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의 큰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이곳에는 원시 영장류인 여우원숭이류가 많이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중 한종인 살찐꼬리여우원숭이는 4월이 되면 자취를 감췄다가 10월이 다 지나서야 슬슬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독일의 연구자들은 이 녀석들이 이 기간 동안 어디서 뭘 하는지 밝혀냈다. 뜻밖에도 7개월 내내 나무의 비어있는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
마다가스카르는 남반구에 위치하므로 이 녀석들이 잠자는 기간은 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에 이른다. 즉 동면인 셈이다. 그러나 열대지방이므로 낮에는 여전히 30℃를 웃돈다. 혹한의 추위를 피해 동면하는 포유류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열대지방에서 동면을 하는 종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필립스대 캐서린 다우스만 교수는 “이들이 잠을 자는 시기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혹독한 건기에 해당한다” 며 “따라서 안전한 곳에서 몸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물과 먹이가 부족한 시기를 버텨내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 같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