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인 물리학이론으로 부각되고 있는 엠(M)이론을 우주 연구에 응용해 천체물리학계의 최신 가설로 떠오른 '막(膜)우주론'.호킹 교수가 최근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주제다.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M이론의 원류인 끈 이론을 소개하고 막 우주론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다.
자연계의 4가지 힘(강력, 전자기력, 약력, 중력)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찾아내는 것은 여전히 이론물리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남아있다. 이른바 이 ‘모든 것의 이론’(TOE)을 찾는다면, 대폭발(빅뱅) 당시 하나로 통일돼 있었던 모든 힘이 하나씩 분리되는 과정, 즉 우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비밀까지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끈이론과 10차원 우주
80년대 등장한 끈이론(string theory)은 작은 끈의 진동으로 모든 입자와 힘을 설명하려는 이론.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점이 아니라 아주 작은 1차원 끈이라는 것이다. 이 끈은 길이가 10-33cm밖에 안되지만 바이올린의 현만큼이나 다양하게 진동한다. 일정한 에너지를 가진 끈의 진동들은 각각 쿼크와 같은 입자들과 이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해당한다. 가령 전자기력을 전달하는 광자와 중력을 전달하는 중력자도 모두 끈의 진동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이 끈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4차원 시공간이 아니라 10차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 시공간은 10차원 가운데 나머지 6차원이 우리가 느낄 수 없을 만큼 작은 크기로 말려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얇은 비닐종이를 동그랗게 말면 원통 모양이 생기고 이것을 더 얇게 말면 1차원 선이 된다. 이 선의 양끝을 붙여서 고리를 만들고 이 고리의 크기를 역시 아주 작게 하면 0차원의 점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끈의 모양이 여러개일 수 있고 또 6차원이 축소되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데 있다. 현재 이론적으로 틀리지 않다고 받아들여지는 끈이론만도 5개나 된다. 이 때문에 하나뿐인 우주를 설명할 이론이 너무 많아진다는 문제점을 들어 끈이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중성이 푼 통합문제
80년대 후반 다양한 끈이론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새로운 대칭성이 발견됐다. ‘거울대칭성’(mirror symmetry)의 발견으로 서로 다른 이론들이 사실은 같은 것임이 드러난 것이다. 또 이 대칭성이 상호 작용의 크기가 매우 큰 경우와 작은 경우들을 맺어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흔히 ‘이중성’이라고 불리는 이 대칭성은 입자와 끈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해, 끈 역시 끈의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 입자들로 구성돼 있음을 밝혔다.
한편 초대칭성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합친 ‘초중력이론’은 ‘거품’과 같은 물체가 11차원의 시공간에 떠다니고 있다고 본다. 이 이론에서는 5차원의 거품이 마치 소시지의 껍질처럼 공간을 감싸고 있다가 안의 공간이 줄어들어 없어지면 끈처럼 보이게 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다시 거품과 끈이 동등하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이중성의 범위가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엠(M)혁명과 막 속의 우주
이로부터 마침내 90년대 중반 5가지의 끈이론과 초중력이론들 사이에 이중성이 성립해 모두 11차원의 M이론(Membrane theory)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혁명적인 이론이 제시됐다. 우주의 근본은 이제 1차원 끈이 아니라 2차원 면 또는 막이다. 이 이론은 현재 가장 유력한 통일장 이론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든 이론의 어머니라는 뜻에서 Mother이론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M이론은 우주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98년 미국의 물리학자 래덜(프린스턴대)과 선드럼(스탠퍼드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11차원 이상의 다차원 시공간에 들어있는 4차원 막일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이른바 '막 우주론'이다.예를 들면 3차원 공간인 영화관에 2차원의 스크린이 있고,그 안에서 배우들이 스크린에 들러붙어 3차원처럼 움직이듯이 우리도 4차원 막에 들러붙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이 4차원 막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 주위의 시공간이 강하게 휘어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우주도 여기에 아주 작게 말려 있어 볼 수 없는 반면 막 우주론은 우주 바깥이 말려있지 않더라도 관측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