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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부르는 수정체 변화

탄력감소설 vs 성장설

대부분의 사람들은 40대가 넘어서면서 신문을 보기 어려워진다. 또 먼 거리를 보다가 가까운 거리를 보면 초점이 빨리 맺히지 않는 증상을 경험한다. 이렇게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노안 또는 노시라고 한다. 노안은 젊었을 때 시력이 어느 정도인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현상이다.

노안은 수정체 두께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물에서 반사된 빛은 눈의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망막에 상이 맺힌다.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는 모양체에 의해 두께가 조절된다. 모양체와 수정체는 모양소대라는 끈처럼 생긴 근육으로 연결돼 있다.

수정체가 자라 노안 발생?
 

(그림) 공막확장술


가까운 거리를 볼 때는 모양체가 모양소대를 느슨하게 해 수정체를 두껍게 만든다. 두꺼운 수정체는 굴절력(굴절률)이 크기 때문에 수정체를 지난 빛이 큰 각도로 꺾인다. 반면 먼 거리를 볼 때는 모양체가 모양소대를 잡아당겨 수정체를 얇게 만든다. 얇은 수정체는 굴절력이 작으므로 빛이 통과하면서 작은 각도로 꺾인다. 정상 시력을 가진 눈에서는 이렇게 수정체의 두께가 변하기 때문에 항상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히 맺힌다.

1850년 독일의 헬름홀츠 박사는 나이가 들면 수정체 자체의 탄력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노안이 생긴다는 학설을 발표했다. 즉 모양소대가 느슨해지거나 팽팽해지더라도 수정체의 두께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샤카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점점 커지는 것이 노안의 원인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수정체는 머리카락이나 손톱처럼 매년 약 0.02mm씩 자란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점점 커지면 수정체와 모양체 사이의 간격이 매우 가까워진다. 이렇게 되면 모양소대가 모양체와 수정체 사이에서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뻗어있지 못하고 처진다. 그래서 모양체가 모양소대에 가하는 힘이 수정체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그 결과 수정체의 두께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노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헬름홀츠 박사와 샤카 박사의 두 가설 모두 노안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돋보기안경을 쓰거나 수술로 치료

40세가 되면 수정체의 굴절력이 10세 때보다 약 3배, 45세가 되면 약 4배 낮아진다고 한다. 물체의 상이 망막 뒤에 맺혀 가까운 곳이 잘 안보이는 원시인 경우는 수정체의 굴절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상 시력인 사람보다 빨리 노안이 나타난다. 반면 물체의 상이 망막 앞에 맺혀 먼 곳이 잘 안보이는 근시인 사람은 수정체의 굴절력이 강한 경우가 많아 비교적 노안이 늦게 나타난다.

노안 치료의 기본적인 방법은 돋보기안경을 착용하는 것이다. 돋보기안경의 볼록렌즈는 수정체 역할을 해 굴절력을 높여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게 한다.

노안을 치료하기 위한 또다른 방법으로 외눈주시법이 있다. 한쪽 눈은 먼 거리를, 다른 한쪽 눈은 가까운 거리를 볼 수 있도록 수술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양쪽 눈을 모두 사용해서 보는 기능을 인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므로 수술 후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샤카 박사의 학설을 바탕으로 하면 공막확장술로 노안을 치료할 수 있다. 눈은 희고 단단한 공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양체가 붙어있는 공막 부분을 절개해 공막확장밴드를 삽입하면 수정체와 모양체 사이의 간격을 넓힐 수 있다. 따라서 수정체의 두께를 변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모양소대도 팽팽해진다. 이 방법은 각광을 받아오다가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해 최근에는 그다지 많이 시술하지 않고 있다.

한편 라식수술을 할 때 각막을 다초점렌즈처럼 깎아내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수정체뿐만 아니라 각막역시 눈에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각막을 부분마다 다른 두께로 깎아내면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의 상이 모두 망막에 잘맺히게 된다.

200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노제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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