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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에게 패배한 사자

변덕스런 봄하늘의 귀한 손님

밝은 별들로 찬란했던 겨울의 밤하늘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어둡고 변덕스런 봄의 밤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밤하늘 여행자들에게도 가혹한 시기가 다가왔다.

봄에는 대체로 습도가 높은 대기와 중국에서 날아온 뿌연 황사가 밤하늘을 더욱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하늘을 지키는 또렷한 모습의 별자리 하나가 걸려있다. 달의 여신 셀레네에게서 땅 위로 내던져진 뒤 사람들을 괴롭히다 헤라클레스에게 목이 졸려 죽은 '못된' 사자다.
 

사자자리와 작은 사자자리 전경


황제의 별 데네볼라

사자자리는 봄철을 대표하는 별자리로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정치적으로 중요한 별자리로 여겨져 왔다. 태양이 매년 8월 7일부터 9월 14일까지 이곳을 통과하는 황도 제5궁으로 농사일과 제의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코페르니쿠스가 '작은 왕'이라는 뜻으로 이름지은 레굴루스는 21개의 1등성 가운데서 밝기가 1.4등성으로 꼴찌다. 하지만 고대부터 왕 또는 왕권을 상징하는 별로 여겨져 귀중한 대우를 받아왔다. 중국에서는 용 모양 헌원(軒轅)자리의 일원으로 황후나 여왕과 관련된 별로 생각되기도 했다.

황도는 사자자리 부근에서 레굴루스와 스피카를 잇는 곡선과 거의 비슷하게 걸려 있다. 레굴루스는 황도에서 약 0.5°정도로 매우 가까워 가끔 달이나 금성에게 가려지는 성식이 일어나기도 한다. 태양도 매년 8월 23일 이 별을 스쳐 지나간다.

레굴루스는 두 개의 별로 이루어진 쌍성계인데, 반성은 8등성으로 각거리가 3′으로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도 쉽게 구분돼 보인다. 베타별 데네볼라는 아라비아어로 사자의 꼬리를 의미하는 2.1등성이다. 아크투루스, 스피카와 함께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별이다.

중국에서는 데네볼라를 주위의 작은 별 4개와 함께 오제좌로 불렀는데, 중심의 데네볼라는 황제성(黃帝星)이라고 해 레굴루스보다 더 중요한 별로 여겼다. 황제성 주위에 다른 천체들이 접근하거나 혜성과 유성이 지나가면 황제의 신변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카노푸스 일주운동^서울 지방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남쪽의 별은 무엇일까? 용골자리 별이다. 북반구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적위는 -(90-위도)까지다. 서울의 위도는 북위 37˚34' 으로 적위가 -52˚26'보다 높은 별들만 지평선 위로 떠오른다. 하늘에서 2번째 밝은 용골자리의 카노푸스(노인성)는 조선시대 천문관의 관측 기록에도 나온다. 카노푸스의 적위는 -52˚41'44


올 가을 우주 불꽃놀이 기대

감마별 알기에바 바로 위쪽에서 올 가을 최대의 우주쇼가 열릴 예정이다. 공전 주기 33년의 템플-터틀혜성이 흘리고 간 잔해들이 대기권으로 떨어지는 '사자자리 유성군'이 유성우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유성군은 1833년과 1866년에 미국의 하늘에 1시간에 20만개 이상의 별똥을 비처럼 쏟아부었다. 당시 노예농장에서 일하던 많은 흑인들이 세상에 종말이 온 것으로 생각해 공포에 떨었다. 지난 1966년에도 미 서부에서 1시간에 15만 개의 유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혜성은 올해 33년만에 다시 나타나 지난 2월 28일 근일점을 통과했다. 이번에는 지구와 혜성의 궤도가 만나는 시각이 11월 18일 새벽 4시 전후로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유성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다행히 올해와 내년에는 달빛이 없는 시간과 맞아떨어져 날씨만 좋다면 평생의 추억이 될 장대한 우주의 불꽃놀이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작은사자 자리는 1690년에 폴란드의 천문학자 헤벨리우스가 사자자리와 큰곰자리 사이의 별이 드문 공간에 적당히 그려넣은 별자리이다. '작은 사자'는 '큰 사자'의 머리 위를 올라앉은 모습이지만 두 사자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 별자리 속에서 가장 밝은 별이 3.9등급인 베타별 정도여서 아주 맑은 하늘에서만 별자리의 전체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별자리속에 알파별이 없다는 것이다. 알파별이 나와 있는 별자리 안내책자도 있지만 잘못된 것으로 그리스 문자로 부호가 정해진 별은 오직 베타별 하나 뿐이다.
 

달과 토성, 달과 금성 접근


3월의 천문현상

20일: 수성 동방 최대이각

20일 저녁은 수성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수성은 태양과 가까이 있어 평상시에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이날 수성을 태양의 동쪽 18°32′까지 가장 멀리 떨어지게 돼 해가 진 후 서쪽 하늘의 석양 속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에서는 일몰 후 10분 뒤인 오후 6시 53분에 지평선에서 고도 15°43′높이에 떠 있는 수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새 가라앉아 7시 10분이 지나면 보기 어렵다. 이때 근처에서 토성과 화성도 볼 수 있는데 수성이 가장 밝아(-0.2등급) 구별하기 쉽다.(그림1)

28일: 금성 서방 최대이각

지난 2월 20일 최대광도(-4.6등급)로 빛나던 금성은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28일 새벽에는 동쪽 하늘에서 서방 최대이각에 이른다. 이날 금성은 -4.4등급으로 태양의 서쪽으로 46°30′떨어져 있다. 일출 직전에 남동쪽 하늘 25°까지 높이 떠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망원경으로 보면 아주 작은 반달 모양으로 보인다.

1일, 25일: 달과 토성, 달과 금성 접근

눈썹 같은 달과 행성이 가까이 접근해 빛나는 광경은 매우 아름답다. 이는 몇몇 이슬람 국가의 국기에도 나타난다. 이달 1일 서쪽 하늘에서 월령 3일의 전형적인 초승달과 0.7등급의 토성이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고, 25일에는 새벽 동쪽 하늘에서 금성이 달 바로 아래서 함께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사진은 금성과 달이 접근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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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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