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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꿈 이뤄낸 현대판 영웅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양리웨이

“감각양호!”(발사 34분 후 지상과 가진 첫번째 교신에서).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가 대기권밖에서 처음 터트린 감탄사는 ‘느낌 좋다’란 말이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양은 이번 비행의 조종간을 쥐게 될 최종 후보 선정을 앞두고 동료 우주인 두명과 치열한 접전을 치르고 있었다. 발사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첫 우주 비행의 영광을 차지하게 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양을 비롯한 최종 선발자 3명은 모두 10년 가까이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최고 베테랑 중 베테랑이었다. 그런 시간도 잠시. 양은 그날 오후 자신이 중국 우주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주인공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의 운명이 그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앙리웨이

우주여행을 향한 꿈

양리웨이는 1965년 중국 랴오닝성 후루다오시 수이중현에서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비교적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다. 교사 출신의 부모 밑에서 성장한 그는 일찍부터 차분하고 강직한 성격을 형성해 나갔다. 양은 수영과 아이스 스케이트를 즐기는 활동적인 소년이었다. 학교 성적은 보통 수준이었지만 과학 과목만큼은 언제나 남들보다 앞섰다.

이런 그가 우주인이 되기 위한 꿈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3년. 우주 개발에 나선 중국 정부가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하면서부터다. 18세때 공군에 선발된 뒤 그때까지 양은 이미 1천3백50시간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비행 학교를 함께 졸업한 동기들보다 훨씬 앞선 기록이었다.

우주를 향한 꿈은 1996년 전국에서 모두 14명을 뽑는 우주비행사 후보 시험에 통과하면서 더욱 구체화된다. 함께 선발된 우주인 후보들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투기 조종사 출신. 모두가 신장 1백70㎝에 몸무게는 65㎏ 전후의 다부진 체격을 갖추고 있었다. 양과 그의 동료들은 곧 베이징에 위치한 우주기지에서 우주여행을 대비한 6년간의 지옥 훈련에 들어간다. 중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의 앞에는 우주 환경 적응 훈련을 비롯해 각종 장비 조작법 습득, 각국과의 교신을 위한 언어 훈련 등 혹독한 과정만이 놓여 있었다. 4년마다 고작 10일 정도의 휴가만이 주어졌다. 그러나 양은 이 모든 훈련을 거뜬히 이겨내고 최종 후보 3인의 명단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백68cm 단신의 체구였기에 더욱 놀랄만한 일이었다.

양을 선발한 교관들은 후일 “어릴 때부터 길러진 신중함과 뛰어난 심리적 안정성, 체력 등 그의 모든 조건은 우주인으로서 최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교신에서 “느낌 좋다. 내일 보자”란 짤막하고 여유로운 말투로 자신의 이런 담대함을 잘 표현했다.

올해 서른여덟에 컴퓨터 광, 그리고 한 딸의 아버지. 어쩌면 평범한 공군 조종사로 남을 뻔했던 양리웨이는 중국 우주 과학 시대의 본격적인 시동을 건 주인공이 됐다. 이미 양은 중국 인민의 영웅 레이펑(雷鏠)에 버금가는 인물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레이펑은 22세의 젊은 나이로 순직한 중국인민해방군으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타적 삶의 화신으로 숭앙되고 있는 인물. 이 현대판 레이펑의 탄생은 중국 정부가 추진중인 우주 개발 계획과 맞물려 한동안 13억 중국 인민들을 강하게 결집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장정에서 시작된 격동의 중국 현대사가 우주 개척이라는 과학 혁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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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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