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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우주의 시작과 끝을 찾아서

미래의 망원경들

지난 세기 동안 인간은 거대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의 비밀을 파헤쳐 왔다.그러나 인간이 알아낸 지식은 광활한 우주에 비해 매우 초보적인 지식에 불과하다.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수많은 문제들에 도전하는 차세대의 망원경이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지 기대해보자.

천문학자가 다루는 천체는 보통 사 람의기주능로는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떨어져 있다.이런 체체의 성질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천체로부터 나온 빛을 분석 해서 얻고 있다.15세기 이전에는 별다른 보조 수단 없이 육안으로만 모든 관측이 이루어지다가 망원경 이 발명된 이후부터 천문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망원 경의 기본 역할은 넓은 집광 면적 으로 빛을 모아 희미한 천체를 더 밝게 보는 것이다.아무리 밝은 천 체라도 멀리 있으면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밝게 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전달매체, 중성미자와 중력파

1960년대에들어와 첸체의 성질을 전달해주는 매체에 중성미자(neutr ino)가 추가됐다.중성미자는 물 질 과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과 같은 별의 중심부에 서 만들어진 것이 그대로 별 표면 을 빠져 나와 우주 공간을 여행하 기 때문에 빛으로 알아내기 어려운 별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있게 해 준다.그러나 물질과 상호작용이 약한 만큼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것도 어렵다.1987년 대 마젤란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 면서그 때 쏟아져 나온 중성미자 가 막 작동을 시작한 일본의 카미 오칸데중성미자 실험자치에서 검 출됐다. 이로서 중성미자는 현대 천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전달매체 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빛과 중성미자에 이어 또 하나의 천체물리학 연구 도구로 활용될 가 능성이 높은 것은 중력파이다.중 력파는 일반 상대론에서 예측되는 중요한 현상 중 하나로서 급격한 중력장의 변동이 있으면 그 정보가 파동을 타고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중력파가 전달하는 에너지는 극히 작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나 레이저를 이용한 간 섭계등을 통해 미세한 중력 변동 을 측정할 수 있어 현재 많은 수의 중력파 검출 장치가 건설되고 있거 나 계획중에 있다.아직 중력파가 직접 검출된 일은 없지만 앞으로 수십년 이내에 발견될 가능성이 아 주 높다.중력파의 검출로부터 우 리는 아주 멀리서 일어나는 블랙홀 이나 중성자별의 충돌과 같은 강 력한 중력장 변동 현상을 감지할 수 있어 천문학 연구의 새 장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중성 미지나 중력파가 천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겠지만, 아직 천문학 연구 의 대부분은 빛을 통해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추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천문학은 대형 망원경과 우주망원경의 발달에 힘 입어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그 러나 아직도 광활한 우주에서 일어 나는 여러가지 중요한 현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도구를 통해 어떻게 천문학자 들이 접근하고 있을까?현재 계획 되고 있는 망원경의 종류는 수없이 많이 있다.이제 중요하다고 판단 되는 몇가지 계획에 대해 알아보자.
 

유럽 우주기구에서 발사할 예정인 적외선 전용 망원경 플랑크의 예상 모습.


차세대 우주망원경

허블우주망원경이 발사되기 이전부 터 미국에서는 다양한 차세대 우주 망원경(Next Generation Space Tel escope:NGST)에 대한 논의가 활발 히 진행됐다.그 중 우리의 눈 길 을 끄는 것은 적외선 천문학에 대 한 강조이다.1998년부터 NASA에 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우주망원 경인 NGST는 주목할 만하다.근적 외선 관측을 주로 하는 이 망원경 은 현재시설로 관측이 불가능한 '암흑 시기'에 있는 천체를 관측함 으로써 은하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것이다.

NGST의 설계는 여러 안이 제시됐으 나 대략 지름 8m의 적외선 전용 망 원경으로 구사돼고 있다.NGST 는지구 상공을 도는 기존 우주망 원경과 달리 지구 뒤쪽의 L2궤도 (그림 참조)에 놓아 태양빛에 방해 받지않고 관측하도록 계획돼 있 다. 이 망원경의 관측 범위가 적 이선에 집중된 것은, 멀리 있는 적 외선파장의 빛은 성간 흡수를 겪 지않아 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은하로부터 오는 빛은 파장이 긴 쪽으로 이동하는 적색이동을 겪어 적외선 영역이 이들을 관측하는 데 훨신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 다. 게다가 별 탄생 영역으로부터 나오는 빛은 대부분 적외선 영역에 있기 때문에 이런 연구에서도 중요한 파장대이다.

이 망원경의 막대한 집광력과 세밀 한 분해기능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우 리에게 가져다준 놀라운 지식의 혁 명에 버금가는 새로운 관측 자료를 쏟아낼 것이다.NGST는 2009년 발 사돼약 10년 간 우주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NGST는 은 하가 탄생하는 순간을 엿볼 수 있도록 구상되고 있는 것이다.
 

NASA에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NGST의 예상 모습.근적외선 관측을 위주로 해서 은하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MAP과 Planck, 우주배경복사 탐사선

빛으로 가장 먼 과거 우주의 모습 을보기 위해서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해야 한다.이미 코비(COBE) 는 불과 10-5K 정도인 배경복사 요 동을 발견했다. 그러나 코비가 가 지고 있는 분해능은 7도 정도로 작은 규모에서 일어나는 요동을 측 정할 수 없었다. MAP 위성은 우 주배경복사를 코비보다 훨씬 정교 하게 관측하기 위해 2000년 가을 발사를 목표로 준비 단계에 들어가 있다.

MAP의가장큰 임무는 우주 모형 인자의 결정이다.각도 2도 이내 의 범위에서는 배경복사 요동 모습 이 우주 모형 인자에 아주 민감해 진다. 예를 들어 MAP은 우주론적 상수, 암흑 물질의 특성 등을 결정 해줄수 있을 정도의 감도를 가진 우주배경복사를 측정함으로써 이런 인자를보다 정확히 정해줄 수 있게 된다.

플랑크(Planck)는 유럽 우주기구의 '호라이즌2000 프로그램'중 일부 로 수행되는 것으로 2007년 발사를 목표로하고 있는 또 하나의 우주 배경복사 탐사선이다.플랑크는 MAP보다 각 분해능이 더 좋아 약 10 분이상 되는 모든 배경복사 불균질성을 연구할수 있는 위성Ÿ이다.이 위성 역시 우주론적 인자를 정확히 결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MAP과 플랑크 위성에 의한 우주배경 복사 관측 자료는 우주 거대구조와 초기 우주의 이해에 큰 진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

원적외선 서브밀리파 우주망원경,FIRST

FIRST(Far InfraRed and Submillimeter Telescope)는 NGST와 마찬가지로 '복사 냉각'을 통해 아주 낮은 온도로 유지되며 관측 장비는 액체 헬륨으로 냉각시켜 낮은 잡음으로 관측 할 수 있는 3.5m적외선 전용 망원경이다.차세대 대형 적외선 망원경들과 마찬가지로 FIRST 역시 L2 궤도에 놓이게 된다.발사 예정 시기는 2007년 플랑크와 같이 발사해 분리시켜 운용할 계획이다.관측 파장 영역은 80-6백70㎛로 NGST로 관측할 수 없는 장파장 관측에 활용된다.특히 2백㎛이상의 장파장 영역은 과거에 관측된 일이 없기 때문에 천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이 인공위성의 주요연구 대상은 은하나 별의 탄생,그리고 은하의 진화 등 현대 천문학이 추구하는 근원적인 문제들이다.다른 적외선 망원경과 마찬가지로 냉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FIRST역시 수명이 유한하다. 최소 3년간 활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항공기 이동천문대,소피아

SOFIA(Stratospheric Observbatory for Infrared Astronomy)는 NASA의 우주 '기원' 프로그램의 일부로서 보잉747 항공기에 지름 2.5m 적외선 망원경을 장착시켜 지상 약 12km 상공의 성층권을 날아가면서 관측할 수 있는 이동천문대이다.이 정도 높이에 이르면 관측 방향으로의 수증기 양은 지상에서보다 극히 적기 때문에 적외선 관측히 가능해진다.우주망원경을 이용할 경우 냉각 문제 때문에 수명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뿐 아니라,관측 장비의 무게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종류의 관측이 가능하다.특히 소피아는 파장 1천6백㎛까지 관측할 수 있어 다른 적외선 망원경과 상호 보완적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주요 연구 분야로는 은하의 진화 이외에도 강력한 분광 관측 능력을 이용해 항성 대기에서 성간 물질을 거쳐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는 순환 과정에서 유기 분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연구함으로써 생명의 기원에 한반짝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1세기 초반 천문학의 특징은 적외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더욱 멀리 있는 천체를 봄으로써 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진화해오는가를 연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파장 영역이기 때문이다.적외선을 이용함으로써 행성계와 생명체 탄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별 탄생 과정도 효율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적외선 파장 영역은 지상에서 관측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제한된 영역의 근적외선 관측은 지상에서도 가능하다.따라서 지상 망원경 역시 적외선 관측 장비의 확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현재 지상에서 가장 큰 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커크 천문대나 지름 8.2m망원경 4개를 연동시킬 VLT도 근적외선 관측을 강조하고 있다.이런 노력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시간적으로는 우주 초기의 상황을 간직하고 있는 천체들을 직접 관측함으로써 은하와 우주의 거대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연구하려고 하고 있다.

초거대망원경

우주망원경이 지상 망원경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로켓을 이용해 대기권 밖으로 띄워 올려야 하기 때문에 대형화시키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지상 망원경은 최대한 대형화를 통해 보다 흐린 천체를 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지상에서 관측가능한 파장 영역은 가시광선과 전파에 국한돼 있음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지상 광학 망원경의 당면 과제는 구경을 늘려 집광력을 높이는 것이다.현재 가동중이거나 건설중인 망원경의 지름은8-10m정도이다.차세대 대형 망원경은 NGST같은 대형 우주망원경과 상호 보완적인 관측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름은 30-1백m정도의 범위에서 구상하고 있다.또한 최상의 분해능을 얻기 위해 여러개의 거울을 서로 결합해 하나의 거대 거울 효과를 내는 적응제어광학(adaptive optics)이라는 기술을 적용하고,근적외선에서 최적화해야 하는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몇 그룹에서 개념화와 기초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아직 구체적인 모습은 나와 있지 않지만 유럽의 OWL(Overwhelmingly Large Telescope,지름 1백m),미국의 MAXT(Maximim Aperture Telescope,지름 30-50m)와 CELT(California Extremrly Large Telescope,지름30m)프로젝트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망원경

우리나라도 최근 이루어낸 경제 발전을 토대로 기초 과학 분야에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지는 등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천문학자들은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국제 수준의 연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특히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주 천문학 연구 부분에 새로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인공위성 연구센터와 천문대는 과학 위성에 자외선 분광기를 탑재해 뜨거운 성간 물질의 연구에 활용하려 하고 있으며,연세대학교 우주망원경 연구단에서는 미국의 'GALEX'라는 자외선 우주망원경 연구를 NASA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서울대학교에서도 21세기 천문학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적외선 우주 천문학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외국과 공동으로 수행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고,천문대는 인공위성 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소형 적외선 분광 관측용 인공위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우리의 경제 능력이나 과학 임무 수행 능력을 볼때 독자적인 우주망원경 제작과 발사,그리고 대형 지상 망원경의 건설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지만,외국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꾸준히 수준 향상을 꾀한다면 수십년 이내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첨단의 천문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 외국들이 예외 없이 천문학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은 직접 우리의 생활에 기여하는 것은 없지만 간접적인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천문학과 같은 기초 과학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 대열에 뛰어들 수 없다는 말이다.

200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형목 천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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