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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침술 등이 금연에 큰효과

6백건의 연구논문 조사결과

어떤 방법으로 금연작전을 세우는 것이 최상책일까? 또 그 성공확률은?
 

흡연자의 4분의 3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것을 끊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흡연자들이 있다. 이들은 금연학교에 등록하기도 하고, 금연 껌을 씹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금연에 성공하는 일은 험란하기만 하다. 지난해 말 MBC에서 방영한 단막극 '금연주식회사'도 이러한 애연가의 고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영국의 보험계리인협회는 지난 해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사망률이 2배 높으며, 평균수명도 6년이나 짧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울러 흡연자의 4분의 3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금연하는 것이 최상책일까. 이를 밝히기 위해 미국 아이오와대학의 존 시미트교수팀은 금연법의 효력에 관해 연구한 6백건의 논문을 모아 다시 통계적으로 처리했다(이같은 분석을 흔히 메타분석이라고 한다).

6백건의 논문에서 조사된 총인원은 7만2천명에 달했는데 여기에는 미국인 스칸디나비아인 그밖의 유럽인들이 포함돼 있다.

시미트교수팀이 수행한 메타분석(meta-analysis)의 결과는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실렸는데 총흡연자중 19%가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5명중 한명꼴로 금연작전을 차질없이 끝낸 것. 흡연자이면서 동시에 심각한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같이 동기가 확실한 경우에는 금연 성공률이 높았다(36%). 하지만 일반적인 흡연자들에게 가장 높은 금연성공률을 가져다 준 방법은 최면요법이었다. 깊은 이완상태에서 암시적인 테이프를 듣는 것만으로도 30%라는 높은 금연성공률을 나타냈다는 사실은 다소 예상밖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48건의 논문에서 6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므로 신빙성은 상당히 높다고 보여진다.

두번째로 높은 성공확률을 나타낸 금연법은 복합법이었다. 예컨대 운동과 호흡요법을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29%의 금연성공률을 기록했다. 세번째는 혐오감을 주는 담배를 제공하거나 주변에서 담배가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25%). 그 뒤를 침술을 이용해 금연하는 방법이 따른다(24%).

반대로 성공률이 가장 희박한 금연법은 주변사람들로부터 듣는 충고다. 이때의 금연성공률은 0%다. 자신의 의지도 금연에 그리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수준이다(6%). 우편물이나 책을 통한 금연계몽법도 성공률이 9%에 불과하고 금연껌(니코틴껌)의 공헌도는 10% 정도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개발된 피부에 붙이는 금연약이 어떤 효능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

"의사의 충고가 흡연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효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은 의외였다"고 시미트교수는 말한다.

미국의 금연캠페인단체인 ASH(Action on Smoking and Health)의 위원장인 데이비드 플록은 최면술이 높은 금연효과를 보였다는데 대해 놀라워하면서 "그 증거가 빈약하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영국 의학 및 치의학 최면협회의 회장인 크리스토퍼 파틴슨은 당연한 결과라며 최면술의 효능을 치켜세운다. 아울러 최근에 개발된 심리적 이완법은 60%의 금연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최면이나 침술 등이 금연결심을 열매맺게 하는데 주목할만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다. 더구나 니코틴껌이나 그밖의 의학적인 도구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하나 우리도 이 분야를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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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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