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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5만년 전 사람 발자국 발견

연대측정 둘러싸고 논란

 

제주에서 발견된 5만년 전 사람의 발자국 화석. 그러나 학계에서 인정받으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제주에서 5만년 전 구석기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지난 2월 6일 문화재청은 한국교원대 김정률 교수와 충북과학고 김경수 교사가 이끈 조사단이 지난해 10월 제주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와 안면면 사계리 해안가 일대에서 5만년 전 사람 발자국 1백여점을 비롯해 수천점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함께 발견된 화석으로는 사슴, 말, 새의 발자국과 다양한 동식물 화석들이 있다.

지금까지 구석기인의 발자국 화석은 아시아에서 발견된 적이 없으며 전세계적으로도 6개국 밖에 없을 정도로 아주 희귀하다. 제주 발자국 화석이 한반도에서 인류의 초기 활동을 연구하는데 신기원을 이룰 귀중한 자료로 큰 기대를 모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람 발자국은 21-25cm 정도로, 발뒤꿈치, 중간 아치, 앞꿈치가 잘 나타나 있다” 면서 “제주 지역에 구석기인들이 거주했으며 이들의 신체구조까지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 라고 밝혔다. 또 조사단은 동식물 화석들도 과거 제주도의 동식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화산폭발 분출물에 의해 만들어진 섬인 제주도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어서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조사단은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5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생대 제4기 후기 플라이스토세에 속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 이인규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람 발자국의 주인공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 라면서 “세계 다른 곳에서 발견된 것보다 시기적으로 후대인데다 모양이 뚜렷해 지질학계에 충격을 던질 만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발자국의 주인공이 실제 한국인의 조상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반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시대부터지만, 현재 한국인의 조상은 신석기시대 이후 인류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5만년 전에는 서해가 존재하지 않아 중국대륙과 한반도가 모두 연결돼 있었다” 면서 “제주도가 대륙 남부와 직접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발자국의 주인은 아프리카, 중동, 중국 남부를 거쳐왔을 가능성도 있다” 고 말한다.

한편 제주 화석을 검토할 때 사람 발자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융남 박사가 제출한 소견서는 여러 발자국 화석의 뒤꿈치가 하이힐처럼 올라가 있다는 점과 발자국 화석의 깊이가 똑같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왼쪽 발자국은 왼쪽 바깥부분이 오른쪽 발자국은 오른쪽 바깥부분이 들어간다.

연대추정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발자국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는 칼륨-아르곤법으로 추정한 것인데 오차가 2만년 이상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차가 1백년 이하인 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화석발견 지역을 천연기념물로 가지정하는 한편 연대측정을 포함해 종합학술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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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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