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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만으로 시체의 알코올농도 측정은 곤란

심장 혈액 4배이상 높아져

 

나이애나의 사고차량을 운전했던 헨리 몰.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을 태운 자동차를 운전한 프랑스인 헨리 폴은 과연 사고를 낼 만큼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사고가 안나면 이상할 정도’의 만취 상태로 운전을 했다. 이는 사고 직후 검안을 실시한 프랑스 검찰이 “폴에게서 법정 한계치의 3배 이상 되는 혈중 알코올이 채취됐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검찰의 발표 이후 뉴질랜드의 한 법의학자는 “사체에서 당분의 발효를 유발하는 효모가 자연적으로 발생돼 샘플이 오염될 수 있다”며 즉시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던디대학 법의학교실의 데릭 폰더 박사는 최근 발표된 영국의학저널에 “프랑스 검찰의 발표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검시 결과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하면서 “시체를 통해 죽은 사람이 제 정신 상태인지, 술에 취해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보기와 달리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문제는 죽기 이전에 마신 알코올의 양과 시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알코올을 구별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학적 소견에 기초한다. 폰더교수는 폴의 눈에서 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가 그의 혈중 알코올 검사 결과를 뒷받침해주었다고 밝히고, 혈액 테스트 한가지만으로는 충분히 정밀하지 않기 때문에 검시에는 소변검사를 비롯한 부수적인 검사가 병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슴이나 심장에서 채취한 혈액 샘플은 다른 신체분야에서 채취한 샘플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사고 직후 시체가 받는 충격, 사망 뒤의 높은 온도, 그리고 혈중의 과도한 당분은 박테리아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과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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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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