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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이 원자폭탄에서 나오는 '죽음의 재'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이 표류하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살펴보자.

대만이 자신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을 우리의 북녘 땅에 버리려는 의도는 실현되기 어려울 듯하다. 대만전력공사는 20만드럼의 방사성 폐기물을 북한의 한 폐광지역에 처분하는 대가로 총 2.2억달러를 북한에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바 있었다. 그런데 지난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들이 ‘사용후 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 안전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필요한 기술적 능력이 없을 경우 북한은 다른 나라의 방사성 폐기물을 인수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제적인 방사성 폐기물 보관 기준을 북한이 갖출 경우 대만과 북한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된 방사성 폐기물을 안면도에 처분하려고 했다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처분장 계획이 철회된 적이 있다. 또 굴업도에 처분장을 건설하려고 했다가 다시 한번 취소된 쓰라린 경험도 있다. 그래서 대만이 방사성 폐기물을 북한에 처분하려는 문제는 여전히 우리의 신경을 건드린다. 방사성 폐기물의 실체는 무엇이고, 얼마나 위험하기에 그토록 아우성일까.
 

프랑스의 한 방사선 피해자.


자연 방사선 연간 2백40밀리렘

방사성 폐기물이 일반 폐기물과 다른 것은 순전히 방사선 때문이다. 방사성 폐기물이 위험한 이유도 방사성 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선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사선이란 과연 무엇인가.

방사선은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파동이나 입자를 말한다. 방사선은 냄새도 나지 않고 맛도 없고 손으로 만지거나 눈으로 볼 수 없는, 즉 우리의 오감으로 느낄 수 없는 광선이다. 방사선에는 X선,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및 중성자선 등이 있다.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자외선이나 적외선도 방사선의 일종이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방사선은 물질을 뚫고 지나가는 힘이 있다. 방사선이 물질을 뚫고 지나갈 때 그 물질에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방사선의 영향이 생긴다.

방사선은 방사성 물질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방사성 물질이란 방사선을 계속 방출하는 특수한 물질을 말한다.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양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줄어든다. 방사성 폐기물에서 방사선이 나오는 것은 그 속에 방사성 물질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이 많이 묻어 있으면 방사선이 많이 나오고, 또 적게 묻어 있으면 방사선도 조금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방사성 폐기물을 아주 오래 두면 더 이상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 보통의 폐기물이 될 수 있다.

방사선의 영향은 반드시 정량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방사선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위가 바로 렘(rem)이다. 1렘은 X선이 사람의 몸무게 1g에 1백에르그(erg)의 에너지를 전달했을 때 나타나는 인체 영향을 말한다. 렘의 단위가 너무 커 보통은 1렘의 1천분의 1인 1밀리렘(milli rem)을 사용한다. 진단용 X선을 가슴에 한번 쪼이면 보통 30-1백 밀리렘의 방사선 영향이 나타난다.

방사선은 지구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우주에 있었으며, 지금도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방사선은 우주, 땅, 우리가 숨쉬는 공기, 음식물 등 여러 곳에서 나온다. 심지어는 우리 몸속에도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누구나 항상 방사선을 받고 있다. 이처럼 자연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자연 방사선’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연 방사선을 매년 평균 2백40 밀리렘 정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인도, 중국, 브라질 등의 특정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연간 자연 방사선을 2만5천 내지 4만 밀리렘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사람들은 자연 방사선량이 휠씬 적은 인근 지역사람들 못지않게 건강하게 산다.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그리고 병원에서 진단이나 치료를 받기 위해 쪼이는 방사선을 ‘인공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인공 방사선은 자연 방사선과 달리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물질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방사선은 사람 몸속의 암세포처럼 증식속도가 빠른 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인공 방사선을 만들어 암환자를 치료한다. 또 방사선의 투과력을 이용해 신체 내부를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공 방사선은 항상 자연 방사선에 추가해서 받기 때문에 그 양이 규제되고 있다.

방사선 안전 분야에 가장 권위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매년 인공 방사선을 1백 밀리렘 이하로 쪼이면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성을 검토할 때 방사선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얼마만큼의 방사선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작업자들은 특수한 옷을 입는다. 이 옷은 나중에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된다.


휴지나 작업복도 방사성 폐기물

인류 문명의 최고 이기인 전기를 생산할 때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를 줄이려면 수력발전소가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땅이 좁고 지리적인 여건이 마땅치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량의 수력발전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으로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의 양이 화력발전소의 경우 약 3t의 석탄이 필요하다면, 원자력발전소에서는 깨알 한개 정도의 크기도 안되는 약 1g 정도의 우라늄이 필요하다.

그런데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요즘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화력발전소의 쓰레기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들이다. 물론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른바 방사성 폐기물들이다. 그런데 방사선 폐기물은 그 양이 극히 적다. 따라서 쓰레기를 적게 발생시키면서 전기를 생산하려면 원자력발전이 좋은 방법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폐기물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구분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난 ‘사용후 핵연료’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처분할 경우 이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라고 한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때 발생되는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해서 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다시 이용할지, 바로 처분장으로 보낼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 현재 고준위 폐기물로 분류된 것은 없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보통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이 나오는 지역에서 사용했던 휴지와 걸레, 작업자들의 덧신, 장갑, 작업복 등에 방사성 물질이 묻어 폐기되는 것을 말한다. 또 발전소에서 생성되는 일부 폐수나 필터 같은 것에 방사성 물질이 묻어 있을 경우도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그 상태에 따라 다시 기체, 액체, 고체 방사성 폐기물로 세분된다. 이러한 중·저준위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뿐 아니라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병원, 연구소 및 산업체에서도 발생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저준위 폐기물은 90%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되고 나머지 10% 정도가 병원, 연구소, 산업체 등에서 생성된다.
 

(그림)경수로의 발전 원리


경수로와 중수로

1997년은 한민족에게 잊지 못할 한해가 될 듯하다. 분단 52년만에 남한과 북한이 협력하는 첫 대역사(大役事)가 지난 8월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 역사는 다름 아닌 ‘북한 경수로 건설’이다.

북한 경수로는 함경남도 신포에 2기가 건설된다. 약 50억달러(5조원)가 들어가는 이번 공사의 비용은 한국이 5분의 4를 내고 일본이 나머지 5분의 1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수로는 울진 3, 4호와 같은 1천MW급의 한국형 원자로로 2005년경에 완성될 예정이다.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원자로는 이러한 핵분열을 일으키는 장치다. 핵분열을 일으킬 때 중요한 것은 중성자의 속도다. 중성자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원자핵과 충돌하지 않고 달아나 버린다. 그래서 중성자의 속도를 늦추는 감속재가 필요한데 흔히 물을 사용한다. 물은 원자로의 과열된 열을 식히는 냉각재로도 작용하는 이점이 있다.

감속재로 일반적인 물인 경수를 사용하는 원자로를 경수로, 중수를 사용하는 원자로를 중수로라고 한다. 그러나 경수로와 중수로의 차이가 비단 물의 성질 때문에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경수로는 핵연료로 2-4%의 농축우라늄을 사용하지만, 중수로는 천연우라늄(농축도 0.7%)을 쓴다. 따라서 경수로는 냉각재를 값싸게 구하지만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어려움이 있고, 중수로는 중수를 얻기 힘들지만 핵연료를 농축하는 시설이 필요없다.

경수로와 중수로를 비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바로 핵연료 교체에 관한 것이다. 경수로는 핵연료를 교체할 때 원자로를 가동할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발전용량이 90만kW인 경수로의 경우 1년에 70일 정도를 쉬어야 한다. 이와 달리 중수로는 원자로 운전을 멈추지 않고 핵연료를 교체할 수 있다. 그런데 이용효율에서 중수로가 앞서는데도, 세계 시장의 57%를 경수로가 차지하고 있다. 경수로가 중수로보다 안정성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형 경수로가 북한에 설치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고리 1호기(1978년)를 비롯 10개의 경수로, 월성 1호기 1기의 중수로가 있다. 또 경수로인 울진 3, 4호기와 중수로인 월성 2, 3, 4호기가 건설 중이다.
 

작업복, 휴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쓰레기 등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들은 철제통에 넣어 보관한다.


땅속 수십m아래에 묻어 처분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폐기물은 기체, 액체, 고체에 따라 달리 관리되고 처분된다. 기체 방사성 폐기물은 밀폐된 탱크에 모은다. 기체 방사성 물질은 대체로 반감기가 대단히 짧다. 따라서 탱크 속에서 한두달 정도 지나면 방사선은 거의 없어진다. 방사선이 거의 다 없어지면 고성능 필터를 통해서 남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다음 배기구를 통해 대기로 방출된다. 대기로 방출 직전에 마지막으로 방사선 감시기를 이용해 아직도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액체 방사성 폐기물은 액체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탱크에 모아진다. 이 중 비교적 깨끗한 물은 여과기를 이용해서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 다음 방사선 감시기를 거쳐 배수구로 방출된다. 그 외 다른 액체 방사성 폐기물은 증발장치로 보내진다. 증발장치는 액체 폐기물을 끓여 깨끗한 수증기는 냉각시켜 역시 방사능 감시기를 통과한 후 배수구로 방출된다. 그리고 찌꺼기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시멘트로 굳힌 철제 드럼에 넣어 보관한다. 그리고 작업복이나 덧신 및 휴지같은 고체 방사성 폐기물은 따로 모아 두었다가 압축해 철제 드럼에 넣고 봉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예가 하나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온천수는 주로 화강암과 관련돼 있다. 화강암 지대에서 용출되는 온천수는 라듐이나 라돈 같은 방사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어떤 온천수는 라돈탕이란 이름으로 선전된다. 이 온천수 1L에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4백80 피코 큐리(피코 큐리는 방사능의 단위로 1조분의 1큐리)이상 함유돼 있다. 사람들이 목욕을 즐기고 나면 이 온천수는 그대로 배수로를 따라 인근 동네에 그냥 버려지게 된다. 그래도 시비를 거는 주민은 없다. 그러나 이 온천수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다면 액체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식은 크게 천층처분과 심층처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천층처분은 지표면으로부터 수십m 이내의 땅을 파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방사성 폐기물이 들어 있는 드럼을 넣고 밀봉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심층 처분은 수십m 이상 땅속 깊이 파든지 산속이나 해저에 동굴을 파서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어느 방법을 택할 것인가는 각 나라의 환경 여건과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프랑스의 라망쉬나 로브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영국의 드릭 처분장, 미국에 있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은 모두 천층처분 방식을 택하고 있다. 독일은 콘라드에 있는 폐철광과 골레벤에 있는 암염층에 심층처분장을 건설하고 있다. 스웨덴은 포스마크라는 곳에 해저동굴을 만들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심층처분 방식을 택하고자 했지만 아직 처분장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굴업도에 동굴을 파서 방사성 폐기물을 차곡차곡 채우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할 처분장을 꼭 설치해야 한다. 우리는 굴업도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처분장을 좀더 체계적이고도 논리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처분장 부지는 반드시 지진, 지질 및 환경조사를 철저하게 한 후 결정해야 한다. 처분장이 들어설 경우에 대비한 환경영향평가, 특히 방사선 영향평가도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임무를 방사성 폐기물 발생자인 한전에서 담당하고 정부에서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한전은 현재 처분장 확보계획을 새로이 수립 중에 있다.

사용후 핵연료는 방사성 물질을 대단히 많이 포함하고 있어 방사선을 많이 방출한다. 사용후 핵연료 속에는 아직 타다 남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있다. 이는 재처리라는 특수 화학공정을 거쳐 다시 원자력발전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다. 특히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뽑아낸 플루토늄은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고속 증식로의 연료로도 사용된다. 반면에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제조에 이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핵연료 재처리는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항이어서 국가에서는 재활용 정책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원자력발전소 내에 있는 특수 수영장같은 저장수조에 보관하고 있다.
 

(그림)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방식


관리가 중요, 처분장 주변 오히려 안전할수도

일반적으로 위험도는 위험지수(risk factor)로 나타낸다. 방사선 폐기물에서는 방사선의 위험지수로 표시된다. 결국 위험지수는 작업자에 대한 방사선 피폭 허용치가 말해준다. 방사선 작업자에 대한 연간 방사성 피폭허용치는 5천 밀리렘이다. 즉 그 이하면 안전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에서 중·저준위 폐기물을 일년 내내 직접 만지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연간 받는 방사선량은 2천 밀리렘도 채 안된다. 이는 중·저준위 폐기물 그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입증해준다. 방사성 폐기물의 위험성은 폐기물 자체의 위험성보다 관리상의 위험성이 더 문제가 된다. 그래서 생활 쓰레기나 산업 폐기물에 비해 방사성 폐기물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깨끗한 철제 드럼에 밀봉해 처분장으로 보내진다. 처분장은 처분 부지 여건 및 처분 시설에 대한 매우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서 건설된다. 즉 처분장은 주거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반이 단단하고 빗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곳을 선정한 다음, 땅속에 다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만든다. 이곳에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한 후에는 복토를 하고 잔디를 입힌다. 그리고 주변환경에 대한 방사선 감시를 한다.

처분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환경 영향 평가와 방사선 평가를 하도록 돼 있다.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주변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을 실제로 평가해 보면 연간 1밀리렘도 되지 않는다. 자연 방사선량이 연간 2백40 밀리렘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대단히 안전한 수준이다.

실제로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을 30여년간 운영해오고 있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처분장으로 인한 방사선 피해는 하나도 없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국과 스웨덴 등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도 지금까지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11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전 중에 있다. 여기에서 나온 중·저준위 폐기물은 약 5만드럼 정도가 된다. 앞으로도 많은 원자력발전소가 새로이 건설될 것이기 때문에 그 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히 처분할 수 있는 곳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방사성 폐기물이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처리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세계 최첨단 기술인 방사성 폐기물 유리화 기술과 플라스마 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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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송명재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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