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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펜티엄프로(P6)발표, 기로에 선 펜티엄 운명

686군단과의 버거운 싸움 예상

11월초 인텔의 승부수 '펜티엄프로'(P6)가 발표되면서 PC시장의 주력 제품인 펜티엄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펜티엄이 일반 소비자시장에서 486기종을 밀어내고 주요기종으로 등장한 것은 올해 상반기로,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중에서는 펜티엄프로가 출현하면서 "펜티엄 PC는 과거 386기종과 같이 과도기적 제품으로서의 운명을 피하기 힘들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86이 32비트 구조로서 PC시장 변혁의 주역으로 등장했으니 486의 출현과 함께 1년여만에 주력의 위치를 486에 넘겨주었다. 국내에서 386기종의 수명은 불과 6개월 정도였던 것이다.

이같은 프로세서 교체속도를 보면 펜티엄프로가 펜티엄의 자리를 조만간 대체하리라는 전망이 그다지 성급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텔은 얼마전 펜티엄을 주력기종으로 부상시키기 위해 486프로세서의 가격만 낮춰 놓고 생산을 중단했다. 인텔은 항상 다른 경쟁업체보다 빠른 행보를 보여왔고, 펜티엄프로의 발표도 그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60㎒의 클록 주파수부터 시작된 펜티엄 프로세서는 현재 1백20㎒까지 향상, 초기에 비해 성능이 2배로 개선됐다. 인텔은 결국 펜티엄 프로세서만으로도 멀티미디어를 포함, 당분간 PC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펜티엄프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윈도 NT(new technology)'나 '유닉스' 등 중대형컴퓨터용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먼저 대응하고, 개인용 PC에 이용되는 '윈도95'에는 97년 중반부터나 사용한다는 것이 인텔의 전략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텔측의 전략이 제대로 먹힐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즉 인텔의 계산대로 PC시장이 움직인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사이릭스 AMD 등 경쟁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프로세서 부문에서 인텔의 주도권은 앞으로 잘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펜티엄 이후를 노린 인텔의 승부수 펜티엄프로. 그러나 앞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이 인텔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으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끝나지 않은 '칩들의 전쟁'

88년 창립후 92년 첫 486 호환프로세서를 선보인 미국 사이릭스는 놀라운 기술개발 속도로 인텔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경쟁업체.

사이릭스는 지난달 '5x86' 과 '6x86' 등 펜티엄급 이상 프로세서를 거의 동시에 출시하면서 인텔에 도전장을 던졌다.

5x86은 외형상 486DX와 같은 핀 배열을 갖고 있어 486용 보드에 사용하면서도 펜티엄 프로세서와 같은 급의 성능을 갖는 586급 프로세서이고, 6x86은 펜티엄과 같은핀 배열을 갖고 있어 펜티엄용 보드에 사용하면서도 펜티엄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보이는 686급 프로세서다.

특히 5x86은 32비트 외부 버스구조의 486급 주기판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펜티엄보다 저렴한 가격에 펜티엄급의 성능을 구현하는데, 지난 9월부터 국내 일부 발빠른 중소기업제품의 컴퓨터에 채택되기 시작해 국내 대기업 컴퓨터 업체들도 이를 채용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욱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추계 컴덱스에서는 AST리서치 등 미국 PC메이커 들이 6x86기종 PC를 대거 발표함으로써 펜티엄프로만큼 빠른 속도로 PC시장에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최대 경쟁업체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움직임도 주목할만 하다. 최근 동종업체 넥스젠을 인수한 AMD는 인텔 펜티엄 기종에 대응하는 'Am5x86-P75'를 발표함으로써 586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AMD의 새로운 프로세서는 1천개 구매기준으로 개당 93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동급 인텔제품보다 우수한 처리능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586시장께 늦게 진입한 AMD도 내년 상반기 중에 펜티엄프로 대응 기종을 발표할 예정이다. AMD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중이던 686기종을 취소하고,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선 넥스젠의 기술력과 자체 생산기술을 융합해 686을 발표한 직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586, 즉 펜티엄PC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계속 시판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펜티엄프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펜티엄프로세서는 차세대 운영체제로 인정받는 '윈도95'를 비롯, 각종 PC용 운영체제를 작동시키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경쟁업체들이 본격 586이상 기종의 양산에 들어가면서 다음 분기에는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PC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펜티엄PC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686급 제품군이 주력으로 등장할 내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무대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있다. 펜티엄의 운명은 흠잡을 데 없는 486기종이 별다른 이유없이 가정용PC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것과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타도 인텔의 선봉 사이릭스가 내놓은 5×86 프로세서. 486 주기판에 사용돼 펜티엄급의 성능을 발휘한다.
 

199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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