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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냄새 맡고 모기 미끼 되는 과학자들

과학의 대표적 3D직종 18선

먼지하나 없는 실험실에서 흰 가운을 입고 첨단 기기를 다루는 사람. 일반인들이 과학자를 생각할 때 종종 떠올리는 이미지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한 과학자들이 많다. 미국의 과학대중지인 ‘파퓰러 사이언스’ 10월호는 과학자들이 직접 뽑은 과학계에서 가장 힘든 직업 18종을 발표했다. 1천명이 넘는 과학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정보기관원들처럼 인류를 위해 험한 일을 마다 않는 과학자들을 만나보자. 미국 과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므로 우리와 차이가 나는 점도 더러 보인다.

방귀 냄새 진단Flatus Odor Judge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위장병학자인 마이클 레빗은 방귀 냄새를 연구하고 있다. 레빗 박사의 조수 두명은 16명의 피실험자가 내뿜은 방귀를 시험관에 모은 다음, 일일이 냄새를 맡았다.

냄새 진단을 통해 가장 지독한 방귀를 골라냈으며 화학성분 분석 결과 황화수소가 주범임을 밝혀냈다.

레빗 박사는 “대변이나 방귀, 입 냄새는 위장 건강의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며 자신의 연구 목적을 밝혔다.

가축 정액 추출Barnyard Masturbator

과학자들은 동물의 자위를 대신하기도 한다. 황소의 정액을 추출할 때는 인공 암컷 생식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거세한 황소 등에 수컷이 올라타는 순간 재빨리 인공 생식기를 끼워 넣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종종 부상을 입기도 한다. 반면 돼지는 자동 자위기구를 이용한다. 과학자들은 돼지가 이 기구에 익숙해지도록 새끼 때부터 장갑 낀 손으로 생식기를 만져 적절한 자극을 줘야 한다.

변기 내 배설물 분석Dysentery Stool-Sample Analyzer

1980년대 초 버지니아 공대 교수인 트레이시 윌킨스와 데이빗 라이얼리는 설사를 일으키는 미생물인 클로스트리디엄 디피실을 연구했다.

화장실 변기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작업을 되풀이하다가 배설물 분석장비 개발 업체 테크랩을 설립하게 됐다. 이 회사 직원 19명은 하루 종일 화장실 변기에서 자사가 개발한 분석장비의 성능을 테스트한다.

브라질 모기 연구Brazil Mosquito Researcher

과학자들은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아노펠레스 달린지라는 모기를 잡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미끼로 내놓는다.

과학자들이 밑을 약간 터놓은 모기장에 들어가 서있으면 곧 모기들이 몰려든다. 모기들은 다리를 물기에 바쁘고, 과학자들은 다리에 달라붙은 모기를 빨대로 빨아들여 용기에 담는데 정신이 없다.

한 연구자는 이런 식으로 3시간 만에 5백마리의 모기를 잡았다고. 물론 이 와중에 3천군데 가까이 물렸다.

접근금지 생물실험실 관리Hot-zone Superintendent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4등급(BSL4)인 병원체 배양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들은 우주복처럼 생긴 밀폐 실험복을 입어야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병원체는 공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밀폐복이 필수적이다.

이 실험실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 실제 연구자들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 실험실에 들어간다. 그러나 실험실 장비를 수리하고 정기적으로 공기 정화 필터를 갈아야 하는 시설관리인은 제집 드나들 듯 해야 한다.

교도소 강간 연구Prison Rape Researcher

미국 사우스다코다대의 심리학자인 신디 스트럭맨 존슨은 감옥 생활의 실상을 처음으로 연구한 사람이다. 그는 수감자들로부터 익명의 진술을 받은 다음, 학생들과 함께 정리했다. 그 결과 수감자들 10명에 한명 꼴로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수감자들의 진술을 정리하던 학생들은 내용의 참혹함에 놀라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동물 박제Carcass Cleaner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동물의 골격과 박제의 이면에는 생물학자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박물관 소속 생물학자들은 살점이 썩어 가는 동물의 사체를 가져와 뼈를 추리거나 박제로 만든다. 생물학자들은 벌레가 득실거리는 동물의 사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서랍에 넣어둔다. 자연적인 부패가 뼈를 추리는데 최고라고 보기 때문이다. 때로는 살을 녹이는 화학물질을 넣어 사체를 끓이기도 하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 말 그대로 ‘죽을 것’ 같다고 한다.

우주비행사Astronaut

우주비행사는 태양계 내에서는 최고의 직업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들은 우주비행 때 인체변화를 시험하기 위해 기꺼이 원심분리기에 들어가 빙빙 돌면서 지구 중력의 몇배나 되는 압력을 견뎌야 한다. 또 저체온 상태를 수시간 동안 견디고, 항문에 각종 검사장치를 꽂고 스트레스 적응 훈련을 받아야 한다.

미터계 홍보Metric System Advocate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미터 프로그램 팀은 파운드와 피트, 갤런 단위를 고수하는 미국인들이 그램, 미터, 리터 단위를 사용하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는 단 두명만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2억8천1백만 미국인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것이다. 그런데 미터 프로그램의 대변인조차 키가 미터로 얼마인지 물었을 때 대답을 못했다고.

시체꽃 재배Corpse-Flower Grower

시체 썩는 냄새를 고대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열대우림지역에서 자라는 아모르포팔러스 타이타늄라는 식물은 꽃송이의 키가 몇m에 달하는데, 개화 때까지 성장하려면 3년 정도 소요되며 개화 첫날 8시간 정도 시체 썩는 냄새를 풍긴다. 세계 1백여개의 온실에서 식물학자들이 세계 최대의 악취 꽃을 생산해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최근 독일 본대학에서는 2.7m 높이에 60kg이나 되는 악취 폭탄꽃을 피워내는데 성공했다.

멸종위기종 연구Endangered Species Ecologist

전세계에 단 3마리만 남은 새를 연구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와이에는 34종의 멸종위기 조류가 있는데 포오울리란 새는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만 남아있다.

하와이 삼림야생동물보호국의 과학자들은 이 새들을 잡아 교미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 과학자들은 수십년 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 새들도 멸종됐다고 보지 않고 이들을 추적 중이다.

박사후 과정Post doc

박사후 과정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정규 직장을 얻기 전에 연구에 집중하는 시기다. 그러나 이 과정을 마쳤다고 다 직장을 얻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공계 박사들이 과잉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박사 취업시장에서는 과학자로서의 지적 능력보다는 쥐에 물려가면서 주당 80시간의 일을 할 수 있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물고기 숫자 세기Fish Counter

댐은 연어의 회귀를 방해하는 장벽이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연어가 거슬러오를 수 있는 사다리식 통로를 만들어두고 있다. 물고기 계수원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하루 8시간씩 교대로 근무하면서 사다리 위로 헤엄쳐 올라가는 연어의 수를 계수기의 버튼을 눌러가며 센다. 이들이 측정한 자료는 연어 낚시의 한도를 정하는데 이용된다. 요즘은 연어 수가 늘어 1시간에 3백번까지 버튼을 누른다. 지루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지만 요즘처럼 보람 있을 때도 없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줄기세포 연구U.S.Stem Cell Researcher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기존의 78개 줄기세포주 외에 더이상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을 막는 법령을 제정했다. 줄기세포는 간이나 혈액으로부터 뼈와 피부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만능세포. 그러나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정란을 파괴해야 하고 때로는 체세포복제도 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줄기세포 연구가 일반인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시가 말한 78개 세포주 가운데 쓸만한 것은 11개에 불과한 것. 해양학자에게 바닷물 한컵을 건네고는 “이것을 가지고 바다를 연구하라”는 격이다.

행성 보호Planetary Protection Officer

나사에는 지구와 다른 행성이 인간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막는 사람이 있다. 우주선이 지구의 미생물을 다른 행성에 옮기거나 반대로 다른 행성의 미지 생물체가 지구에 퍼지는 것을 막는 일이다. 나사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이 만든 정밀 기기들을 보물단지처럼 여기는데, 행성 보호관들은 이것들을 1백11℃에서 삶는 악역을 담당한다.

핵융합 연구Fusion Researcher

중세 사람들은 성당 하나를 몇대에 걸쳐 만들었다. 종교적 신념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학계에선 핵융합 연구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50년 동안 미래의 에너지로 연구를해왔지만 아직도 20년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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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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