : 정말이야? 빨리 빼줘. 답답해.
과연 모험이는 슬기의 손가락에 낀 노끈을 빼줄 수 있을까.
▶▶▶ 왜 손가락이 빠지지 않을까?
손가락을 노끈 속에 넣고 수평방향으로 잡아당기면 넣을 때와는 달리 여간해선 잘 빠지지 않는다. 이는 노끈과 손가락 사이의 마찰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끈 매듭의 마름모 모양이 수평방향의 힘에 의해 당겨지면 옆으로 늘어나 길쭉해진다. 마름모 모양이 옆으로 긴 형태가 되면 힘을 주지 않았을 때보다 손가락을 위아래로 누르는 수직방향의 힘이 커져 손가락과의 마찰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손가락을 빼기 위해서는 노끈에 반대방향으로 힘을 줘 노끈과 손가락 사이에 약간의 틈을 만들어야 한다.
▶▶▶ 알지네이트를 쓰는 이유는 뭘까?
알지네이트는 칼슘 알긴산염과 해초가 굳어 생기는 규조토가 결합돼 만들어지는 천연물질이다. 인체에 해가 없어 치아의 모형을 뜰 때 사용하거나 의약품, 화장품, 아이스크림 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기도 한다. 알지네이트의 75%는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공기 중에서 쉽게 말라 수축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작업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