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먹이를 낚기 위해 갈고리 모양의 도구를 사용하는 까마귀 베티가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소개된 바 있다. 최근 베티처럼 도구를 쓰는 남서태평양 누벨 칼레도니아 제도의 까마귀들은 사람들처럼 오른손, 왼손잡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알렉스 카셀니크 교수팀은 칼레도니아 제도에서 잡은 10마리의 까마귀를 대상으로 벌레를 잡아먹을 때 나뭇가지나 철사와 같은 도구를 주로 어느쪽 뺨으로 향하게 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왼손, 오른손잡이가 절반씩인 것을 확인했다. 베티는 오른손잡이였으나, 암수에 따른 방향성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베티는 시험관에 든 먹이에 부리가 닿지 않을 때 옆에 놓인 갈고리 모양의 철사를 부리에 물고 먹이를 끌어올렸다. 놀랍게도 다른 까마귀가 베티의 갈고리 철사를 빼앗자 다른 일직선 모양의 철사 끝을 구부려 새로운 갈고리를 만들었다.
동물 사회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한 방향을 선호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사람과 가가운 침팬지조차 50%만이 도구를 쓸 때 한쪽 손으로만 잡는 정도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학회보 B 바이올로지 레터스’ 온라인판 3월 25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