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3. 왜 포스트PC인가

" 과대포장에 속지 말라 " 지적도

포스트PC에 대한 열기가 불붙고 있다. 국내의 한 컴퓨터 업체는 포스트PC 생산공장을 따로 설립하기도 했다. 왜 갑작스럽게 포스트PC에 대한 열풍이 부는 것일까. 뜨거운 열기만큼 현재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무언가가 실현되는 것일까.


이더넷(ethernet)^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술 이 적용되는데 그 중 하나가 이더넷이다. 현재 기업이나 학교, 공공기관에서 사용되고 있 는 LAN이라고 일컬어지는 근거리통신망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다. 보통 속도가 10Mbps이지만 기가비트 이더넷의 경우 1천Mbps까지 지원한다. 최근 무선통신 에서도 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휴대폰만한 크기의 단말기 하나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으리라는 상상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포스트PC에 대한 경쟁이 심해질수록 그 가능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즉 각 업체들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사용자들을 편리하게 해주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컴덱스 2000에서 확실하게 나타났다.

어디에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무선이더넷을 이용한 노트북, 10m 내외의 통신을 담당하는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메일과 데이터를 가까운 프린터로 출력시키는 휴대폰,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돼 사용자가 종이에서 PC나 팩스로 직접 데이터를 전송하는 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인터넷으로 바로 전송되는 카메라 등이 지난 컴덱스에 전시됐다. 벤츠는 차 안에서 언제든지 영화를 보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무선시스템 구축 차량까지 선보였다.

네트워크가 포스트PC시대 열어

모든 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휴대폰만으로도 원하는 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벌써부터 사람들을 희망에 부풀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며,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원한다. 만능 제품, 일명 슈퍼맨 기능의 제품을 원하고 있다.

이런 사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소니, 선마이크로시스템, IBM, HP, 마이크로소프트, 컴팩, 삼성전자 등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은 포스트PC에 대한 ‘PC 전면대체론’과 ‘PC 보완론’ 논쟁에도 불구하고 정보가전단말기, 홈네트워킹, 무선 인터넷, 오락(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전부분에 적용될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PC가 21세기 IT산업의 전면에 부상하게 된 것은 인터넷을 축으로 한 네트워크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존 PC와는 다른 다양한 형태의 정보교환도구가 가능해지고, 이에 따른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이동성과 휴대성을 극대화하고 인터넷 접속과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며, 다양한 응용분야를 지닌 포스트PC가 이같은 요구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으로 ASP(응용프로그램 공급)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게 돼, 지금의 PC와 같은 하드웨어가 없어도 PC와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작업한 파일과 데이터들은 네트워크에 저장되며, 어느 곳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하면 곧바로 다시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 미국의 PC보급률은 50-60%선에서 더이상 올라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도 비슷한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매니저 보브 비세는 “미국의 PC 보급률이 60% 가까이 올라간 상황에서 더이상 보급률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에 비해 인터넷 접속과 전자우편 기능만 갖춘 웹터미널, 셋탑박스, 포켓PC, PDA 등 특수기능에 인터넷 기능을 추가시킨 제품이 더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한다.

컴팩의 수석부사장 마크 라슨도 “PC 이외의 시장에서 MP3와 같은 음악재생기기가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터넷 접속장치 등도 유망하다”고 전망한다.

이처럼 대형 PC업체와 관련 업체들이 포스트PC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P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이에 비해 인터넷 관련 시장이나 PDA 등의 다양한 단말기 관련 시장은 아직도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PC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사용자들의 요구에 비해 정체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운영체제인 윈도2000이나 인텔에서 발표한 1GHz CPU(중앙처리장치)가 이전 제품에 비해서 그다지 좋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계속 발표해 이익을 내는데,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결국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현재 CPU나 운영체제 모두 어느 정도 발전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런 한계점에 있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컴퓨터 관련 업체에서는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포스트PC 시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됐고, 그래서 이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휴대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관련업계가 많은 수익을 낸 것처럼 포스트PC는 현재 정체된 PC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담당할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여기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컴퓨터잡지인 PC매거진의 존 C. 드보락은 “포스트PC 시대에 대한 과대포장에 속지 말라”고 지적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웹 TV가 선보이고 있지만,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한다는 느낌이 들려면 역시 PC를 사용하는 것이 최고”라면서 형태가 달라지고, 새로운 특성의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지금까지 견고하게 구축해온 PC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한다고 하지만 매우 불편하고 기능도 제한적이어서 전자우편 조차도 대부분은 컴퓨터로 이용한다. 앞으로 훨씬 더 좋아진다고 하지만 작은 화면크기, 조작하기 불편한 버튼 등 많은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PDA 등 좀더 편리한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PC처럼 복잡하고 다양하게 활용하기 어려워 PC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즉 새로운 제품들이 각각의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유용할지 모르지만 PC를 대체할 만한 기능을 갖고 있지 못하고, PC와 같은 기능을 갖춘다면 그것은 곧 PC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디지털 격차 해소

하지만 이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포스트PC 시대가 구현되면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다. 현재 디지털 문화에 대한 많은 문제점 중에 하나가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다. 디지털 사회가 되면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사람과 경제적 여건이 좋은 사람일수록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차이가 커지는 단점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인터넷 정보가 유료화되면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포스트PC시대가 열리면 경제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사용의 편리성으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즉 기기들이 단순화돼 어디서나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정보의 접근성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데스크탑 PC는 개인이 사용하면서 하드웨어가 고장나거나 소프트웨어가 잘못됐을 때도 자신이 직접 고치거나 기술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포스트PC에서는 컴퓨터가 아주 쉽고 단순해진다. 즉 우리가 전화기를 사용하거나 텔레비전을 사용하는 것처럼 조작이 쉽고,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적어진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원상복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초보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포스트PC는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미래의 컴퓨터 환경이다. 아직 기술도 완전하지 않고, 표준화되지 못했지만 대부분 가능성과 잠재력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발전만큼 중요한 것이 내용적인 발전이다. 국내 인터넷 환경과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인정받지만 그 내용적인 부분, 즉 컨텐츠라고 하는 인터넷 정보의 부재가 인터넷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강하다. 다가 오는 포스트PC 시대를 대비해서 어떤 내용의 정보를 담을까도 포스트PC에 대한 준비 못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0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정보·통신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