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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독감 비상

인체 전염 여부 정밀조사 나서

 

지난 1997년 홍콩을 강타했던 조류 독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방역 소독중인 양계 축사.


사람과 가금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홍콩 조류 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2월 5일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의 한 종계 사육농장에서 폐사율이 높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 닭 1만9천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같은달 16일 이웃 오리 농장에서도 같은 종류의 인플루엔자가 추가로 발생한데 이어 인근 천안 지역은 물론, 경북 경주, 전남 나주, 충북 청주에서도 의사 독감이 보고되는 등 피해가 전국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독감 발생 지역 반경 10km이내 모든 가축과 달걀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한편 감염된 닭이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농림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이번에 집단 폐사를 불러온 바이러스는 지난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해 감염자 18명 가운데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종류로 판명됐다. 이번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지 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에나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바이러스가 중국산 수입 가금육이나 철새를 통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병원성 3가지 종류가 있는데 홍콩 조류 독감은 고병원성에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고병원성만을 법정가축전염병에 포함시켜 왔으나 아직까지 감염 환자가 보고된 예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조류독감은 분비물을 통해 조류끼리 감염된다고 알려져 왔으나 홍콩에서 처음 사람에게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람끼리는 서로 전염되지 않지만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무서운 독성을 갖고 있다. 조류 독감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 전신 근육통이 생기며 심할 경우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일반 인플루엔자와 함께 중복 감염되면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기 때문에 치료약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변형력은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있는 헤막글루티닌(H)과 뉴러미나다제(N)같은 항원 단백질 분자의 성질에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면역체계는 이를 인식해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독감바이러스의 경우 이에 맞서 표면 구조를 끊임없이 바꿔 나간다. 또 간혹 가축 몸속에 들어간 바이러스와 인간 몸속의 독감 바이러스가 섞여 새로운 악성 변종이 생겨나기도 한다. 바로 이와 같는 ‘대변이’가 역사상 인류에게 대재앙으로 나타나곤 하는 것이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독감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30년 주기론에 대한 공포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역사상 10년 또는 30년 단위로 변종 독감이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는데 바로 이번이그 시기라는 것. 지금까지 알려진 최악의 독감은 지난1918년 2천5백만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이며 1957년과 1968년 아시아와 홍콩에서도 각각 1백만명과 70만명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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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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