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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박물관


"하느님은 천지를 창조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처럼 심어한 수수께끼를 꼬치꼬치 파고들려는 자들을 위해 지옥을 마련하고 있었다." 이말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철학적 미스터리 중 가장 오묘한 문제인 시간을 논하면서 인용한 농담이다.

시간에 대한 개념은 "시간은 전후와 관련해 운동을 계측할 수 있는 척도다"라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정의에서 부터"운동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관념의 주기적인 출현"이라는 로크의 정의, "상대성이론은 시간의 방향이 아니라 순서를 가정할 뿐이다"는 한스 라이헨바흐의 정의에 이르기까지 계속돼 왔다. 이런 변천 속에서도 시간에 대한 기본 개념은 여전히 질서와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 박물관'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와 국립해양박물관이 밀레니엄을 맞이해 인류 문명중에서 시간이라는 부분을 집대성해 놓은 책이다.

움베르토 에코와 에른스트 곰브리치 경을 비롯해 과학, 예술, 역사, 철학, 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석학 24명의 글을 통해 인간이 시간을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또한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가 시간에 대해 어떻게 기록하고 측정하며 표현하고 있는지를 정리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의 달력에서부터 살바도르 달리의 일그러진 시계 그림, 허블 망원경이 최근에 포착한 우주 사진에 이르는 4백여점의 유물, 작품과 영샹을 컬러로 수록해서 보는 책과 읽는 책의 장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가장 보편적이며서도 신비로운 주제인 '시간'을 섭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방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우는 책으로 만나는 시간 박물관이다. 달력과 시계라는 구체적인 물건의 발달을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서 이것이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과 어떻게 연결돼 시대와 지역별로 서로 다른 시간관을 만들어 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역사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시간은 우리 몸에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듯한 상상으로 나타나고,결국 의식에 의해 결정된다.우리가 시간을 측정할 수 있지만,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무엇이며 시간을 계량적으로 재는것이 과연 타당한가를 단언할 수 없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처럼 시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지금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는 우리가 조만간 가게 될 곳인가,아니면 지금 있는 곳으로 시간이 우리를 찾아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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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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