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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총 세례받는 휴대폰



각종 이동통신 장비의 급증으로 주위 환경에 전자파가 범람하는 요즘. 사람들은 전자파로 인해 어떤 해를 입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함께 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전자파는 단지 휴대폰과 같은 이동통신 기기만이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자리잡은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서 외부의 안테나, 휴대폰 기지국, 각종 전선에서도 전자파가 쏟아진다.

이같은 전자파의 홍수 속에서 사람을 구출해야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구출대상에 전자파 발생원인 전자제품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전자제품도 다른 전자제품이나 외부환경에 의한 전자파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점은 손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PC가 빼곡하게 들어 차있는 환경에서 컴퓨터를 켤 때 바로 그 주위에 위치한 컴퓨터 모니터의 화면이 흔들린다. 또 헤어드라이어를 켜진 상태의 TV 근처에서 작동시키면, 브라운관에 약간의 흔들림이나 흰 반점이 나타난다.


정전기 때문에 치명타 입을 수도

따라서 전자제품은 사람이나 다른 전자제품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안전한 범위 내로 전자파를 발생해야 한다. 그 기준은 세계적으로 안전규격을 마련하는 몇군데 기관에 의해 이미 마련돼 있다. 소비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제품은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시험받는다. 이를 EMI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전자기 간섭) 테스트라고 한다.

EMI 테스트를 하려면 전자파 차폐실이 필수적이다. 일반 환경에서는 도저히 한 제품만의 전자파 발생량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파 차폐실은 외부의 전자파를 차단할 뿐 아니라 바닥을 제외한 사방이 전파를 완전히 흡수하도록 특수 재질과 독특한 모양의 벽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우리 환경이 지면을 제외하고 사방이 펑 뚫려있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안테나가 설치돼 있고, 그 앞에 제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안테나는 위아래로 움직이며, 테이블은 3백60°를 회전한다. 따라서 안테나의 높이와 테이블의 회전을 통해 제품이 사방으로 발생시키는 전자파를 측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측정한 최고치가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외부 전자파에 대해 얼마나 견디는지에 대해 전자제품은 시험을 받는다. 이는 EMS(ElectroMagnetic Susceptibility, 전자기 민감도) 테스트다. 그러니까 EMI와 EMS는 서로 대립되는 테스트인 셈이다.

어쨌건 제품 자체는 일정 범위의 외부 전자파에 대해 내성을 가지도록 제작된다. 그리고 EMS 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이 제품은 외부 전자파에 안전하다고 인정을 받는다. 여기서 외부 전자파란, 겨울철 정전기나 번개같은 자연환경에 의해서이거나, 다른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겨울철 정전기는 휴대폰에 치명적이다. 정전기는 순간적으로 1만-3만V의 전압을 낸다. 이 정도의 순간 전압은 좁은 공간에 밀집된 휴대폰의 부품들을 손상시킬 수 있다. 때문에 휴대폰은 겨울철 정전기에 대해 견딜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하며, 이에 대해 EMS 테스트를 받는다. 전자총으로 휴대폰의 내부에 고전압을 쏘아주는 방법이 쓰인다.

앞으로 EMI, EMS 테스트에서 요구하는 전자파 기준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점점 더 많은 전자제품이 우리 생활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PC를 비롯한 각종 정보통신기기의 초고속화, 초집적화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CPU의 속도가 점점 높아지면(초고속화) 발생하는 전자기파가 더욱 고주파가 되고, 초집적화되면 제품은 더욱 쉽게 외부 전자파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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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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