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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지진, 산성도, 소음 측정에 사용

고등학교에서는 지수함수를 배우고 로그함수를 배운다. 하지만 그 탄생을 보면 로그함수가 형님뻘이다. 수학 시간에만 배운 것으로 기억되는 로그함수를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보자.

고등 학교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종류의 함수 중에 로그 함수가 있다. 계산 도구로서 로그의 힘은 곱셈과 나눗셈을 좀더 손쉬운 연산인 덧셈과 뺄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log}_{a}$MN=${log}_{a}$M + ${log}_{a}$N
${log}_{a}$M/N=${log}_{a}$M ─ ${log}_{a}$N

그래서 17세기 초 로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 로그는 유럽 전체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특히 많은 계산을 해야하는 천문학에서는 로그의 탄생만을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그는 천문학의 작업량을 줄임으로써 천문학자의 수명을 두 배로 만들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컴퓨터의 출현으로 계산 도구로서 로그의 가치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함수로서의 위치는 계속 고수하고 있다. 로그는 물리적 양을 매우 간편하게 표현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몇 가지 수치를 나타내는 편리한 도구로 이용된다. 예를 들어 지진의 크기를 정하는 리히터 규모, 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데시벨(dB), 산성과 염기성을 알려주는 수소 이온 농도(pH)가 그것이다.

리히터 규모 1 차이는 에너지 32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소식을 접할 때 꼭 따라붙는 용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리히터 규모’라는 말이다. 물론 리히터 규모 말고도 ‘진도’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진도’는 지진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지진에 의한 피해의 정도를 기준으로 지진의 크기를 정한 오래된 척도다. 진도를 나타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 이용하는 ‘일본 기상청 진도 계급’은 0부터 7까지 8등급으로 나눠져 있다. 예를 들어 진도 2는 창문이 약간 흔들리는 정도를, 진도 3은 유리창이 가볍게 흔들리거나 찻잔이 약간 덜그럭거릴 정도의 지진을 말한다.

그런데 진도는 각 지점에서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똑같은 지진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지진을 분류할 때는 지진 자체의 크기를 어떤 척도에 따라 정량적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1935년 리히터가 개발한 척도인 ‘규모’(magnitude)다. 지진의 규모는 진원지에서 1백km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계로 측정한 지진파의 최대 진폭에 따라 결정되는데, 지진파의 최대 진폭은 지진에 따라 대단히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차이를 알기 쉽게 축소해 나타낸 것이 로그다. 지진파의 최대 진폭이 A미크론(1미크론=1천분의 1mm)인 지진의 규모 M은 상용 로그를 이용해 M${log}_{10}$A(=log A)으로 정한다.

그러므로 지진의 최대 진폭이 10배씩 커질 때마다 지진의 규모는 1.0씩 증가한다( log 1=0, log 10=1, log ${10}^{2}$=2, … log ${10}^{n}$=n). 그리고 지진의 규모(M)와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E) 사이에는 log E=11.4+1.5M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지진 규모의 값이 1 증가하면 에너지는 약 32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0}^{1.5}$ ≒ 31.6227 ≒ 32

자동차 내부 소음은 표준음의 1억배

언제부터인가 도심의 전광판에는 소음 공해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80데시벨(dB)’ 또는 ‘100dB’과 같은 수치가 등장했다. ‘데시벨(dB)’은 소리의 세기를 표준음의 세기와 비교해서 나타낸다. 표준음(진동수 1천Hz)은 정상적인 청각을 지닌 사람이 겨우 들을 수 있는 소리로 그 세기는 1m² 면적당 약 10-12W의 에너지를 나타낸다(10-12W/m²). 표준음의 세기를 ${I}_{0}$라 하고 어떤 소리의 세기를 Ⅰ라고 할 때, 이 소리의 세기를 데시벨로 환산한 수치 L은 상용 로그를 이용해서 구한다(L = 10 log Ⅰ/${I}_{0}$).

일반적으로 대화를 나눌 경우가 60dB이고, 조용한 방은 30dB 정도가 된다. 자동차 내부에서 느끼는 소음의 정도인 80dB의 소리는 표준음의 세기의 1억배(${10}^{8}$)이고, 전기톱 소리를 나타내는 100dB의 소리는 1백억 배를 의미한다. 이 소리들이 얼마나 큰 소음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산성, 염기성 알려주는 수소이온농도, pH

대기 오염의 결과로 산성비가 내리고, 토양이 산성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데 이 때 ‘pH4.5’ ‘pH5.2’와 같은 수치를 접하게 된다. 또 비누 선전에도 pH가 등장한다. 이런 수치는 용액 속의 수소이온농도를 측정해서 얻는다. 그런데 수소이온농도는 용액에 따라 대단히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상용로그를 이용해서 수소이온 지수(pH)로 바꾸어 0부터 14까지의 수로 나타낸다. 1L의 용액 속에 있는 수소 이온의 그램이온수를 나타내는 수소이온농도 [${H}^{+}$]를 pH로 바꾸는 공식은 pH=-log [${H}^{+}$]이다. 만약 수용액 중에 수소 이온이 1.0×${10}^{-7}$g 있다면 이때의 pH는 7이다. pH가 7인 용액은 중성, 7보다 작으면 산성, 7보다 크면 염기성이다.

로그 발견한 SF 소설가 네이피어

로그는 스코틀랜드의 귀족 네이피어(John Napier, 1550-1617)가 발견했다. 그는 가톨릭을 반대했고, 로마 교황이 적그리스도임을 증명하려고 애썼으며, 이 세상은 1688년과 1700년 사이에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네이피어는 공상과학 소설가로서 여러 가지 잔인한 전쟁 병기에 대해 예언하면서 설계 도면과 모형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미래에는 ‘반경 4마일 안에 있는 1피트 이상의 모든 생물체를 완전히 전멸시킬 수 있는’ 병기가 개발될 것이고, ‘물 밑을 다닐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될 것이며, ‘살아 있는 혈기 왕성한 입을 가진’ 전차가 발명돼 모든 방향을 파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이것들은 각각 기관총, 잠수함, 탱크 등으로 실현됐다.

네이피어는 20년 동안 정성을 들여 복잡한 계산을 단순하게 할 수 있는 로그 이론을 개발했다. 그가 최종적으로 정의한 네이피어 로그(Nap log)는 Nap ${log}^{x}$=${10}^{7}$ ${log}_{1/e}$ (x/${10}^{7}$)과 같다.

그래서 네이피어 로그가 자연로그, 즉 밑이 e인 로그라고 인용되는데 실제로는 진실이 아니다. 밑이 10인 상용로그는 런던 그레셤 대학의 기하학 교수였던 브리그스(Henry Briggs, 1561-1631)의 제안에 따라 탄생했다. 지수 함수를 배운 뒤 이의 역함수로 로그 함수를 배우지만, 역사적으로는 로그가 지수보다 먼저 등장했다.

199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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