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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빼려면 30분 이상 뛰어라

운동 초심자는 가벼운 걷기가 적합

나이가 들면 자꾸 나오는 똥배가 걱정이다. 뱃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깅이나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경우 30분 이상 달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가벼운 걷기가 더 좋다고 하는데….

외모에 치명타이자 건강에 적신호인 뱃살. 뱃살의 정체는 무엇일까. 뱃살은 몸에 있는 체지방의 일종으로 배에 존재하는 지방층이다. 크게 배의 피하지방과 장 사이에 존재하는 내장지방으로 이뤄진다.

조깅과 같은 가벼운 달리기가 뱃살, 즉 복부의 지방을 빼는데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다. 단 10-20분 달려서는 안된다. 30분 이상 달려야 비로소 뱃살이 빠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비만이 심한 사람이라면 가볍게 걷는 운동이 더 좋다. 왜 그럴까.

탄수화물은 나무, 지방은 기름

달리기가 체지방을 줄이는데 왜 효과적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운동할 때 나타나는 몸의 에너지 대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운동할 때 몸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바로 탄수화물과 지방이다. 하지만 운동 중 어떤 것이 에너지원으로 선택되는지는 운동의 강도나 시간, 그리고 개인의 체력상태와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관심인 체지방은 크게 지방세포(지방조직)와 근육에 중성지방으로 저장돼 있다. 지방세포에 저장돼 있는 중성지방은 분해돼 운동을 하면 지방산의 상태로 혈액(혈장)에 포함되는데, 이를 유리지방산이라 부른다. 유리지방산은 근육으로 이동해 에너지원이 된다.

먼저 운동 강도에 따른 지방 소모에 대해 살펴보자(그림1). 걷기와 같은 낮은 강도의 운동(최대산소섭취량의 25-30% 산소를 소비하는 운동)에서는 지방이 전체 에너지원 중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이때는 주로 지방세포로부터 유리지방산의 분비가 촉진돼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고, 근육 내 중성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비율은 매우 낮다(물론 소모되는 절대지방량은 중간 정도 운동 강도인 달리기보다 적다). 탄수화물의 소모는 어떨까. 낮은 강도에서는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20% 미만일 정도로 매우 낮으며, 특히 근육 내의 글리코겐(탄수화물의 일종) 분해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림1) 운동강도에 따른 에너지원의 비율^에너지원에서 운동강도가 낮은 때는 지방이 대부분을 차지하다 가, 점차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탄수화물의 비율이 늘어난다.


한편 운동 강도가 증가할수록 유리지방산의 농도는 점차 감소한다. 그러나 이때에는 근육 내 중성지방이 많이 쓰이며, 결국 총 지방산화량은 조깅이나 달리기와 같은 중간 강도의 운동(최대산소섭취량의 65% 산소를 소비하는 운동)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물론 근육 내 중성지방은 뱃살과 직접 관련 없지만, 중간 강도의 운동을 오랜 시간 하면 뱃살과 관련된 피하지방에서 분해된 유리지방산이 낮은 강도의 운동에서보다 더 많이 소모된다. 그래서 소비되는 지방량이 제일 많은 달리기가 체지방을 빼는데 효과적이다. 이때 총 지방산화량에서 유리지방산과 근육 내 중성지방의 이용률은 거의 비슷하다.

이에 반해 4백m 달리기(중거리 달리기)와 같이 최대산소섭취량의 85% 이상인 강한 운동 강도에서는 유리지방산의 농도가 줄고 근육 내 중성지방의 분해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총 지방산화량은 낮아진다. 이때에는 근육 내 글리코겐이 가장 많이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운동 중 에너지 대사를 정리하면, 운동강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점차 운동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원으로서 지방의 비율이 낮아지고 탄수화물의 비율은 점차 높아진다. 하지만 절대적인 지방산화량이 제일 많은 운동은 중간 정도 강도인 달리기다(그림2). 즉 달리기가 뱃살과 같은 체지방을 빼는데 적합한 것이다.


(그림2) 운동강도에 따른 에너지원의 세부항목^달리기와 같은 중간 강도의 운동이 근육 중성지방과 유리지방산을 포함한 총지방소모량이 제일 많다.


다음으로 조깅이나 달리기에서 운동 지속 시간에 따른 에너지원의 변화를 보자. 운동초기에는 주로 탄수화물이 산화돼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탄수화물은 지방보다 산화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먼저 산화된다(그림3).


(그림3) 운동시간별 에너지원의 비율^운동 시작 30분 후부터 지방의 소비율이 탄수화물보다 높아진다. 따라서 체지방을 빼려면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


하지만 점차 운동시간이 길어져 약 30분 이상이 되면 이번에는 주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탄수화물은 일정량만 몸에 저장돼 쉽게 고갈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방은 평소에 남는 영양을 저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탓에 탄수화물보다 더 많은 양이 저장된다. 특히 여분의 탄수화물도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간단히 말하면 조깅이나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할 때 에너지원이 초기에는 탄수화물에서, 시간이 30분 이상 길어지면 지방으로 바뀐다는 말이다. 탄수화물은 빨리 타기 시작해 금방 화력이 약해지는 나무에, 지방은 늦게 타기 시작해 화력이 오래 가는 기름에 비유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뱃살과 같은 체지방을 빼려면 30분 이상 달려야 하는 것이다.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이유

이제 달리기가 왜 체지방 감량에 효과적인지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운동 중 소비된 전체 에너지량이 많을수록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높은 강도의 운동은 낮은 강도의 운동보다 단위시간 당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 즉 걷기나 달리기를 똑같이 30분씩 했다고 가정할 경우, 걷기보다 달리기시의 에너지소모량은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걷기와 같은 낮은 강도의 운동보다 달리기와 같은 약간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면, 에너지가 더 많이 사용되고 결국에는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인 사람이 속보와 달리기를 각각 30분씩 한다고 가정해보자(그림4). 속보는 시속 5.6km(일반인이 보통 걷는 속도의 1.5배)일 경우 분당 에너지소모량은 4.9cal/분 정도이다. 여기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비율은 전체 에너지소모량의 72% 정도가 된다. 즉 이런 속보시 3.53cal/분 정도의 지방이 연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지방 1g은 9cal를 발생한다. 따라서 분당 3.53cal를 소모할 경우 지방이 분당 0.39g이 소모된다. 결국 이런 속보 운동을 30분 했을 경우 11.7g 정도의 지방이 연소된 셈이다.

이에 반해 달리기 운동을 할 때는 운동강도가 약간 높아지므로, 에너지원으로서 지방의 비율은 속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지만 전체 에너지소모량은 증가한다. 보통 달리기시에는 걷기나 속보에 비해 에너지소모량이 약 2배 이상으로 높다. 즉 시속 9.6km(일반인의 마라톤 속도)로 달리기를 할 경우 분당 에너지소모량은 12.3cal/분 정도 된다. 여기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비율은 약 45%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속보에 비해 상대적인 지방이용률은 낮지만, 전체 에너지소모량이 높기 때문에 달리기를 할 때 실제 지방이용률은 분당 약 5.5cal가 된다.

따라서 분당 5.5cal를 소모할 경우 분당 0.61g의 지방이 소모된다. 결국 이런 달리기 운동을 30분 했을 경우 18.3g 정도의 지방이 연소된 셈이다. 따라서 달리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의 운동인 걷기에 비해 지방 연소비율은 작지만 달리기시의 전체 에너지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지방을 훨씬 더 많이 연소하는 것이다. 달리기가 체지방 감량에 있어 효과적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지방연소는 개인의 운동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즉 체력(운동능력)이 좋은 사람은 동일한 운동 중에도 보통 사람보다 최대산소섭취량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동원된다. 특히 달리기는 심폐 체력을 강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체력이 좋다. 따라서 이런 사실도 체력을 요하는 달리기가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이론을 뒷받침해줄 수가 있다.


(그림4) 30분 동안 속보와 달리기를 했을 때 지방소모량 비교^속보와 달리기를 각각 30분 동안 했을 때 지방소모량은 달리기가 속보보다 더 많다. 따라서 체지방 감량에는 달리기가 속보보다 효과적이다.


비만인은 낮은 강도 운동부터

그렇다면 이제 달리기가 체지방 중에서도 특히 뱃살을 빼는데 효과적인지를 살펴보자.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쾌하게 뱃살, 즉 복부지방을 감량하는 효과적인 운동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운동을 통해 신체 각 부분의 체지방이 감소할 때 체지방이 많이 분포돼 있는 곳부터 빠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분명한 사실은 에너지소모량이 많은 운동을 할 경우 복부지방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달리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뱃살을 빼는데 효과적이다.

뱃살을 비롯한 체지방 감량을 위해 달리기 운동을 할 때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보통 식사 직후에는 몸 안에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된다. 이런 인슐린은 부분적으로 지방분해를 방해해 지방대사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식사직후의 운동은 체지방 감량 측면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

둘째, 에너지소모량을 증가시킨다고 강도가 너무 높은 운동을 할 경우 지방대사는 줄어든다. 즉 고강도의 운동을 할 때 혈액 내 피로물질인 젖산(심하게 운동할 때 글리코겐의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이 과잉으로 축적되고, 이렇게 과잉으로 축적된 젖산은 조기에 피로를 유발하고 지방대사를 억제한다. 따라서 강도가 너무 높은 운동은 피하도록 한다.

셋째, 운동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동원되는 비율은 점점 증가된다. 따라서 뱃살(복부지방)이나 체중 감량을 원할 경우 30분 이상 장시간 동안 운동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넷째, 운동을 처음 시작하면 뱃살 중에서 피하지방이 먼저 빠진다. 반면 뱃살 가운데 내장지방은 운동을 꾸준히 한 후에야 빠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심각한 비만인의 경우 내장지방이 많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을 해야 뱃살을 뺄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만인이나 운동 초심자가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할 경우에는 달리기와 같이 운동강도가 높은 운동보다 걷기와 같이 강도가 낮은 운동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시작할 때 무릎이나 발목과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기 쉽고 운동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만인들은 달리기를 하기 전에 걷기와 같이 강도가 낮은 운동을 먼저 시작하고 체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200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박원하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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