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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60억원짜리 최초 민간우주여행

데니스 티토에 이어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도 준비

러시아어로 좋다는 뜻인 ‘하라쇼’를 외치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엄지손가락을 내민 사람, 데니스 티토. 우리 돈으로 약 2백60억원인 2천만달러를 러시아에 지불하고 최초로 우주관광에 나선 억세게 운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가 우주여행을 꿈꾼지 40년만에 이룬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여행 뒤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알력이 있었다.

미르에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키 1백64cm, 체중 63kg인 데니스 티토는 6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8개월 간 러시아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에서 9백시간의 훈련을 이겨냈다. 이 가운데 중력의 8배를 견뎌내는 훈련도 있었다니 그의 집념은 대단했다.

이탈리아 이민 2세인 그는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러시아의 스푸트니크가 발사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우주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경쟁이 너무 치열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투자사업자로 변신해 많은 돈을 벌었고, 1991년 옛소련에 거액을 제시하며 자신의 꿈에 다시 도전했다. 당시 옛소련이 운영하던 우주정거장 미르호로 왕복여행을 원했던 것.

하지만 그의 우주여행 꿈은 옛소련이 붕괴돼 미뤄졌고, 지난해 미르호가 남태평양에 수장되면서는 아예 접어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꿈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여행지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선회하면서부터다. 물론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미항공우주국(NASA)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 민간인이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게 되면 다른 우주비행사의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티토는 동행없이 ISS 미국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사고를 당해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으며 ISS에 피해를 입힐 경우 배상한다고 서약한 후에야 우주여행에 나설 수 있었다.

지난 4월 28일 티토는 카지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발사장에서 소유즈로켓에 실려 ISS로 향했다. 물론 그의 임무는 우주여행. 30일 ISS에 도착한 그는 우주에서 주로 오페라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으며, 창 밖으로 지구를 바라보는 등 한가로이 지냈으며 우주비행사들의 식사운반을 돕기도 했다. 6일간의 우주생활을 마친 후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니스 티토가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성공리에 들어가는 모습.


상품화 전락 우려 목소리

티토의 성공적인 여행으로 그의 뒤를 잇는 민간우주여행자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거액을 지불할 수 있는 일부층에 한정되는 이야기다. 일례로 데니스 티토의 우주여행 즈음 미국 USA 투데이, 영국 BBC 등의 외신은 티토에 이은 두번째 민간 우주여행자가 블록버스터 타이타닉의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앞다투어 전했다. 카메론 감독은 이미 의학적 테스트를 통과했고, 앞으로 2년 내에 ISS로 여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미국은 NASA가 러시아와 안전지침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고했다.

우주여행계획이 이뤄지면 카메론 감독은 ISS에서 두시간짜리 장편영화, 아이맥스 3차원영화, 4시간짜리 TV 특집물을 포함해 스펙타클한 우주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우주에서 사용되는 카메라는 그곳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일본 소니연구소의 세계적인 영화공학자와 협력해 최신 카메라를 준비중에 있다. 또한 카메라를 싣고 ISS의 내부를 날아다닐 원격작동기구도 건설하려고 한다. 타이타닉의 멋진 첫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러시아의 난파 잠수함 속에 뛰어들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2003년 우주에서는 어떤 모험을 감행할지 사뭇 기대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티토의 이번 우주여행비용으로 우주관련예산의 6분의 1을 챙긴 러시아가 우주여행을 너무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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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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