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사람이 몰리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새로운 돈벌이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신종 직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인터넷은 전문가들의 ‘네트워크’ 였지, 요즘처럼 아이들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 그때만 해도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붐이 일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고, 또한 사회의 전반적인 인프라, 즉 자료의 전송속도를 좌우하는 네트워크망이나 인터넷에 실어낼 수 있는 정보내용이 빈약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세상의 거울’ 이라는 신문 기사를 봐도 확인된다. 언론연구원이 제공하는 기사데이터베이스(kinds)를 보면 93년에는 국내 신문에서 인터넷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없었고, 94년에 들어서야 54건의 인터넷 관련 기사가 등장한다. 그러나 96년 상반기에는 무려 3천4백19건에 달하더니, 이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터넷 관련 기사가 나고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웹(world wide web)이다. 스위스의 유럽핵물리연구센터(CERN)에서 89년 제안돼 92년 완성된 프로젝트인 웹은 기존의 인터넷 프로토콜을 모두 지원할 뿐만 아니라, 하이퍼링크를 통해 전세계의 정보창고를 거미줄처럼 연결한다. 특히 마우스를 이용해 문자, 음성, 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을 더욱 가깝게 했다.

일반사용자들의 놀라운 증가는 회선서비스, 통신기기를 포함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인터넷 관련 산업의 성장을 가져왔다. 최근 세계적인 광고매출액 집계 회사인 함브레히트&퀴스트사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작년의 전체 인터넷 시장 규모는 약 11억7천만달러를 기록했지만 5년 후인 2000년에는 2백32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의 급격한 팽창은 전반적인 사회 현상과 맞물려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직업의 창출을 가져왔다. 그리고 인터넷 관련 직업군은 당연히 미래의 유망직종으로 취업에 나서려는 젊은이들에게 선호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손님 끄는 일’ 웹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는 웹사용자와 시스템의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담당한다.


인터넷 관련 직업중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웹 디자이너다. 아직 그 영역이 명확하게 정의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사용자와 시스템의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맡고 있는 걸로 보면 된다.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기업은 일반사용자들을 자신의 사이트에 조금이라도 더 묶어놓으려고 한다. 이때 웹디자이너가 맡은 일은 사용자의 시선을 끌도록 페이지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웹 디자이너는 일반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와는 성격이 다르다. 웹이 네트워크 상에 있는지라 항상 자료의 전송속도나 용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멋있는 디자인이라도 파일전송에 긴 시간을 들여야 한다면 사용자를 계속 잡아두는 것은 무리. 웹 페이지를 디자인하는 것은 제한된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노리는 광고업무와 유사하며, 실제로 웹디자이너에게는 광고제작자와 동일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화판’ 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만큼 네트워크 통신분야의 전반적인 지식도 필수이며, 실무적으로는 웹언어인 HTML을 능숙하게 다룰 줄도 알아야 한다.

한편 이들 웹디자이너의 영역에서 한부분만을 떼어내 인터페이스만 담당하는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도 있다. 일종의 전문화된 웹디자이너인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는 웹서비스의 액세서리(아이콘) 부분을 담당한다. 국내에서 이들을 양성하는 기관으로는 서울의 이대앞 중앙컴퓨터아트스쿨에 1년짜리 과정이 올해 초에 개설됐다.

웹디자이너의 영역과 중복되는 직업으로는 멀티미디어 프로듀서가 있다. 웹디자이너보다 한발 먼저 직업사전에 등록된 이 직종은 CD롬타이틀과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인터넷 웹사이트 구축을 담당한다.

최근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돼 운영되는 웹사이트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멀티미디어 프로듀서는 웹사이트 구축에 필요한 시나리오, 카메라, 미술, 음향 등 최소한 4-5분야의 전문가들을 조직해 이들의 공동제작물을 컴퓨터상에서 편집해 웹사이트에 올린다. 웹디자이너는 프리로도 가능하고 전문 홈페이지 제작대행사나 웹서버구축업체에서 일할 수도 있다.

국내에는 10여개의 전문 홈페이지 제작대행사나 40여개의 웹서버 구축업체가 있다. 대개는 웹서버 구축업체가 홈페이지 제작 대행을 자신의 사업영역에 가지고 있어 양자가 뚜렷하게 구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홈페이지 제작대행업무가 특화돼 부가가치가 더 높다. 웹서버구축업체는 최근 각각 전문분야별로 기술을 개발, 차별화된 서비스제공을 통해 특화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 신문과 잡지의 아이소프트, 영화분야의 브라이트시스템, 교육분야의 이미지네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전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96년 6월말 현재 기업체 또는 정부기관, 단체들이 인터넷에 개설한 웹사이트는 약 7백여개로 추정된다. 여기에 홈페이지를 포함하면 약 4천여개의 웹페이지가 있는것으로 추산된다. 야후에는 올 1월말까지 약 3백개의 사이트가 등록돼있다. 그러나 올 한해에만 약 1천여개의 웹사이트가 문을 열 것으로 보여 홈페이지제작대행과 웹서버구축업체는 더 늘어날 전망.

웹사이트에는 당연히 이를 관리하는 웹마스터가 있다. 이들은 자기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한다. 홈페이지구축은 웹디자이너 영역이지만 웹 자체의 변화속도가 빨라 수시로 정보내용과 디자인을 개선해야 한다.

게다가 웹과 관련돼 정신없이 등장하고 있는 기술 변화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능동적으로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 즉 많은 사용자들이 웹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유지하고 보수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그러나 아직은 전문화된 영역이 아니어서 웹마스터가 웹사이트뿐 아니라 컴퓨터 시스템 관리, 웹페이지에 들어가는 내용을 채워넣는 ‘만능일꾼’ 노릇을 하기도 한다.

웹 카피라이터, 새로운 감각으로 승부
 

광고와 홍보부분에서 인터넷은 인쇄매체를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인터넷의 대화성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비즈니스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비즈니스영역에서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난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직업은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턴트. 전세계적으로 산재한 사이버스페이스의 잠재고객들이 구입할 만한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중개하는 이 일은 일종의 무역업. 인터넷에서 구매를 대행하기도 하고, 해외바이어들을 위한 무역정보와 국내의 제조·수출입 업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앞으로 대금결제를 둘러싼 보안문제가 해결된다면 인터넷 상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고, 당연히 이 업종도 크게 각광받을 것이 확실하다.

한편 현금결제를 요구하지 않는 영역인 광고와 홍보부분에서 인터넷은 인쇄매체를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인터넷의 대화성 때문이다. 인터넷 타킷 마케터는 인터넷의 광고 효과에 주목, 특정계층에 인터넷 광고를 집행하는 일을 한다. 이들은 사용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 선택적인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 미국의 주노 온라인서비스사가 대표적.

이 회사는 무료전자우편서비스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대신 가입자로부터 연령, 성별, 취미, 직업 등 자신의 정보를 받는다. 그러면 주노는 각 사용자의 취향에 맞춘 광고를 유치, 사용자가 메일을 쓰는 동안 광고를 화면 위쪽에 내보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웹사이트에 실릴 광고를 전담하는 웹 카피라이터가 생겨났다. 웹 카피라이터는 광고를 게재할 홈페이지를 선택하고 카피, 광고아이콘제작, 광고효과측정 등 웹광고와 관련된 일을 맡아서 처리한다. 웹광고의 특성은 사용자가 마우스를 누르도록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제일기획, LG애드, 금강기획 등의 광고대행사에 약 30명의 웹 카피라이터가 있다.

정보검색사, 2005년까지 장래 보장
 

웹 카피라이터는 사용자가 몰리는 사이트를 찾아내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일을 한다. CNN 웹 페이지에 오른 국내 기업 광고.


지금까지 살펴본 인터넷 관련 신종 직업이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화하는 것에 기초한다면 인터넷 정보검색사는 정보의 바다에서 정보 그 자체를 사업 대상으로 삼는다. 그동안 몇차례 열린 정보사냥대회를 통해 더욱 중요성이 부각된 직업인 인터넷 정보검색사는 우리뿐 아니라 96년 미국 노동부가 제시한 ‘2005년까지 확실히 장래가 보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직업’ 중 베스트 10에 선정된 직업이다. 미국에서는 2000년까지 정보검색사의 수요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정보검색사는 원래 각종 상업용 데이터뱅크에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주고 분석·가공하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에 널려있는 정보 자체의 상업성에 주목하면서 일터가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인터넷에 담긴 무한한 정보를 유용한 정보로 가공 의뢰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일. 국내에는 넥서스컨설팅, 장미디어인터액티브 등 약 5곳 정도의 전문 검색회사가 있다.

정보검색사가 단순히 정보의뢰에 맞춰 정보를 제공한다면 능동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해 사용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은 인터넷 정보서비스업자의 일이다. 즉 돈을 받고 전자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주문형 전자신문의 형태다. 일본의 출판사 임프레스(IMPRESSE)가 제공하는 ‘인터넷워치’가 대표적인데, 주로 인터넷 관련 기업의 발표기사, 웹사이트 정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 등을 서비스한다.

재미교포가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지뉴스’ 서비스는 매주 3번 인터넷을 검색해 정리한 첨단산업계 뉴스와 관련제품 정보를 전자메일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보내준다. 일반사용자들이 인터넷 검색에 소비하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제공업의 최근 형태가 흔히 정보필터링 서비스로 불리는 ‘맞춤뉴스서비스’(NOD)이다. 이 서비스는 세계 각국의 신문 잡지를 뒤져 개인사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포인트캐스트사의 PCN, IBM의 인포세이지(Infosage), 인디비쥬얼사의 뉴스페이지, 서브라임의 엑스트라 등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우현 기자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정보·통신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