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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전협정 포기선언으로 북한군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운 한·미 양국군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보감시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첩보위성과 조기경보기 등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북한 전역을 철저하게 감시할 예정이다.

북한의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높아짐에 따라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 4월 5일 오후 6시 25분을 기해 대북 정보감시체제를 '워치콘2' 로 격상했따.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북한 전투기 전진배치때 워치콘3을 발령해 지금까지 북한을 관측해왔다.

워치콘(watch condition)이란 평상시를 4상태로 유지하다가 긴장도에 따라 3-2-1로 높여가는 정보감시태세를 이른다. 현재의 다음 상태인 워치콘1은 '적의 도발이 명백할 때' 내려지는 것으로, 준전시나 전시상태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사태로 말미암아 우리의 대북정보수집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당국이 구체적인 감시활동의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워치콘의 단계가 높아지면 첩보위성의 활용이나 정찰기 활동, 전자신호, 정보수집등 기존 관측망도 강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24시간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한미 양국군의 조기경보체계 중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첩보위성과 조기경보기의 비밀을 벗겨본다.
 

AWACS의 원형 레이더 돔. 비행기 동체 3.3m위에 달려있다.


공중사령부 AWACS

미국은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돼 있는 E3센트리(Sentry), 즉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 Airbone Warning and Control System)를 수시로 한반도에 출동시켜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한다. 북한의 움직임에 따라 조만간 우리나라에 파견될 것으로 알려진 이 조기경보기는 공중전을 관장하는 세계 최고의 관제기로 평가되고 있다.

AWACS가 수행하는 임무는 크게 긴급대응 정찰을 비롯해 이른바 C3(command control communcations)체제를 제공하는 전술적 역할과, 적의 공수 위협을 감지-확인-추적-차단하는 전략적 역할로 나눌 수 있다.

미국세관의 책임자가 탑승해 마약 소탕 작전에도 참가한적이 있는 이 관제기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한 것은 인류 전쟁역사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공중전이 벌어진 지난 91년의 걸프전. 당시 이들은 총5천시간 이상 떠서 4백개 이상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1만 2천여회의 연합군 출격을 통제했다. 또한 적군의 동향에 관한 시간을 다투는 정보를 최고위 수뇌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미군이 관장하고 있는 태평양지역에는 알래스카와 일본내 미군기지등 모두 4군데에 AWACS가 배치돼 있다. 이들은 통상 4대1조의 편대를 구성하는데, 1대당 8시간씩 근무하며 1대는 예비용으로 대기한다. 한번 이륙 후 연료 재주입없이 상공에 체류할수 있는 시간은 11시간 이상이며, 비행요원 4명과 함께 임무에 따라 변동되는 해당 작전요원 13-19명이 탑승한다.

10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77년 처음 현장에 배치된 AWACS의 동체는 보잉 707-320B를 군용으로 개조한것이다. 여기에 피아식별장치(IFF.Identification of Friend or Foe)와 데이터링크 전투통제 안테나 (TADIL-C)를 부착한 회전 레이더 돔이 이 관제기의 핵심을 이룬다. 비행기 동체 3.3m 위에 설치된 회전 레이더 돔은 지구표면부터 성층권이 시작되는 10km 상공까지를 3백 60도 전방위로 커버하면서 반경 3백 20km의 범위내에 있는 저공비행 물체는 물론, 중간 고도나 고공에서 활동하는 항공기와 해상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적기와 우군기의 신호는 피아식별장치에 의해 각 항공기가 보내는 식별신호를 판독함으로써 자동으로 인식한다. 일단 적으로 판명되면 아군 전투기에게 최적의 공격지점을 찾도록 전파로 진로를 인도한다.

기본적인 항법 장치 외에 조기 경보기가 가진 또 다른 기능은 IBM사가 개발한 군사용 지휘통제 컴퓨터. 데이터를 그래픽과 도표로 처리해 비디오 스크린에 뿌림으로써 전장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최신 전자장치 채용
 

첩보위성이 잡은 미국 플로리다 해변. 이보다 더욱 정밀한 촬영도 가능하다.


AWACS는 지금까지 몇가지 기능을 추가하면서 더욱 그 성능이 향상됐다.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의 A모델(E3A)은 상황디스플레이 관제용 계기반, 레이더 교란시스템등 성능을 개선하면서 E3B와 E3C로 모델명도 바뀌었다. 우리나라로 발진할 기종은 이중 가장 최신 모델인 E3C다.

보잉사는 지난 91년 5월 707동체를 이용한 AWACS제작을 중지하고 이 시스템의 새로운 동체로 자사의 767기를 제안했다. 707에 비해 폭 넓은 동체를 가진 767은 50%커진 바닥면적을 확보한다. 또한 767모델은 전세계 48개국의 민간 항공기에서 4백대 이상이 운항중이어서 부품조달과 정비가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현대전의 양상이 갈수록 전자전으로 바뀌면서 작년 가을부터는 70년대의 전자기술을 90년대의 것으로 대체하는 AWACS레어더시스템 향상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으로 AWACS는 수집데이터의 신뢰도가 높아져 목표물을 더욱 빨리 찾게 됐다.

특히 여기에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나 통합전술정보분배시스템(JTIDS)같은 최신 기술이 채용된다. GPS에 의해 주어진 데이터는 자동으로 AWACS의 레이더시스템에 전달되고, 목표물을 더욱 정확하게 찾을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JTIDS는 다른 군용기와 함께 AWACS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전투지역의 실시간 사진을 전파 방해를 받지 않고 폭격기에게 전달한다.

한편 보잉사는 최근 AWACS가 TBM(Theater Ballastic Missiles, 전역탄도미사일)의 흐름을 감지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998년부터 AWACS에 본격 장착될 이 센서는 TBM을 감지 후 추적할 수 있는 두 개의 수동적외선 센서, 발사된 미사일의 거리를 결정하는 레이저 유격기, 알려진 지상 참조물에 의해 미사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관성항법장치, 그리고 컴퓨터 시스템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전세계에 공급된 AWACS는 미국이 34대, 사우디아라비아 5대, 영국 7대, 프랑스 4대, 나토(NAYO) 18대등 모두 68대, 그러나 이 가운데 미국이 소유한 1대가 작년 9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있는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모두 24명이 생명을 잃은 이 사고는 AWACS의 첫 사고란 점에서 원인을 둘러싸고 큰 관심을 모았으나, 조사결과 어처구니 없게도 두 개의 왼쪽 날개 엔진에 거위 몇 마리가 빨려들어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체르노빌 현장도 생생히 전송
 

전자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됨에 따라 초창기 등장한 AWACS의 상당부분이 최신 전자기술로 대체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쏘아올린 군사위성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첩보위성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은 위성발사 초창기 민간용으로 발사된 것을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아예 군사용으로 제작될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

작년 2월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으로 기밀 정보리스트에서 해제된 첩보위성 관련 정보에 따르면, 1947년 육군으로부터 분리된 미국 공군은 1953년 12월 다양한 위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른바 'WS-117L'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록히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계획은 보안 누설로 인해 1958년 폐기됐다. 이후 NASA가 쏘아올린 EROS위성을 기초로 CIA주도의 '코로나' 라는 새로운 첩보위성 개발 계획이 진행됐다.

우리나라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첩보위성은 KH-9와 KH-11이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KH-9는 지난 86년 4월 마지막 발사돼 1백 37일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H위성은 하루 수차례씩 우리나라 2백-5백km 상공을 통과하면서 사진을 촬영한다. 북한전역에서 벌어지는 군부대 이동이나 스커드미사일, 잠수함기지등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군은 북한군 기동군단에 소속된 부대들의 위치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터라 수천대의 기동장비를 가진 이들 부대의 이동은 곧 바로 정찰 위성에 포착된다.

'열쇠구멍 위성'(Keyhole Satellite)프로그램의 하나로 제작된 이들 위성은 개발 당시 미국이 가진 최상의 위성 관련 기술이 녹아 들어가 있다. 지난 71년 처음 발사된 KH-9(일명 빅 버드, 코드명 헥사곤)는 코닥사가 제작한 60인치 해상도 카메라 두 대와 12인치 해상도 (12×12인치를 한점으로 인식)를 가진 카메라를 1대씩 장착했다. 이 위성은 지상 1백 60km 상공에서 하루 4-5회씩 지구궤도를 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6년 처음 발사된 KH-11은 영상을 디지털 전자신호로 바꾸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첫 첩보위성으로, 케난(Kennan)과 크리스탈(Crystal)이란 코드명의 두종류가 있다. 케난은 TRW사가 제작한 전자광학장치를 비롯, 6인치 해상도를 가진 디지털 계전기와 적외선 센서 등을 장착해 이전보다 더 넓은 지역을 커버한다. 케난의 뒤를 이은 크리스탈은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88년 8월 처음 발사됐다는 것 외에는 아직도 구체적인 내용이 베일에 쌓여 있는 상태.

KH-11(케난)의 위력을 세계가 실감한 것은 지난 86년 4월 29일 일어난 체르노빌 사고, 당시 옛소련 당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 소식을 처음 전한 것은 미국의 정부소식통들이었다.

KH-11이 옛소련 상공을 하루 네 번씩 통과하면서 체르노빌 발전소 기술진들의 다급한 무선교신을 탐지해 비상사태를 간파했던 것이다. KH-11은 3백21-4백81km 상공에서 사고현장의 사진을 찍어 워싱턴의 국립사진판독센터로 보냈고, 컴퓨터로 처리된 사진은 주변 냉각수, 저수지는 물론 발전소 구내의 도로까지 선명히 보여줬던 것이다.(도움말:한국국방연구원 무기체계연구센터 김종국 연구원)
 

199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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